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이진욱
이수혁
ㅇㅇㅇ





오전 7시 30분.

평소 같았음 새근새근 자고 있었을 녀석.
오늘은 거실 한 가운데에서
노트북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다.


“ㅇㅇ아”


“응”


“빵”


“응”


“빵 먹어”


“응”


어제 저녁부터 방구석에서 이러고 있었던 것 같은데.


밤 새웠구만 이거


20장 짜리 보고서 쓰는 과제라더니...
그렇게 좋아하던 크루아상을 갖다 줘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ㅇㅇ아”


“응”


“업…” 결국 입안에 빵 한쪽을 넣어줬다.
그러자 마치 최면에서 깨어나듯 몸서리치며 날 올려다본다.



“먹고 해 먹고, 응?”


“삼초온…”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
손으로 두 눈을 가려주니 내 손을 꽉 잡고 기댄다.


“눈 충혈됐어 너”


“아 삼초온… 삼초오오온”


한껏 어리광부리는 ㅇㅇ의 등을 토닥여줬다.
그 놈의 보고서


“진짜 하기 싫어”


“얼마나 남았는데”


“여덟 장...”


“그만하고 들어가서 좀 자”


“남은 건 어쩌고”


“수혁이한테 시키면 돼”


“아아아… 오빠 새벽에 들어왔단 말야”


새벽이라-


“몇 시?”


“한... 3시 쯤?”


“3시?”


“응”


3시면... 기록 단축이네 이수혁.
다시 네가 일등이다 인마



“그래도 시키지 뭐. 얼른 들어가”


“나 그런 파렴치한은 되고 싶지 않아”


“파렴치한은 무슨...”



쾅-



“진짜 파렴치한은 저거지”



“어우 머리 아파!!!!!!”


“크흐 저거래”


“저거 저거. 이진욱 저거”


“막내야 나 물 좀”


등장부터 요란한 녀석.
하여간 시끄러워


“좀만 더 직진하면 냉장고 있습니다~”


“아아아아아 싫어 싫어”


“미친놈”


“어? 형도 있었어? 왜 그러고 있어 무섭게”


“내 맘이다 인마”



“까칠하긴… 그치 막둥아~?”


“으아 저리가!!!!”


비틀비틀 걸어오더니 ㅇㅇ 옆에 앉아 꼭 껴안는다.


“술냄새 난다고!!”


“오빠 술냄새는 향수 저리가라야”


“밤새운 애한테 달라붙지 말고 씻기나 해.

술냄새 장난 아니야 너”


“어?!!??! 너 밤새 이러고 있었어??”


“그래!!! 어우 좀 떨어져!!!”


“왜, 뭐하는데. 뭐가 문젠데”


“학교 과제야”


“과제? 나 줘. 내가 다 해줄게”


“에이…”


“야 너 나 몰라? 논문대회 1등 출신?”


“이거 논문 아니고 보고선데...”


“논문 요약이 보고서지 뭐야. 어디 보자~”


크흐. 결국 노트북을 가져가는 녀석.
ㅇㅇ이를 보니 어느새 씨익 웃고 있다.
작전 통했다 그치?


“넌 들어가 이제”



“그래! 나만 믿어!!”


“흠 아니야. 여기 있을래”


“그럼 오빠한테 기대”


“싫어 술냄새 난다니까?”


“어허. 기대라면 기대”


“아아아 싫어 싫어!!”


“스읍- 말 듣는다 실시”


“잠깐 잠깐!!! 그럼 세수만 하고.

나 기름 떡졌어 지금”


꽁냥대던 ㅇㅇ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곧바로 화장실로 튀어가자
그제서야 한숨을 푹 내쉬는 진욱이



“와 형, 나 어제 죽을 뻔 했잖아”


“왜”


“장민구”


“장민구?”


“합정동 침흘리개”


“아, 어”


“그 새끼 우리 병원 응급실 들어왔어”


“뭐?”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발견하고 데려 왔나봐.”



“얀마 넌 일처리를..!!!”


“분명히 죽었단 말야, 죽은 거 확인 했다고오..!!
내가 그걸 몰랐겠어?”


크게 소리 지르려다가
화장실을 한 번 돌아보곤 작게 속삭이는 녀석이다.


“지금은. 지금도 살아있어?”


“중환자실에 있는데 얼마 못 갈 거 같아.
의식도 없고 보호자도 없고…”


“후....... 너 똑바로 해라 진짜”


“그 새끼 명줄이 질긴거야”


“말이라도 못하면”


“헤헤”


“그래서 술 퍼마시고 들어왔냐?”


“아니. 회식 있었어”



“... 대단한 놈”


그러고도 회식자리 가서 술 마시고 온
네놈이 소름 돋는다 나는.


“형 아무래도 토이네 다시 가야겠어”


“왜”


“저번에 산 샤프가 영 별로야”


“샤프?”



“독침”



“나 샤워한다!!!!”



나의 한심스런 표정이
진욱이 눈에 담길 때 쯤 들린 ㅇㅇ이의 외침


얄밉게도 씨익- 웃는 녀석을 두고 뒤돌아서는데
때마침 휴대폰이 울린다.


모르는 번호인 걸 보니 종류는 두 가지


“네”


나를 찾는 사람과
우릴 찾는 사람


“KAP 맞나요?”


정답은,


‘우릴 찾는 사람’






KAP Master

M의 이야기






“맞습니다만”


“의뢰를 하고 싶어서요”


“약속 시간, 장소 정하시죠”


“월요일 오후 2시에 보죠.
장소는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죽인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쁜 놈을 죽인다.


“의뢰?”


보통 사람들이 사회악이라 부르는 놈들을
 의뢰받고 원하는 대로 죽여주는 것.
그것이 KAP, Kill A Person이 하는 일이다.


“어”


“이번엔 형이 해. 나 스케줄 꽉 찼어”


“나 출장 갈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수혁”


“봐서”


“그 자식 아직 내 기록 못 깼지?”


“깼어. 30분”


“뭐어어어?????”



“무슨 일이야!!!!!”




“시끄러워”


“30분? 진짜 30분?”



“뭐냐고!!!”



보통 킬러라 하면
묵직한 성격에 민첩한 행동력을 가진
원빈의 ‘아저씨’나
 낭만 킬러 ‘레옹’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좀 비슷하다 치고)


이 자식은 아니다.



“아무 것도 아니야!!!!!”



“…….”


“그럼 3시에 들어왔다고? 진짜?”


“그렇다던데. ㅇㅇ이가”



아, ㅇㅇ이도 아니다.
ㅇㅇ이는 KAP도 아니고 킬러도 아니다.
그냥, 귀여운 내 조카일 뿐



“완전 미친놈 아니야??”


“뭐가”


“걔 어제 강남 갔다 오지 않았어? 성형외과 의사?”


“어”


“근데 2시에 출발해서 3시에 도착했다고?
말도 안 돼. 미친놈이네 완전.
1시간 안에 다 해결하고 왔다는 거 아냐!!”


“미친놈이 아니라 그냥 너보다 빠른 놈이지”


“그러니까 미친놈이라고. 무서운 새끼”


진욱이가 고갤 돌려 벽시계를 쳐다본다.


‘7시 59분’


“형 나 벌써 소름 돋았잖아”


“왜”


“3, 2, 1 땡!”






땡- 하자마자 들리는 피아노 선율


매일 아침 8시면 들을 수 있는 수혁이의 피아노 연주였다.


특히 오늘은,



“푸흐”


“왜?”


쇼팽의 에튀드 1번을 연주했다.
부제 ‘승리’


“재밌네”


“저 새끼는 눈뜨자마자 피아노 쳐도

손이 미끄럼틀이야 아주”


“피아니스트니까 그렇지”


“무서운 새끼”



진욱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무서운 새끼’는 사실, 어쩌면,
정말 수혁이에게 어울리는 말일지도 모른다.


스무살이 채 되기도 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피아노 대회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한 녀석.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유명한 거장들이
녀석에게 러브콜을 날렸지만


놈은 보란 듯이 거절했다.


다들 배가 불렀다며 쯧쯧거렸지만
그 당시 옆에서 지켜보던 나와 진욱이만큼은
고갤 끄덕였다.


수혁이가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따로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처음 본 그때나
함께 살고 있는 지금이나,
녀석은 여전히 차분하고 고요했다.



“근데 형, 오늘도 일 있어?”


“어. 미팅”


“토요일인데?”


“언젠 일 안 했냐”


살짝 인상쓰는 진욱이를 두고 내 방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귓가에 울리는 피아노 소리가


참 좋다.





*





나는 대대로 내려오는 명문 킬러 집안의 장남이다.


위에 누나가 하나 있지만
애초부터 여자들은 이 집안 남자들이
‘킬러’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남자들만의 비밀이랄까, 금기가 더 맞으려나.


그래서 나와 아버지는
할머니, 어머니, 누나 몰래 움직이곤 했다.
대체 언제부터,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진
우리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모르신다.
그냥 처음부터 해온 일이라 당연했던 것 같다.


남들은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혐오’스럽고 ‘죄악’이라 생각되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우아하고 고귀한 일’이었다.


나의 이런 생각에 대해
진욱이는 ‘명확한 또라이’라고 결론 내려준 바 있다.
(믿거나 말거나 녀석은 현재
대학병원 정신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어찌됐든 난 스무살이 돼서부터
본격적인 ‘킬러’가 됐고
나름 능숙하게 사람들을 처리했다.


더불어 연막용 직업이 필요했기에
대학 졸업 후 헤드헌터의 길을 택했고
뛰어난 성과로 미국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놈들을 만났다.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진욱이는
스물일곱의 어린 나이였다.


고객과의 미팅 차 들어간 술집에서는
그날따라 하필, 한국 유학생들의 모임이 있었고
그 덕에 가장 시끄럽고 정신없는 놈,
바로 이 녀석과 마주할 수 있었다.


고객을 먼저 보낸 뒤 혼자 위스키를 마시던 와중
녀석은 마치 운명처럼 내 옆자리에 앉더니

선뜻 내게 물었다.



“형도 한국사람이죠?”


퍽 인상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니
같이 술 마시던 유학생들은 전부 테이블에 뻗어있었다.
(지금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이 녀석은 최악의 ‘주당’이었다)


결국 우리는 그날 밤새 술을 마셨고
알게 모르게 서로의 속 얘기를 털어놨다.
그러다 녀석이 잠깐 눈물을 보였는데,


뺑소니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녀석은 그 날 이후 자신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고 했다.
자세한 얘기는 안 했지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어요”라는 말이
전부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녀석이 꽤 불쌍해 보였다.


나도 아마 취했었나보다.







푸하. 수혁이 연주가 끝나자마자
너바나의 찢어지는 락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욱이 짓이겠지.
(녀석은 커트 코베인의 광팬이다)


아무튼 그날 술에 취한 건지
분위기에 취한 건지
무언가에 흠뻑 취했던 나는
진욱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와.”


물론 다음날 눈뜨자마자 후회했지만-



혹시나 해서 그날 밤 술집을 찾았다.
입을 헤- 벌리고 기다릴 줄 알았던 녀석은
웬일로 보이지 않았다.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인생에 큰 오점은 남기지 않았으니.


하지만 일은 술집을 나선 후에 터지고 말았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골목길이었다.
그곳에서 웬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다 죽어가는 여자의 신음소리도 함께.


허우대 멀쩡해 보이던 백인놈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죽을 때까지 때린 후
유유히 현장을 걸어나갔다.


사실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었다.
의뢰가 들어온 것도 아니고
딱히 죽일만한 무기도 없었고.


하지만 죽음을 앞둔 여자의 한 마디에
난 옷깃을 여몄다.


“Please…….”


돌이켜보면 그녀의 말이
제발 저 놈을 죽여주세요, 였는지
모른 척 해주세요, 였는지
확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전자라고 믿고 싶었다.
그냥, 눈빛이 그랬다.


그래서 놈을 죽였다.
아주 빠르고 명쾌하게, 한 방에.


마음 같아선 서서히 명줄을 끊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으니.


그렇게 난 뒤돌아서 또 다시 걸음을 옮겼다.
피곤함을 억누르며 터덜터덜 걷는데
뒤에서 무언가 기척이 느껴졌다.


돌아보는 순간 깨달았다.
내 인생에 오점이 생겼다는 것을-



녀석은 내 눈을 보고 딱 두 마디 했다.


“신고 안 할게요”
“저도 가르쳐 주세요”


뭘 가르쳐 달라는 거냐 묻자
돌아오는 대답이 꽤 섬뜩했다.


“사람 죽이는 거요”



그렇게 우리의 KAP이 시작됐다.





*






“꺄오오오오!!!!!!!!!”


“푸흐 완전 웃겨!”


옷을 차려 입고 방을 나서니
에어기타에 흠뻑 빠진 진욱이와
해맑게 웃고있는 ㅇㅇ이가 눈에 들어온다.


“작작해라 작작.
아침부터 동네 시끄럽게 하지 말고”


“오빠 좀 봐봐. 완전 웃기지!”


“예이~”


저게 의사라니…
그것도 미국 명문 존스홉킨스 대학을 졸업한
영재 중에 영재라니.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2층에서 진욱이를 유심히 쳐다보던
수혁이와 눈이 마주쳤다.


내려오라고 손짓하니 천천히 계단을 향하는 녀석.


“hello hello hello how low~”


“으하하하하핳”


“Here we are now! Entertain us!!”



“밖에 나가서 똑같이 해보지 그러냐.
유투브에 올라올 거 같은데”


“맞아 오빠! 홍대 진출해봐!!
사람들이 엄청 웃을 거 같아”


“락 소울은 웃음을 팔지 않아”


“.......미친놈”


“어? 오빠!”


“굿모닝 뮤지션 동지?”


어느새 내 옆에 서있는 수혁이.
ㅇㅇ이가 인사하자 살짝 웃어주곤
눈길을 돌려 진욱이를 쳐다본다.


“캬- 아까 연주 죽이더라”



“그렇담 다행이고. 좋네”


“에?”


“풉”


“뭔데? 뭐였는데? 아 나 씻느라 못 들었어!!”


“너도 아는 거야. 쇼팽 에튀드 1번”


“1번? 승리? 나 그거 진짜 좋아하는데!”


“승리?”


“30분의 승리랄까”


“…….”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이던 진욱이가
이내 빨개진 얼굴로 입술을 깨문다.


“뒤진다 진짜”



“앞으로 자주 쳐야겠어. ‘승리’”


“딱 기다려. 금방 엎을테니까”


“그럼 또 엎고 ‘승리’ 연주하지 뭐”


“야!!!!!!!!!!”


“왜 이러는 거야 둘이?”



“몰라. 우린 신경 끄고 빵이나 먹자”


“이상해…”


가래침 끓는 소리로 외쳐대는
커트 코베인의 목소리를 배경으로
두 놈의 눈싸움을 지켜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전에도 그랬었지 네 놈들은.
처음부터.




“삼촌은 오늘도 일해?”


“응. 미팅이라 금방 끝나”


“누군데 오늘은?”


“음... 경쟁사 기획실로 옮기고 싶어 하는 사람”


“진짜? 와... 경쟁사를 가겠다고?”


“그런 사람 꽤 있어. 대부분 보수 때문이지만”


“그럼 원래 회사에서 진짜 화나겠다”


“유능한 인재는 유능하게 다뤄야 하는 법이지”


“근데?”


“개떡같이 굴렸으니 떠나는 거겠지 아마?”


“만약에 아니면? 그냥 돈만 따라가는 거면?”


“그 꼴은 못 보지”


“응?”


“다 방법이 있지요~ 이거 먹어”


재잘거리는 ㅇㅇ이 입에 잼 바른 빵을 넣어주니
오물오물 잘도 먹는다.
요즘 TV에서 그러던데, ‘오구오구?’
오구오구 잘 먹네 우리 조카


“근데 삼촌”


“응?”


“나 ‘와일드 타겟’ 보고 싶다니까?”



“으, 응?”


“영화 말야 영화.
킬러 나와서 막 멋있게 총 쏘는 거”


ㅇㅇ이가 손으로 총모양을 만들어 나를 향해 쏘, 쏜다


“빵야-”


“그거 수혁이랑 봐.”


“수혁오빠?”


“어. 아마 진욱이도 같이 갈거야”


“저번엔 안 간다던데...”


“며칠 전에 간다고 했어.”


“그래? 오 예!!”


정말 신이 났는지 주먹을 불끈 쥐는 ㅇㅇ.


ㅇㅇ아 넌 모를 거야.
우리가 왜 TV에서 흘러나오는
‘빵야 빵야 빵야’ 소리만 듣고도 움찔했는지.


빅뱅이 불렀다면서, ‘뱅뱅뱅’


걔들은 왜 하필 그런 노래를 만든 걸까.
‘뱅뱅뱅’이 나올 때마다 네 눈치를 보는
우리 심정을 넌 알까.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이라지.


“아씨!!! 이 새끼 말싸움 왜 이렇게 잘해? 짜증나!!”



“형이 못하는 거겠지”


“야 나 토론대회 1등 출신이거든?”


“오빤 뭐만 했다하면 다 1등 출신이래”


“진짜야!!!
나 이런 걸로 구라 안 치는 거 알아 몰라!”


“그럼 영어로 싸워. 영어 토론대회 1등이잖아”


“아 그럴까? 맞네!!!!
와 씨, 내가 한국말로 싸워서 못하는 거였어.
영어로 덤벼 자식아”



“I don't give a shit"


“뭐 이 새끼야?!?!?!?!”


순간 빵 터진 나와 ㅇㅇ.
수혁이 입가에 걸린 만연한 미소와
또 다시 시뻘건 얼굴을 한 진욱이가
대비 돼 웃음을 일으킨다.


“시트콤이야 완전”


“그러게”





*





처음에는 더 심했다.
(시트콤 수준이 아니라 꽁트같았다.
달콤쌉쌀한 꽁트…)


겨울의 끝자락-
우리 셋은 어느 오래된 재즈바에서 만났다.
이날 나와 진욱이는 서로 임무를 마치고
만난 터라 술이 급하게 땡겼었다.
막상 가려니 펍은 없고
눈에 띄는 재즈바를 들어간 게
우리 인연의 시작이 돼버린 것.


그날따라 손님은 많았고
그들은 왠지 한층 들떠있어 보였다.
바텐더에게 이유를 물으니


“Because of Mr. Lee.
We are waiting for his playing”


그리고 때마침, 누군가가 무대에 올랐다.


눈에 띄는 흰 얼굴에 시커먼 머리색을 한
어린 동양 남자 애


“형 쟤도 한국 앤데?”


눈치 빠른 진욱이는 벌써 스캔을 끝냈는지
‘한국 애’라고 정확히 짚어 말해줬다.


한국 앤지 어떻게 아냐고 묻자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왠지 피가 땡겨”


피도 안 섞인 게 무슨…


어찌됐든 크게 환호를 지르던 사람들은
그가 의자에 앉자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숨도 죽인 채 연주를 기다렸다.


아마 그들은 그의 신명나는
재즈피아노 선율을 기대했을 것이다.
아니면 감성에 젖은 즉흥 연주라도.


하지만 그의 선택은,


쇼팽 에튀드 Op.10 제 3번, ‘이별의 곡’이었다.






“미친놈. 재즈바에서 쇼팽이라니”


“너 알아?”


“이별의 곡. 누가 몰라 이걸”


“…….”


“걔 장례식 내내 듣던 노래”


괜히 앞에 놓인 데킬라 한잔을 털어 넣던 녀석.


“미친놈”


진욱이는 꽤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수혁이를 보며 나지막이 욕을 뱉었다.
하지만 나조차 욕이 나올 정도로 수혁이의 연주는


완벽했다.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은
벌떼 같이 일어나 화를 내기 시작했다.
심지어 무대에 난입해 수혁이를 때릴 정도였다.


바텐더는 그가 평소엔

훌륭한 재즈 음악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자기도 영문을 모르겠다고-


그 설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무대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빌어먹을.
또 이진욱이지 뭐


망할 놈의 ‘피’가 땡긴 게 맞는지 참 용감하게도 싸워줬다.
수혁이 대신-




결국 쫓겨난 우린 정처 없이 길을 걷다
다리 밑 한 구석에 자릴 잡았다.
멍하니 앉아 야경만 쳐다보던 중
진욱이가 왜 하필 이별의 곡이었냐 물었다.
나도 궁금했던 차 가만히 대답을 기다리는데,



“말하면, 알아?”



.......
이후에 알게 된 사연은 대충 이러했다.
친구가 가장 좋아하던 곡이었단다.
먼저 세상을 뜬 친구의 애주곡,
쇼팽의 ‘이별의 곡’


그날은 그 친구의 기일이었다.


자기보다 훨씬 피아노를 좋아했다고 했다.
연주도 뛰어났고,
어쩌면 자기보다 더 잘 돼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됐을 거라고.


하지만 친구는 스스로 눈을 감았다고 했다.
무엇이 그를 힘들게 했는진 몰라도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야
환히 웃는 그를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에겐 삶이 곧 지옥이었으리라.’



이후, 녀석은 이상하리만치 피아노가 싫어졌댄다.
쳐다만 봐도 진절머리 나고 구역질나고.


그럼에도 대회에 나간 이유는
먼저 간 친구에게 사람들의 박수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서.


“그건 내 연주가 아니었어요. 그 녀석이었지”


그렇게 수혁이는 모든 대회를 제패하고
음악계에서 사라졌다.



녀석의 속셈은 이러했다.
‘이별의 곡’을 끝으로
다신 피아노 앞에 서지 않으리라.
혹시라도 마음 변하지 않게
두 손모가지 모두를 버리리라.


여차하면 지질한 삶도 함께-


하지만 녀석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피 땡기는’ 진욱이 덕에.


그날부로 진욱이는 수혁이 곁을 지켰다.
혼자 의형제를 맺고
혼자 보호자가 되고.


하루는 ‘걔가 그리 좋냐’ 물었더니
나를 째려보며 답했었다.


“좋긴. 저 병신 뒤지기 전에
연주 한번 더 듣고 싶어 그러지”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나 녀석의 소원은 이뤄졌다.

어느 비오는 날, 진욱이가 억지로 들여놓은
방 한쪽 구석 피아노에 앉아 눈 감고 연주하던


쇼팽 프렐류드 제15번
‘빗방울’





*





“나 간다. 그만 싸우고 ㅇㅇ이 과제나 도와줘”


“형 몇 시에 들어오는데?”


“점심 먹고 오후 쯤”


“그럼 오늘 우리 외식 어때? 내가 저녁 쏜다!!!!”


“네가?”


“어! 나 월급 받았지롱~”


“뭐야, 너 또 알바해?”


“어? 어. 헤헤”


해맑게 웃는 ㅇㅇ 옆에서 퍽 인상을 찌푸리는 두 녀석


휴. 그렇게 말려도
말 안 들어 먹는 건 누나랑 똑같네.



“어디야. 앞장 서”


“으, 응?”


“앞장 서라고”


“왜 또!! 싫어!!!! 가서 또 뒤집어 엎으려고??”


“형, 얘 용돈 잘 안 줘?”


“아 형 이럴 거면 주지마 그냥. 내가 줄테니까”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네.
내 수입의 반이 ㅇㅇ 몫인데 무슨,


“아 받아!! 받는다고!!!
분에 넘치게 받아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이 받는다니까?”



“근데 왜 알바를 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냥, 젊은 날의 특권이야”


“특권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빨리 앞장 안 서?”


“삼초온…”


날 애처로운 눈으로 쳐다보는 ㅇㅇ이.
한숨을 푹 내쉬며 두 녀석을 쳐다보니


“그렇게 봐도 소용없어. 절대 그냥 못 넘어가”


“형도 알잖아, 우리가 왜 이러는지”



안다. 잘 알아.
나도 마찬가지야.


누구는 스무살도 넘은 애를
너무 과잉보호 하는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우린 사정이 다르니까.


이미 한번 상처받은 아이에게
또 한번 아픔을 줄 순 없었기에.


혹여 우리에게 올 해코지가 녀석에게 갈까봐.
그래서 또 상처 입을까봐.


이미 녀석은 부모를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으니까-




“ㅇㅇ아 너는 그냥 학교만 잘 다니면 좋겠는데”


“아 싫어! 나도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거야!!!”


“알았어. 하고 싶은 거 다 하되 알바는 하지마.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헐.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아무 것도 못할 걸?”


“진심으로 하는 얘기야”


“나도 진심이야!!!!”


진짜로 진심이야
정말 무서운 세상이라고.
사람 죽이는 킬러가 판치고 다니는 세상인데.


“휴. 일단 저녁에 다시 얘기해”


“형!!!”


“싸우지 말고 일단 보고서나 도와줘”


“나 안해! 괘씸해서 안 해줄거야!!”


“하지마 하지마!!! 내가 하면 되지 뭐!!!”


결국 ㅇㅇ가 쿵쾅거리며 2층에 오른다.


“저 고집 저거”



“형 땜에 망했어”


그 뒤를 수혁이 따르고



“아 나보고 어쩌라고!!!”


그 뒤를 또 진욱이가 따른다.



.......
정신없는 것들





*





ㅇㅇ이는 영국에서 나고 자랐다.
누나 내외는 결혼하자마자 영국행을 택했고
그곳에서 행복한 신혼을 보냈다.


나와 아버지 차원에서도 그게 더 편했다.
이왕이면 한국을 떠나있는 게
더 안심 됐었기 때문이다.


근데 좀, 영국 사회는
이들을 온전히 반기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어린 ㅇㅇ이에게는 더욱-


하루는 ㅇㅇ이에게 엽서 하나가 와있었다.
태어난 후 딱 두 번 봤을 뿐인데
먼 나라 한국에 있는 내게 엽서를 보낸 이유가 궁금했다.


답은 엽서 안에 고이 적혀 있었다.


‘삼촌, 거기엔 나같은 친구들이 많대요.’
‘정말 그래요?’



엽서를 받고 한동안 영국에 직접 전활 걸어
ㅇㅇ이와 통화하곤 했다.
8살 아이는 꽤나 당돌하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졌다.


“삼촌 무슨 색깔 좋아해요? 난 하얀색 좋아하는데.
삼촌 하얀 오리 본적 없죠? 진짜 귀여워요. 아장아장...
하이드파크 가면 진짜 많은데..!”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ㅇㅇ이는 어느덧 18살 요조숙녀가 되어 나타났다.


비록 행복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누나는 매형과 이혼했다.
정확히 말하면 매형이 누나를 떠났다.
흔히 말하는 ‘성격 차이’든
매형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든
이유는 중요치 않았다.
매형이 누나를 떠났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리고 누나는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
매형의 빈자리가 꽤 컸었나보다.
자식을 두고 먼저 갈만큼…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난 ㅇㅇ이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처음엔 망설였다.
이곳은 생각보다 그리 안전한 곳이 아니었기에.
하지만 ㅇㅇ이가 빛바랜 눈으로
날 쳐다보는 순간 결심했다.


“삼촌, 거기에 나같은 애 많은가? 불쌍한 애”


이 아이의 반짝이던 눈을 다시 찾아주리라.



우리 집에 처음 온 날.
넷이 마주했을 때의 그 긴장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진욱이는 헤벌쭉 웃으며 악수를 청했고
수혁이는 멀뚱히 쳐다만 봤다.
ㅇㅇ이는 진욱이와 악수를 하며 날 봤던 것 같다.


“뭐하는 사람들이야?”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둘도 없는 ‘가족’이 되었다.
다행히 녀석들도 ㅇㅇ이를 아껴주고
ㅇㅇ이도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고…


물론 ㅇㅇ이 몰래 하는 KAP 임무가
영 신경쓰이긴 하지만.


우리가 이런 사람들이라는 걸 알면
얼마나 놀랄까, 얼마나 실망할까....




.
.
.



못다한 이야기



















<즐거운 KAP 합동작전♪>



“다시 한 번만 정리해줘. 몇 시에 뭐 어떻게 한다고?”


“어제 뭐 들었냐 너”


“제정신 아니었어.
알잖아!!! 요즘 논문 때문에 바쁜 거!!”


“쉿. 형은 그냥 여기서 망이나 봐”


“죽을래?”


“나 혼자도 충분한데 다 따라 나와서 난리야”


미성년자 성매매 주범들이 모여있는 한적한 공장부지


새벽 3시 정각 쯤 조직 보스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습격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3시에 들어가는 거 맞아?”


“어”


“음... 꽤 사이즈가 큰데 이거”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라고. 특히 너”



“날 뭘로 보고”


변태같이 씨익 웃는 진욱이를 보고
고갤 내젓는 수혁이.


그래, 내가 그 맘 이해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발발이 이진욱은


“아싸. 드디어 이거 쓴다”


새로운 무기 장착에 신이 난 모양새다.


“뭔데”


“종이폭탄”


.......


“장난해?”



“아 왜 이래 이 형”


“어? 헐! 뭐야 지금? 이거 무시해?”


퍽 인상쓰며 종이를 내 눈앞에 대는 녀석.
자세히 보면 뭐라도 있을 줄 알았더니


뭣도 없다.


“설마 진짜 종이냐?”


“그 시절, 추억의 종이폭탄을 모티브로 한...”


“미쳐가는 거 같아”


“뭐랄까... 종이폭탄에 대한 나의 오마주?”


“이미 미쳤나”


“아니다, 토이의 오마주겠네. 흠흠
아무튼 이거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고!!
두고봐라 들”


진욱이의 호언장담을 끝으로
공장 안 어깨들의 행동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보스가 등장할 타이밍인가 본데,


“보스는 누가 맡을래”


“나”

“나”


“둘이 알아서 해”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


“내가 찬물을 별로 안 좋아해서”


“아우야 형님 턴(Turn)이야”


“그래서”


“It's my turn baby”


“의뢰인이 칼로 쑤셔달라 했다던데”


“.......”


“그럼 형이 칼로 하든가”



“너 해라 인마 그냥, 너 해”


수혁이를 째려보는 녀석


수혁이는 소문난 칼잡이었다.
단 한번도 실수한 적 없는 완벽한 칼잡이


손이라도 베일만한데 언제나 녀석의 손은 말끔했다.


유난히 하얗고 큰 손,
저 손으로 칼을 잡을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왔다”


공장 입구.
검은 세단이 들어옴과 동시에
어깨들이 허리를 굽혀 보스를 맞이한다.
차 문이 열리며 등장하는 강렬한 인상의 이 구역 보스-


“안녕하십니까! 형님!!!”


합창단 수준의 입맞춤 인사가 공장을 가득 채운다.


“총 몇이야?”


“한... 삼십? 보스 포함하면 하나 추가되나”


“10명씩 하면 되겠네. 누가 빨리 하나 내기할까?”


“정우 형을 누가 이겨”


“내기 하자 형, 어?”


“뭘로”


“음... 진 사람이 ㅇㅇ이랑 영화보기”


“왜? 난 좋은데”


“그냥 영화 아니고. 킬러 영화”


“아.......”


“며칠 전부터 노래 부르던 ‘와일드 타겟’ 콜?”


순간 입을 꾹 다문 나와 수혁이


꽤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그만큼 킬러첩보물은 피하고 싶었으니까


“콜. 안 지면 되지”


“좋아. 셋 다 하는 거다?
꼴찌만 안 하면 되겠네. 훗”


“왠지 형이 될 거 같은데”


“난 너”



“알아서들 하시고. 이제... 스탠바이”


“옙 마스터”


나와 진욱이는 총을, 수혁이는 칼을 든 채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보스가 의자에 앉아  등을 기대는 순간,



탕-






나의 총성으로 싸움은 시작됐다.



사실 싸우는 동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커먼 놈들 여럿을 패고 밟고
정 안되겠음 총으로 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아, 가끔 진욱이를 보면 미친놈처럼 실실 웃고있고

수혁이는 너무 빨라 내 눈이 쫓아가기 힘들 정도고.


대충 이 정도인 것 같다.



“후우...”


“뭐야 형!! 벌써 끝냈어?”


진욱이 녀석은 두 놈, 수혁이는 이제 한 놈...


보스가 남았구나.


“김춘식”


“너, 너네 뭐야!!!!!”


“어차피 지옥 갈 거 니들이랑 같이 가게 돼서
안심이 되는 것도 같고...”


“이쪽 애들은 아닌 거 같은데
뭐 하는 놈들이냐고!!!! 경찰이냐?”



“안 죽이고 뭐해? 니가 꼴등이야 새끼야


“형, 얘 벌벌 떠는 것 좀 봐”


“아우 꼴보기 싫어.
빨리 끝내!!! 집에 막내 혼자 있다고”



“....지옥에서 보자. 그 때도 죽일 거지만”



푹-



“윽.......”


5번.
수혁이는 그놈의 배를 5번 정도 찔렀다.
타겟을 향한 분노만큼 횟수가 정해졌던터라
놈에 대한 분노의 크기를 알 수 있었다.


“크으. 깔끔해 우리 쇼팽”


“아 쇼팽이라 하지 말라고”


“왜. 뭔가 로맨틱하고 좋잖아”


“애먼 사람 잡지마”


“초승달 보단 나은 거 같은데”


“나도 형 블러디 보단 발발이가 제격인 거 같은데”


“아 짜증나 이 새끼!!!!!!”


“됐고. 여기 정리하고 우리도 가자 이제”


“정리는 내가 한 방에 끝내겠어”


“뭐, 어쩌려고”


“이거”


다시 그놈의 종이를 꺼내드는 녀석


“작작 좀 해라”


“나만 믿으라니까? 다들 나가”


“그걸로 어떡할건데”


“스읍. 재밌는 거 보여줄게”



“아 저 미친놈”


뭔가 저렇게 들떠있는 표정 지으면 불안하단 말이지.


“가자 종이폭탄!!”


순간, 갑자기 종이를 번쩍 들더니 땅에 내리 꽂는다.
그리곤,


“남은 시간 30초. 뛰어!!!!”


냅다 혼자 뛰기 시작한다.


“Shit”


“아오”




3


2


1











“꺄오!!!!!!!!!!!”


“허어...”


“what the.......”


차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휘황찬란한 불길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입만 헤- 벌리고 있던 중,

신나보이는 진욱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기특한 잇 아이템이야”


“토이가 만든 거야?”


“응. 기가 막하지? 고놈 아주 영리해”


“비쌌겠는데?”


“저거 시험판이야”


“.......”


“반신반의 했는데 진짜 되네. 대박”


“아 머리 아파...”


관자놀이를 손으로 짚는 수혁이


“헤헤... 아 잠깐만,
이수혁 니가 꼴등인 건 인정하지?”


“인정”


“아싸”


“나 1등인데 혜택 안 주냐?”


“줄게. 소원 말해봐”


“소원? 하나?”


“어. 뭐든지”


“2등도 3등과 함께 영화를 본다”


“뭐?”


“좋네”


“즉 너희 셋이 영화를 본다. 오케이?”


“형!!!!!!!!!!!!!”



“억울하면 1등해”


“.....헐...”




.
.
.



사연 많은 식구들 [B] 편에서 계속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