♪꿈으로 오는 한 사람 - 피아노포엠





1. 가수 전정국 – PD ㅇㅇㅇ




-



“후... 어?”



“.......”


“야, 너!!!”


“.......”


ㅇㅇ가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던 찰나,
팔에 깁스를 한 정국과 마주쳤다.


“정신을 어디다 팔았길래 무대에서 떨어져!!”


“.......”


“너 팔,”


정국이 내리려던 ㅇㅇ을 붙잡고 다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야, 야”


그리고 바로 13층 버튼을 눌렀다.


“전정국”



“내가 아프지 말라고 했죠”


“뭐?”


“괜찮은 척은 더 하지 말고”


“너 지금 무슨,”


“열이 얼마나 나면 눈까지 빨갛냐고”


“어?”


“그 몸으로 일하려고 나왔어요?
그놈에 방송국은 누나 없으면 안 돌아간대요?”


“아니 나는...”


“아프면 쫌!!!!”


정국이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아프다 말하고 병원 가고,
사람들한테 티도 내고 하라고요!!!”


“야 나 방송국이 아니라 너,”


“혼자 아프지 말고”


“너 보러 가던 길이었다고”


“.......”


“다쳤다길래”


“.......”


“무대에서 떨어지는 건 큰 사고니까”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정국이 ㅇㅇ의 손을 붙잡고 내렸다.


“아무리 내 걱정 했다 해도 안 봐줘요.
자기 몸부터 챙겨야지 누가 누굴 챙겨”


“.......”


그리고 복도를 지나 ㅇㅇ의 집 문 앞에 섰다.


“열어요”


“우리집은 어떻게 알았어?”


“이런 일 생길까봐 쳐들어가려고 외워놨어요.
열기나 해요 빨리”


평소라면 화냈을 ㅇㅇ이지만
웬 일인지 지금은 순순히 정국의 말을 따랐다.



철컥-



문이 열리자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서는 정국.
방문을 다 열어보더니
침실로 보이는 방으로 ㅇㅇ을 데려가
침대에 앉히며 말했다.


“누워요”


“알았어, 알았는데,”


“.......”


“옷만 갈아입자”


ㅇㅇ가 침대 위에 있는 옷을 집으며 말했다.


“궁금하면 구경하든가”



“수, 수건 어딨어요. 화장실?”


“응”


당황한 듯 급히 문을 열고 나가는 정국


“크흐...”


ㅇㅇ은 피식 웃으며 옷을 갈아입었고
쓰러지듯 침대에 누워 살짝 눈을 감았다.



.
.



끙끙 앓던 ㅇㅇ가 눈을 뜨자
바짝 앞으로 다가오는 정국


“열이 안 내려서 병원 가려고 했는데...”


“.......”


“누나가 자꾸 울어서 못 깨웠어요”


ㅇㅇ의 눈가에 남은 눈물을 스윽 닦아준다.


“다치지만 않았어도...
누나 업고 뛰면 되는데...”


말없이 쳐다보던 ㅇㅇ가 힘겹게 손을 내밀자
정국이 꼭 잡아주며 말했다.



“미안해요”


“.......”


“누나가 나 왜 싫어하는지 알겠어”


“.......”


“왜 나보고 어리다 하는지 알겠어요.
나 되게 쓸모없는 놈이었어”


또 다시 눈물이 고이는 ㅇㅇ.
정국이 머리칼을 쓸어 넘기자 주륵, 흐르고 만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안아줘”


“.......”


“안아줘”


ㅇㅇ가 간신히 입술을 떼며 말했다.
잠시 당황하던 정국은 입술을 살짝 깨물곤
옆으로 가 ㅇㅇ을 품에 꼭 안았다.


“..좋은 꿈 꿔요 제발”


“.......”


“제발”



.
.




“.......”


“.......”


“아픈 사람한테 할 얘기는 아니지만”


“.......”


“아파도 예쁘네요. 누나는”


마주보고 누워있던 두 사람의 입가에
살짝 웃음이 번졌다.


“열은 좀 내렸는데, 어때요?”


말없이 ㅇㅇ가 눈을 감았다 뜨자
가만히 지켜보던 정국이,



쪽-



ㅇㅇ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화 못낼 때 해야지. 덜 혼나게”


“.......”


계속 반응이 없던 ㅇㅇ.
갑자기 손을 뻗어 정국의 볼을 감싼다.


“보고싶었어요”


“.......‘


“꿈까지 꿀 만큼”


“.......”


“근데 지금이 더 꿈 같아”


“.......”


“깨고 싶지 않은 꿈”


ㅇㅇ가 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엔 끙끙 앓는 것이 아닌
새근새근 잠든 그녀였다.



.
.



“하아...”


살며시 눈을 뜬 ㅇㅇ가 옅은 숨을 내쉬었다.
물에 젖은 듯 무거운 몸은
움직일 마음이 전혀 없어보였다.


“....어,”


살짝 고갤 튼 ㅇㅇ가
빈자리를 보고 작은 소리를 냈다.


“후....”


이내 또 다시 한숨을 뱉는 ㅇㅇ.
인상을 찌푸림과 동시에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마치 꿈인 것 같았다.
‘깨고 싶지 않은 꿈.’
정국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그것마저 꿈인 것 같았다.
그리고 점점 확신하게 됐다.
‘꿈이었구나.’


천천히 침대를 벗어나는 ㅇㅇ.
약간의 어지러움 때문에 벽을 짚었지만
그래도 걸을 순 있었다.
그렇게, 문고리를 돌려 방을 나서는데


“나 괜찮아. 진통제?
 없어도 돼. 좀 지나면 좋아지겠지”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나 지금... 친구네 집. 여기가 편해.
어. 집에는 나중에 갈게요”


천천히 걸음을 떼던 ㅇㅇ은
주방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는 정국을 발견했다.
그는 한 손에 주걱을 쥔 채 불 앞에 서있었다.



“별 거 아니야.
금만 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어?”


그제야 ㅇㅇ을 본 정국이 급히 주걱을 내려놓으며


“내가 다시 전화할게요. 미안”


ㅇㅇ 앞에 섰다.


“왜 나왔어요. 어지러울 텐데”


“....너, 왜 여기...”


말을 하면서도 인상을 쓰는 ㅇㅇ.
목이 많이 부었는지 소리가 잠겨있었다.


“아픈 사람 두고 어딜 가요.
끝까지 책임져야지”


“너도 아프잖아”


“그니까 누나도 나 책임지라고요.
우리 다 아프니까”


“빨리 병원 가”


“싫어요”


정국이 비틀대는 ㅇㅇ을 의자에 앉혔다.



“계속 여기 있을 거예요”


“말 들어 너”


“조용히 하고 이거 먹어요. 약도 먹고”


냄비에 끓이던 흰죽을
부리나케 그릇으로 옮겨 담는 정국.
ㅇㅇ 앞에 내려놓더니 자신은 반대편에 앉아
씩 웃어 보인다.


“짠!”


“.......”


“누나는 진짜 영광으로 알아야 돼요.
나 아무한테나 요리 안 해주는데”


“...이게 요리냐. 그냥 끓인 거지



“와, 아파도 심술은 부린다 이거죠?
하여간 성격 참...”


“.......”


“괜히 째려보지 말고 먹어요.
아무리 그래도 귀여워 보이니까”


“야”


“먹어요. 잔소리 말고”


한 숟가락 떠 후후 불은 다음
ㅇㅇ 앞에 내미는 정국


“내가 해”


“먹여주고 싶어서 그래요”


“.......”


“빨리”


멈칫거리던 ㅇㅇ가 받아먹자
정국이 씩 웃으며 물었다.


“어때요”


“그냥”


“나쁘진 않죠?”


“응”


“다행이다”


“...나 얼마나 잤어?”


“세 시간이요”


“그동안 이러고 있었어?”


“누나 안고 있었죠”


“.......”


“안아달라길래”


“.......”



“뽀뽀 엄청 많이 했어요.
누나 내 거야 이제”


“뭐?”


ㅇㅇ가 퍽 인상 쓰자
정국이 또 한 숟갈 떠서 내밀며 말했다.


“빨리 나아요. 데이트 하게”


“너 누가 네 멋대로 그런 거 하래”


“내 맘이요”


“.......”


“근데 누나 내가 뽀뽀하니까 안 울고 잘 자던데”


“시끄러워...”


“아기처럼”


“죽는다”


“푸흐”



.
.



소파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잠깐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가 이제”


ㅇㅇ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는 거 보고 갈게요”


“...신경 쓰여”


ㅇㅇ가 정국의 깁스한 팔을 보며 말했다.


“빨리 나을게요.”


“그런 말이 아니라...”


“네?”


“많이 아팠어?”


“아, 아니요? 별로?”


“무대 높았다며”


“제가 낙법도 좀 할 줄 알거든요.
알았으니 이 정도지 몰랐음 부러지고
피나고 난리 났을 거예요”


“....큰일 날 뻔했네”


“근데 이렇게 잘 살아남아서
누나 옆에 있잖아요”


“다치지 말라니까...”


정국이 ㅇㅇ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안 다칠게요”


“.......”


“.......”


“.......”


“아 안고 싶다”


“뭐, 뭐?”


“한 번만 안을게요”


ㅇㅇ을 와락 껴안는 정국


“야...”


“누나”


“오늘만 봐주는 거다. 앞으론 함부로,”


“맘 바꾸기 없깁니다”


“뭐?”


“우리 사귀는 거예요. 오늘부터”


“야”


“그러니까 이제,”


“.......”



“누나 말고 너


“.......”


“ㅇㅇ이 너”


“.......”


“.......”


“말 끝났니?”



“아 멋있는 멘트가 생각이 안 나네”


“하지 말란 뜻이야. 멘트고 뭐고”


정국의 품에서 간신히 나온 ㅇㅇ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귀는 거 말고, 조금 가까워진 걸로 해”


“가까운 사이랑 뽀뽀도 하나봐?”


“그건 네가 허락도 없이 한 거잖아!!”


“네가 먼저 안아달라고 하니까 그런 거지”


“그거랑 다르지!!!”


“좀 솔직해져. 평소 너라면
 아무리 아파도 안아달라 소리 안 해”


“.......”


“아무리 정신없다한들
나한테 안아달라 그랬겠냐고”


“.......”


“그러니까 이제 좀 받아줘라 나”


“.......”


“주변 사람 신경 끄고 나만 보라고
아까 그랬던 것처럼.
나밖에 안 보여서 나만 믿었던 것처럼”


ㅇㅇ가 시선을 밑으로 떨어트렸다.
그러자 정국이 다시 ㅇㅇ을 품에 넣었다.


“기회만이라도 줘”


“.......”


“응?”


“.......”


“어?”


“...알았어”


“오오-”


정국이 활짝 웃으며 ㅇㅇ을 숨 막힐 듯 꽉 안았다.


“아!! 아파!!”


“대답했어 너!! 무르기 없다?”


“대신 누나라고 불러”


“무조건 ㅇㅇ이야 앞으로”


“네 살이나 어린 애한테 야 소리 들으면,”



“그냥 애 아니고 남친”


“.......”


“어린 티 안 낼게. 약속해”


“.......”


“어차피 나 노안이라 괜찮아”


“나도 노안인데”


“넌 동안이지”


ㅇㅇ을 떼어내 얼굴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정국



“스무 살 같아”


“됐어. 와닿지도 않아”


ㅇㅇ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다시 앉히며 말한다.


“왜. 어디 가는데”


“물 마시러”


“내가 할게. 앉아있어”


“그냥 내가,”


“미지근한 물로 줄게!!!!”



.......



“...푸흐”





*





2. 신랑 윤두준 – 신부 ㅇㅇㅇ




"축하한다 두준아"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들로 가득한 결혼식장.
그 중, 정갈한 미소를 지으며
하객을 맞이하는 두준이 눈에 띈다.


“신부는”


“저쪽 대기실에 있어요.”


한참 악수를 하며 안부를 주고받던 대학 선배가
신부 대기실을 쳐다보자
두준의 눈길도 그쪽으로 향했다.


“준형이 말로는 엄청난 미모의 재원이라던데”


“아... 제가 먼저 소개했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형”


“됐어. 여기 불러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야”


“직접 한번 보시죠, 지금”


“아니야. 안 그래도 긴장하고 있을 텐데
이따 예식할 때 보면 되지”


“먼저 보셔도 돼요”


“이따 볼게. 너도 얼른 다음 손님 받아”


“그러면 이따 따로 인사드릴게요”


“그래”


두준의 어깨를 다독이곤
식장 안으로 들어가는 선배.


살짝 웃음 짓고 다시 하객에게
인사를 나누려던 찰나,



“.......”


북적대는 신부대기실이 눈에 들어왔다.


“후...”


“두준아, 여기 엄마 고등학교 친구. 인사해”


“아 예. 안녕하세요”


“어머, 아들 너무 멋있다~”


“하하. 감사합니다”


하하 웃으면서도 계속
대기실 쪽으로 눈길을 흘리는 두준


“아들 참 듬직하게 잘 키웠구만?”


“내가 키웠나, 지가 잘 큰 거지”


“키도 크고 훤칠한 게 배우 저리가라네”


“애가 지 아빠 닮아서 눈이 커. 그래서 그래”


“엄마 잠깐만, 잠시만요”


머뭇거리던 두준이 결국 신부대기실로 향하고 만다.



.
.



“자 신부님 좀 더 밝게 웃을게요!”


“네..”


“기집애, 너 긴장한 거 너무 티나!”


“긴장이 되는 걸 어떡해...”



찰칵- 찰칵-



대기실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ㅇㅇ.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어색한 표정을 짓는 ㅇㅇ에게
친구가 잔소리를 해댔지만,


“신부님 더 밝게 웃으셔야 돼요~”


별 소용이 없는 듯 했다.


“그렇게 떨려?”


“미치겠어”


“마음 편하게 먹고 해. 예식 이거 금방 끝나”


“기분이 이상해”


“왜. 어떤데”


“.......”


“응?”


“좋은데 무서워”


“좋은데 무섭다고?”


“응”


“무섭긴 뭐가 무섭냐?
눈 딱 감고 잘 들어갔다가 잘 나오면 되는 걸”


“후.......”


“어제까지만 해도 씩씩하던 애가 왜 이래?”


“여기 앉으니까 기분이 달라진다고오..”


“그래도 지금은 일단 웃어.
나중에 사진보고 후회하지 말고”


“그래야겠지?”


“어”


“후...”


“눈 감고 심호흡 해”


“응”


눈을 감은 채로 숨을 깊게 들이쉬는 ㅇㅇ.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가
옆에서 나는 인기척에 돌아보자,


“.......”


역시나 긴장한 얼굴의 두준이 눈에 들어왔다.


“아유, 쌍쌍바로 아주”


“후.......”
“후.......”


그리고 ㅇㅇ가 천천히 눈을 뜰 때 쯤



“저, 죄송한데 잠깐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두준이 대기실에서 신부를 구경하던 하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어?”


“지금?”


“신부랑 할 얘기가 있어서요.”


“나랑?”


“제가 문 열 때까지만 좀 부탁드립니다.


“진짜로?”


“어. 야 부탁 좀 하자”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네가 밖에서 정리 좀 해줘”


“알았어. 대신 금방 끝내야 된다?”


“어”


“자자, 신랑 신부 둘이
긴히 할 얘기가 있는 거 같으니까
하객 분들은 잠시만 밖에서 대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 기사님도 잠깐만 밖으로 나와주세요”


대기실 밖으로 우르르 빠지는 하객들.
마지막으로 친구가 씽긋 웃으며 문을 닫자
대기실 안이 적막에 휩싸였다.
 



♪사랑하자(Inst.) - SG워너비




“.......”


“.......”


“무섭게 왜 이래”



무섭긴

 

이게 안 무서워?

갑자기 사람들 다 내보내는 게?”


“다른 이유는 없고,”


“.......”


“너랑 단 둘이 있고 싶어서”


“장난해?”


“아니”


씩 웃는 두준을 살짝 째려보는 ㅇㅇ


“어떤 미친놈이 결혼하는 날 장난치냐”


“너라면 그럴 수 있을 거 같아”


“오늘은 아니야”


“치-”



“...ㅇㅇ아”


“왜”


“나랑 결혼하는 소감이 어때”


“어떨 거 같아?”


“긴장 돼? 떨려?”


“.......”


“응?”


“고민 돼”


“무슨 고민”


“진짜 해도 되나”


“.......”


“진짜 너 믿어도 되나”


멀찌감치 서있던 두준이 천천히 ㅇㅇ에게 향했다.
그리곤 옆에 앉아 지그시 바라봤다.


“...나는 믿어도 되나.
너에게 있어서 나는 믿어볼 만한 앤가...”


“.......”


“무서워”


“ㅇㅇ아”


“응...”


ㅇㅇ가 물기 젖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함부로 장담하지 않을게.
우리 앞에 행복한 미래만 있을 거라고
겁도 없이 나대지도 않고. 대신,”


“.......”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할게.
앞으로를 무서워하던 너를”


“.......”


“돌고 돌아도 너였고, 그래서 결국 너였고.
너니까, 너라서... 다른 수식어 필요 없이 그냥
항상 너였어서.”


“.......”


“사실은 내 욕심에
너랑 보내는 하루하루가 좋을 것 같아서,
네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여서...”


두준이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자
ㅇㅇ가 살짝 웃으며 얼굴을 쓰다듬었다.


“자기는 왜 우냐?”


“...미안해서”


“뭐가”


“너한테 못해준 기억만 나.
되게 못된 놈인데,
그 놈이랑 같이 살 결심하고 이렇게
드레스 입고 앉아있는 네가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내가 바보냐. 못된 놈이랑 결혼하게”


“.......”


피식 웃으며 ㅇㅇ의 손을 잡는 두준


“싸워도 빨리 화해하자”


“응”


“지금처럼 시끌벅적하게 살자”


“응”


“항상 처음처럼 사랑하자 우리”


“.......”


“응?”


눈물이 주륵 흐르는 것과 반대로
살짝 미소 지어 보이는 ㅇㅇ.



“고마워. 나랑 결혼해줘서”


“나도 고마워. 같이 살아줘서”


“...크흐....”


“히히”


얼굴을 맞댄 채 웃던 두준이
ㅇㅇ의 눈망울을 보며 말했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 화장 지워진다”


“아 씨...”


“스-읍, 신부가 욕하면 안 되죠”


“쳇”


훌쩍이는 ㅇㅇ의 손을 어루만지는 두준


“불편하네.”


“뭐가”


“눈물도 맘대로 못 닦아주고”


“역시 신부화장은 무서운 거였어”


“넌 화장 안 해도 예쁜데”


“뻥치지 마”


“진짜야”


“눈 커진다고 좋아했으면서”


“그건 장난이지”


“표정이 진심이었거든?”


“진심으로, 넌 화장을 해도 예쁘고
안 해도 예뻐. 그냥 예뻐 넌”


“그 말을 이제야 듣다니”


“오늘이니까 해준다 내가”


“뭐어-?”


“오늘은 오그라드는 말 해도 용서되는 날이니까”


“.......”


“밤하늘의 별도 따주고,”


“헐”


“주머니에 쏙 넣어도 다니고,”


“으으...”


“깨물어 주고”


“그만해”


“하늘만큼 땅만큼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다 해야지 오늘”


“생각만 해도 소름 돋지만 기대는 해볼게”


“응. 기대 해”



쪽-



두준이 볼에 살짝 입 맞추곤
자리에서 일어나 ㅇㅇ을 마주봤다.



“이쁘다, 내 새끼”


“.......”


“ㅇㅇ아”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 애정어린 눈길로 올려봤다.


"응"


“문 딱 열리면 내가 보일 거야.
조금 멀리 서있긴 할 건데,
그래도 나 키 커서 눈에 잘 띄는 거 알지”


“응”


“그럼 아버님 손 꼭 잡고, 천천히 나한테 와”


“응”


“엄청 해맑게 웃고 있을게.
너도 웃으면서 와”


“.......”


“신부는 입장할 때 가장 많이 떤대.
울컥하기도 하고”


“.......”


“그래도 나 믿고, 나만 보고 와”


“.......”


“아버님 손잡고 오다가
마지막으로 내 손 꼭 잡아줘.”


“그만해. 또 눈물 나오려고 하니까”


“그것까지만 해주면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하나뿐인 남편, 그거 내가 다 한다”


“.......”


“최선을 다 해서”


“.......”


“알았지? ㅇㅇㅇ?”


“응...”


“됐어 그럼.”


“...가게?”


문으로 향하는 두준에게 묻는 ㅇㅇ


“신부님 사진 찍으셔야죠”


“.......”


“이쁘게”


“후우... 어떻게 또 금방 떨리냐.
자기랑 있을 땐 괜찮았는데”



“그게 바로 윤두준 효과지”


“풉”


“10분만 참아. 딱 10분만 지나면
 네 옆에 평생 붙어있을 거니까”


“알았어. 10분”


“응. 10분”


“좀 이따 봐”


“아 참, 이걸 까먹었네”


“뭐?”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것 같아.
우리 ㅇㅇ이 알고 보니 날개 없는 천사였구나?
어쩐지 너무 눈이 부셔서,”


“나가라”


“푸흐흐”


“아무리 오늘이라도 그딴 멘트는 못 참겠어.

나가”


“흐흐. 이따 봐!”


“응!”



.
.



“신부 입장!!”


음악이 흘러나오고 식장 내 불이 꺼지자
서서히 열리는 문


그 앞에 서있던 ㅇㅇ가
살짝 고갤 들어 앞을 쳐다보자



“.......”


살짝 웃으며 입술을 깨무는 두준이 눈에 들어온다.


 “후.......”


흰 조명을 받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ㅇㅇ.


위태롭던 처음과 달리
두준에게 가까워질수록 걸음이 자연스러워졌고,
그 모습을 보던 두준의 입가에도
큰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방금 전에 약속한 해맑은 미소를 지어줬다.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아름다운 미소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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