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난 후였어요.
그가 회사 앞까지 데리러 왔길래
웬 일이냐 물었더니
지금 바로 같이 가야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는 동생 집이라 그놈들은 모를 거라고.
애들 보고 무조건 지키라고 했으니까
편히 있으면 된다고.


“승우 씨는요”


“나는 이제, 거기 가야죠.”



심각한 얼굴로 창문 밖을 내다보는 그에게서
불안함이 느껴졌어요. 불편함도.


“...봄이는요?”


“봄이요? 왜요”


“괜찮아요?
나랑 같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봄이 할머니 댁에 보냈어요.
애들도 몇 명 보냈고”


“아...”


“여기 두면 ㅇㅇ 씨가 또 봄이 지킨다고
험한 일 나설까봐 불안해서.”


“.......”


“내 여자가 제일 불안해 하여튼”


“승우 씨”


“네”


“승우 씨는 누가 지켜요?”


“나?”


“응”


“나는 내가 지키죠”


“그런 게 어딨어요. 불공평하게”



“불공평하긴. 다 나보다 싸움 못해서 안 돼요.
내 목숨 함부로 못 맡겨”


“.......”


“그리고, 이미 ㅇㅇ 씨가 지켜주고 있잖아요.
든든하게 내 옆에서”


“지켜주긴요. 짐 역할만 하고 있구만”



“짐? 스읍-”


“.......”


“혼납니다”


“.......”


“난 이렇게 이쁜 짐을 본 적이 없어요”


“장난치지 마요”


“장난을 쳐야 ㅇㅇ 씨가 웃죠.
오늘 나 보고 한 번도 안 웃었잖아”


“.......”


“많이 무서워요?”


“안 무서워요. 걱정될 뿐이지”


“딱 한 시간, 아니 두 시간만 기다려요.
그 안에 올게요”


“.......”


“먼저 자고 있어도 되고.”


“다치면 병원으로 바로 가요”


“.......”


“나도 뒤따라 갈 테니까”


“그럴 일 없어요”


“다친 몸 끌고 여기 왔다간 가만 안 둬”


“.......”


“알았어요?”



“으으... 무서워 죽겠으니까 이만 가야겠다”


내 손을 맞잡은 그의 손은 차가웠어요.
얼음장 같았죠. 그날의 공기처럼




그가 떠난 지 한 시간 쯤 지났을까,
갑자기 누군가가 집에 들이닥쳤어요.
서로 몸싸움을 벌이느라
집안 곳곳이 난장판이 되는 사이
화장실 쪽으로 몸을 피했어요.


문을 걸어 잠그고 벌벌 떨고 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처음 보는 남자가 들어오더라고요.


그는 날 끌고 어디론가 가려고 했어요.
반항하다가 이곳저곳 맞았지만
그래도 버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세 번째 생에서는 나도 꽤 강심장이었나 봐요.


점점 정신을 잃을 때 쯤
갑자기 그가 날 욕조에 눕혀
입을 테이프로 막고
손을 밧줄로 묶기 시작했어요.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거든요.


눈치를 보던 그가
욕조 커튼 뒤에 숨어서 칼을 보여주며 속삭였어요.


‘입 열면 죽어’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드는 생각은 한 가지 뿐이었어요.
제발 그 사람이 아니길.



터벅, 터벅...



코앞에서 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커튼 걷는 소리가 났어요.


너무 무서워서 눈을 뜰 수도 없었죠.
누가 됐든 날 구해줬으면 좋겠단
생각 밖에 안 들었어요.



하지만 다시 커튼을 닫는 듯 했어요.
소리가 들렸거든요.
아, 망했구나 생각하던 찰나,



다시 커튼이 열리며 몸싸움이 시작됐어요.
눈을 떠보니 그 사람이더라고요.


“ㅇㅇ 씨 눈 떠요!!!!!!”



그는 싸우면서도 계속 나에게 말을 걸었어요.
정신 차리라고, 금방 병원 갈 거라고...


“우우우!!!!!”


눈앞에서 싸우는 그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갑자기 또 다른 남자들이 나타나서는
날 향해 무언가를,


.......
내리쳤어요.


기절을 해서 그런지 그 부분은 기억이 흐릿해요.






“내가 저 여자 건들지 말라고 했지!!!!!!!”


그의 벼락같은 외침에 눈을 떴어요.
난 기둥에 묶여 있었고,
그는 남자를 패고 있었어요.


“너네 씨발, 내 말이 말 같지 않았나본데”


“윽...”


“네 목숨 거둬간다 했던 약속 오늘 지킬 거니까
각오해 씨발놈아”


“하아...”



“죽어. 죽어 새끼야. 죽어!!!!!!!”


“대표님!!!!!”
“대표님 안 됩니다!!!!”



“놔!!!!! 놓으라고 새끼들아!!! 놔!!!!!!!!”


“경찰 떴답니다!! 빨리 피하셔야 됩니다!!!”


“죽여 버릴거야 저 새끼!!!!!!!!!”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일단 피하십쇼 대표님!!!”


“이거 놔!!!!!!!”



/




♪Oh my love – John Lennon




“.......”


“.......”


“다른 여자들은 울고불고 다 하는데
왜 ㅇㅇ 씨는 가만히 있어요”


“.......”


“무서웠잖아요. 아팠잖아.
근데 왜 안 우냐고 속상하게.”


“울면 더 속상해 할 거잖아요”


“...아니에요. 안 그래.
괜찮은 척 하는 게 더 속상해요 난”


“내가 왜 울어요. 승우 씨 옆에 있는데”


“.......”


“옆에 있으면 됐어요.”


살짝 웃으며 그 사람 품에 안겼어요.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토닥이더라고요.


피 묻은 손
날 위해 뛰는 심장 소리




“미안해요.”


“나도 미안해요”


“.......”


“.......”


“고마워요”


“나도 고마워요”


“자꾸 따라할 거예요?”


“네”


“그래요 그럼”


“네”


“아 잠깐, 얼굴 좀 봐요”


“왜요?”


“얼마나 다쳤나 보게요.”


“별로 안 다쳤어요”


“아까 목에서 피나는 거 봤거든요?”


“괜찮은데...”


“병원 좀 가자니까 말도 안 듣고.”


“승우 씨가 또 나 놓고 가버릴까 봐”


“안 그래요 이제”


“.......”



“휴....... 상처 남으면 안 되는데... 죽겠네 진짜”


“근데 그럴 땐 어떻게 해야 돼요?”


“뭐가요”


“손 묶여서 욕조에 갇혔을 때”


“그때는,”


“........”



“나를 욕해요.
이 인간아, 어디서 뭐 하길래
내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안 나타나냐.
이 개놈아”


“푸흐. 그런 거 말고요!”


“그 새끼가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어요.
괜히 움직이면 더 때릴 거니까.”


“아... 네”


“...나 안 미워요?”


“네”



“생각 좀 하고 대답해요.
나 진짜 안 미워? 징글맞지 않아?”


“네”



“아까 봤잖아요. 사람 미친 듯이 패는 거.
그거 보고도 괜찮아요? 나 믿을 수 있겠어?”


“네”


“.......”


“.......”



“ㅇㅇ 씨도 그렇게 정상 아닌 거 알죠”


“흐흐 네”


“딱 내 스타일이야”


“승우 씨도요”


“그런 의미로 차에서 약이나 바릅시다.
아까 애들 보고 사오라고 했걸랑요”


“네!”


“아유 말도 잘 듣네 우리 강아지”


“뭐야... 봄이한테 하는 말이잖아요”


“봄이나 ㅇㅇ 씨나”


“같다고요?”


“네. 귀엽잖아요”


“.......”


“입 내밀지 말고 타요.
귀여워서 깨물어버리기 전에”


“으으...”




내 옆에 있는 그는 소년 같았어요.
싸울 때와는 전혀 달랐죠.
장난끼도 많았고 애교도 있었어요.
나한텐 한없이 친절하고 사려깊은,
따듯하고 포근한 남자.


난 그런 그를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아픈 손가락처럼.




“여기요?”
 

“거기 말고 위에”


“여기?”


“아니요. 오른쪽”


“여기요?”


“아니...”


“여긴가?”


“내놔요. 내가 할게”


“치...”


“어디 다쳤는지도 몰라 어떻게 된 게”


“안 보이니까 그렇죠”


“여기요 여기”


“.......”


“.......”


“.......”



“왜요. 너무 잘 발라서 놀랐어요?”


“그렇기도 하고...”



“또 내 턱선 보니까 좋아서 그러는 구나?
나 잘생긴 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게 아니라 승우 씨 상처 보니까
말문이 막혀서 그런 거거든요?”


“나요?”


“네. 이것 좀 봐봐요”



“아야, 아 아파요”


“아프긴 아파요? 이제야?”


“네 아파요...”


“멀쩡할 거라더니.”



“이 정도면 거의 안 다친 거죠”


“.....으유...”


“진짜 양호한 거예요. 아까 못 봤죠.
나 막 땅에 뒹굴고 발로 까이고 했는데도,”


“봤어요. 그래서 더 걱정이라고요.
얼굴이 이 정돈데 몸은 또 얼마나 다쳤을지...
내 걱정 할 때가 아니라
승우 씨야 말로 병원 가야된다니까요?”



“.......”


“손도 다쳤네?
에효...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어요...
잘생기면 뭐하냐고. 맨날 밴드만 붙이고 다니는데”



“푸흐흐...”


“왜 웃어요”


“예뻐서요”


“.......”


“ㅇㅇ 씨는,”


“.......”


“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


“어떻게든 세상에 붙어있고 싶게끔”


“.......”




-전생에 대한 얘긴 더 이상 안 했나요?


네.



-왜요?


필요 없어서요. 그 생에서
그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

마지막까지.




마지막 기억 속 그 사람은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어요.



회사 로비에서 빈둥거리며
기다리는 모습을 구경하다
짠, 하고 나타났더니 헤벌쭉 웃더라고요.


“왔어요?”


“오- 웬일로 차려입었어요?”


“아... 회사에서 뭣 좀 하느라...”


“대표 역할 좀 했나 보네요”


“네. 뭐 그런 거”


“히히. 가요!”


“갑시다.
이 지긋지긋한 회사에서 빨리 벗어나자고요”


“그래도 오늘은 야근 안 했는데?”


“얼마나 좋아요. 안 하니까”


“부장 눈치 보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거 부장 거, 누굽니까?
데리고 나와 봐요. 얼굴 좀 보게”


“얼굴 보면 뭐, 어떻게 하게요?”


“강냉이 싹 뽑아서 이빨 순서 바꿔버린다고 하면
알아서 잘 할 걸요?”


“푸하. 뭐라고요?”


“진짜 그렇게 한단 얘긴 아니고요”


“솔직히 그래 본 적 있죠”


“아니요?”


“.......”


“나 그렇게 험악한 건달 아니거든요?”


“알았어요”


“어어? 안 믿는 눈치네?”


“믿어요 믿어”


“진짠데...”


“근데 오늘은 우리 걸어가는 거예요?”


“버스타고 가려고요.”


“우와. 진짜요?”


“네. ㅇㅇ 씨 퇴근길 체험이랄까”


“오호... 지옥의 퇴근길 체험을 해보시겠다?”


“일단 밥부터 먹고요.
이 근처에 맛있게 하는 집 있어요?”


“여기요? 별론데”


“그럼 딴 데 갈까요?”


“네”


“좀 걸어야 되는데...”


“네! 좋아요!”



“구두 신었구만”


“상관없거든요?”


신난 얼굴로 그 사람 팔짱을 끼던 찰나,


“뭐야,”


“승우 씨”


“잠깐만요”


그가 날 뒤로 숨기며 말했어요.
갑자기 검은 차 여러 대가 우리 앞에 멈춰 섰거든요.



“뭐하는 거야”


“급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대표님”


“장난해?”


“죄송합니다.”


차에서 우르르 내린 남자들은
그 사람의 부하들이었어요.


“무슨 일인데”


“저... 지금 가셔야 될 것 같습니다”


“뭐냐고”


“골드문에서 먼저 움직였습니다”



“...언제”


“방금 저희 사업장에 들이 닥쳤다고...”


“뭐?”


“태식이 형 병실도 덮친 모양입니다.”


“뭐라고요? 그럼 봄이는,”


“...놓쳤습니다”



“.......”


“죄송합니다”



“.......”


“죄송합니다 대표님”


“승우 씨...”


“박기철 어딨어”


“찾는 중입니다”


“그 새끼 찾으면 연락해”


“네”


“태식이한테 갔다가 사업장 갈 테니까
넌 목숨 걸고 봄이 찾아.”


“네, 대표님”


“집에도 애들 붙이고”


“네”


“가요 ㅇㅇ 씨”


우리가 차에 오르자
남아있던 남자들도 일사불란에게 움직였어요.
하지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엑셀을 밟았죠.


“어디 가는데요?”



“집이요”


“.......”


“ㅇㅇ 씨 내려주게”


“.......”


“미안해요. 걷는 건 내일 해요 우리”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떨리더라고요.
아무 일도 없을 거 아는데,
그냥 기분이 좀 그랬어요.


“봄이 찾아올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네”


“.......”


“.......”


“봄이 오면, 우리 좋은 데로 여행이나 갑시다”


“여행이요?”


“네. 바다 좋아한대요, 봄이”


“아...”


“어디로 갈 건지 그거나 정하고 있어요.
다른 생각 하지 말고”


“.......”


“괜한 걱정 하지 말고. 응?”


“네”


이후로 그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차를 세우고 나서야 날 보며 말했죠.


“ㅇㅇ 씨”


“네?”


“내가 오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


“늦게라도 들어가면 할게요.”


“뭔데요?”


“오랫동안 연습한 말 있어요.”


어울리지 않게 쑥스러워하는 그를 보며
예상해야 했었어요.
어떤 말을 하려고 저렇게 입술까지 파르르 떠는지.


“너무 늦어지면 연락할게요. 먼저 자요”


“기다릴게요”


“.......”


“그러니까 빨리 와야 돼요. 알았죠”


“.......”


“승우 씨,”



“문 잘 잠그고 있어요. 아무나 열어주지 말고”


“.......”


그의 마지막 당부를 끝으로 차에서 내렸어요.
한번 돌아설까 했는데
왠지 그럴 용기가 안 생기더라고요.


꼭 마지막 인사 같아서
.......
눈물 들키기 싫어서.



그는 내 방 불이 켜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떠났어요.




마지막이에요 이게.
아무 이미지도 남아있지 않아요.


그 사람이 나에게 하려고 했던 말은 뭐였을까,
하긴 했을까...
생각 많이 했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이 기억들은 잊혀지지 않나요?


.......



-처음엔 자세했던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마련이거든요.


아니요. 여전히 처음처럼 생생해요.
잊혀지지 않아요, 이 기억들은.


처음엔 정말 감당이 안 됐어요.
지금, 현생에서 그를 만났을 때요.


여러 기억들이 떠오르니까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고...


날 이렇게 만든 누군가가 원망스럽더라고요.
정말 전생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걸 거쳤다면
나도 그들처럼 기억하지 못해야 하는데
왜 나는, 나만... 이걸 다 품고 있을까.


축복일까 벌일까.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정하게 됐어요.
기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게 지난 생의 그와 나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아서.



-어떤 기분인가요?
같은 사람과 네 번의 사랑을 한다는 건.


이번엔 잘 해야지
있는 힘껏 사랑해야지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다 줘야지
후회하지 않게...



-이번 생은 어때요? 잘 하고 계세요?


네.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게 ㅇㅇ 씨가
전생을 기억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



-지금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길.


어떻게 끝날지 모르고,
다음 생이 있을 거란 확신도 할 수 없으니까....



-후... 어때요. 이야기 털어놓으신 소감이?


좋아요. 속이 다 시원한데요?



-듣는 저도 좋았습니다.


선생님은 제 얘길 믿으세요?



-네. 믿어요 ㅇㅇ 씨


안 믿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이 세상엔 이런 사랑도 필요하니까요.


.......



-다음 예약은 언제로 잡아드릴까요?


다음 생이요. 만약 있다면



-네?


이번 생엔 여기 다시 올 일 없을 것 같아서요.



-아...


저 내일 결혼해요 그 사람이랑.



-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생이 마지막이길 바라세요?


네.



-왜요?


처음이거든요. 결혼까진.



-.......


이번에 결혼하면...
그 기억을 마지막으로 생을 끝내고 싶어요.
이 정도면 저랑 그 사람,
징하게 사랑한 거니까.






*






지이잉- 지이잉-



“여보세요”


“안 잤어?”


“응. 잠이 안 오네”


“지금 갈까?”


“푸흐... 아니 괜찮아”


“많이 심란한가보다 우리 예비신부”


“그냥...”


“역시 혼자 재우는 게 아니었어”


“유부녀 되기 전 마지막 밤인데
혼자 즐겨야지 무슨 소리야”


“혼자 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구만”


“이게 즐기는 거야”


“뭐하고 있었는데”


“그냥. 음악 틀어놓고 하늘 보고 있었어”


“어? 나도”


“진짜?”


“응”


“신기하다”


“그러게”


“오늘 달 예쁘지 않아?”


“응. 네 얼굴처럼 동그래”


“아 뭐야...”


“하하. 귀엽다고”


“쳇”


“내가 그래서 소원 빌었는데? 너 닮아서?”


“뭐라고 빌었는데”


“비밀이야”


“한 개만 알려줘”


“한 개 빌었어”


“푸흐”


“소원 말하면 안 이루어져. 안 돼”


“나한테만 말해주면 되잖아. 그 정도도 못해줘?”


“.......”


“빨리”


“음... 뭐라고 빌었냐면,”


“응”


“다음 생에도 너 만나게 해달라고”


“.......”


“너 만나서 사랑하게 해달라고”


“.......”


“지금처럼.”


“.......”


“여보세요?”


“.......”


“여보세요, ㅇㅇ아”


“...매번 당신은,”


“응?”


“그 소원을 빌었던 거구나.”


“그 소원이 당신의 마지막이었어.”


“우리의 마지막은 항상 그거였어.”


“그래서 그랬던 거야.”



“당신 덕분에”



.
.
.






<별난이들에게>


5편은 [에필로그; 삭제된 장면]과
작가의 코멘터리로 구성 돼 있습니다.


코멘터리는 여러분의 여운을
앗아갈 수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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