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



.......



“뭐, 뭐해....!!”



하, 쪽팔려


내 목청이 이렇게 좋을 줄 누가 알았겠어
노래방에서 Tears 부를 때도
이렇게 소리 안 질렀던 것 같은데.


아니, 살면서 이 정도 데시벨은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초인적인 힘인가?
불행한 일을 막겠다는 불굴의 의지?


아무리 그렇다쳐도
여기 있는 사람들 시선 싹쓸이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니?
어???? ㅇㅇㅇ???????


저 당황한 얼굴들 좀 봐.
자리에 선 채로 날 의아하게 보는
저 땀 흘리는 선수들을 보라고


힘없이 통통 튀며 사라지는 농구공 좀 보라고!!!!!!!



“넌 뭐하니”


“대, 대화하잖아”


“....쪽팔리니까 앉아”


“응”


더듬거리며 자리에 앉자
사람들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쳤니?”


“아니 그게 아니라...
오빠가 자꾸 선배한테 말 걸잖아!!!”


“말 하면 안 돼?”


“자꾸 나 쳐다보면서, 어? 막 불안하게..
저거 봐 저거 봐!!!”


“왜 불안한데”


“물어볼까봐!!! 아까 그 얘기”


“아... 에이 설마.
야 우리 오빠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 아니다?”


“.......”



“진짜야”


“아 몰라. 망했어”


“확실하지도 않구만 뭐 벌써 망해”


“아직도 대화한다고!!!!”


여전히 붙어있는 오빠와 선배.
굳어있는 선배 얼굴을 보니 더욱 더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농구 얘기 하나 보지”


“속닥속닥거렸단 말야”


“네가 예민한 거야”


“야”


“웅?”


.......
내가 날뛰든 말든
거울만 보며 화장 고치는 너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겠니.
진지한 말을 해서 뭐 하겠니


“....됐다”


“근데 난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거 같아”


“뭐가”


“동네 친구”


“왜?”


“너 친구 아니잖아. 동생이잖아”


“...장난하냐?”


“그것도 되게 어색한 동생”


“.......”


“안 지 얼마 안 된 되게 어색한 여자 동생”


“.......”


“그런 동생이 쉽게 동네 친구가 될 수 있나? 넌 돼?”


“.......”


“난 안돼. 되더라도 우연히 만나서 밥까지 먹진 않아”


“내가 엄청 편하면 그럴 수 있어”


“편한 사람이 필요했으면 자기 친구한테 연락을 했겠지.
친구 많을 거 아냐. 인기남인데”


“이 주변에 사는 친구는 없나 보지”


“왜 없어. 농구부에도 다섯 명은 되는데”


“.......”


“그리고 여자랑 단 둘이 밥 먹은 적 없다며.
근데 왜 넌 예외냐고”


“.......”


“간첩이야 간첩”


“뭐?”


“선 넘었으니까 간첩이지”


다시 화장에 열중하는 지나를 보다
반대편으로 고갤 돌렸다.


어느새 선배는 코트 위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


잘생기고
착하고
농구도 잘하는


간첩



“아 뭐래...”






My Type






“수고하셨습니다-”


학생들의 힘찬 인사가 강의실을 채웠다.
힘이 남아도는 듯했다. 난 아니었지만.


오늘은 수업이 꽉 찬 목요일이었다.
오전엔 국문과 수업을 들었고
오후엔 신방과 수업을 들었다.
오전에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셨고
오후에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토 나와...”


검은색 토를 할 것 같았다.


“으으...”


천천히 가방을 챙기며
빛의 속도로 빠져나가는 신방과 애들을 두루두루 훑어봤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어딜 그렇게 신나게 가나 궁금해서...


어떤 남자애는 두산 야구점퍼 입고 있던데
오늘 경기 있나?
재밌겠다 나도 가고 싶다
가서 치맥하면서 경기 보고 싶다
막 목청 터지게 응원하고
홈런 볼도 잡고 싶다
흐엉


“부질없다... 부질없어...”


됐고,
학원이나 가자.
토익 끝내자!!!!!!!!!!!!


주먹을 불끈 쥐며 강의실을 나섰다.
이어폰을 끼며 몇 계단을 내려와
건물 입구까지 향하자,
바로 앞에 있는 야외 농구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 사랑이 뭔데 – 유승우, 서현진




대충 눈대중으로 한 7명 정도 뛰는 것 같았다.
아닌가? 8명인가?


.......


에효, 전엔 관심도 없던 코트가 눈에 들어오다니...
이게 다 그 선배 때문이야.
미쳤어 진짜...



그런 의미로, 혹시 여기 있나?



“흠”


내가 미쳤다는 걸 인정함과 동시에 걸음을 옮겼다.
코트 옆을 지나며 슬쩍 쳐다봤지만
여기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비슷한 사람 본 것도 같은데...
아 너무 티 나게 쳐다봤나?
안 되지 그럼.


괜히 헛기침을 하며 고갤 돌렸다.
재킷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볼륨을 더 높이자
세상이 온통 음악으로 채워졌다.


지금이 4시 다 돼가니까
집에 가서 밥 먹고 좀 쉬다가
6시 수업 듣고 집에 오면 10시.
씻고 나서 잘 준비하고.... 미드나 돌려볼까?
오랜만에 넷플릭스 좀 봐야겠다



“.......”


봄은 봄인가 보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다들 밝은 색 옷에
밝은 색 운동화, 우와 염색도 다 밝게 했네?
귀엽다.


3학년 되면 왠지 노땅이 어린 척 하는 것 같아서
귀여운 것도 선뜻 못 입는데...


꽃무늬 원피스에 민트색 니트... 부럽다.


“나만 무채색인가?”


혼잣말을 되뇌며 오른쪽에 설치된 유리 외벽을 향해
몸을 홱 돌리는 순간,


“어?”


한 눈에 들어온 유리에 비친 익숙한 얼굴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날 쳐다보고 있던,
오늘도 여전히 햇살을 닮은,



해인 선배



“아, 안녕하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얼굴을 쳐다봤다.
그러자 선배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선,





뭐라 뭐라 말을 했다.
아 참, 음악 듣고 있었지


당황한 얼굴로 이어폰을 빼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


“네?”


“음악 너무 크게 듣지 말아요”


“에?”


“위험해요”


“아... 네”


“집에 가는 길인가 봐요?”


“네. 수업도 다 끝났고...”


“저기,”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선배.
눈을 몇 번 깜빡이며 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떼기 시작했다.


“토요일 날... 뭐해요?”


“저요?”


“네”


“저 알바 갔다가,”


“.......”


“지나 만나고”


“그리고,”


“아마도 경기 보러 갈 거 같은데...”


“네?”


“농구요. 천하대랑 하는 거”


“보러 올 거예요??”


“네. 아마도”


“.......”


“근데 왜요?”


“아니에요. 그냥”


“.......”


“그럼 ㅇㅇ 씨”


“네”


“....일요일에 나랑,”



정해인!!! 공 빠졌다!!!!!”



“어? 아 씨,”


느닷없는 누군가의 외침에 급히 돌아보는 선배.
이쪽으로 날아오는 농구공을 보더니
재빨리 낚아채 옆구리에 끼며 말했다.


“허업”


“미안해요. 놀랐어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게 그러니까,”



야 뭐해!!!”

빨리 들어와!!!!!”

정해인 공 던지라고!!!!!!”




“.......”


“그...”


“네”


“후... 아니에요. 가요 얼른”


“네?”


“여기 있으면 공 맞아요.
앞으론 저쪽 지름길로 다녀요”


“...네에....”


잘가요-. 인사를 남기곤 코트로 향하는 선배.
몇 발자국 가지 않고 다시 돌아보더니,



“아, 음악 크게 듣는 거 안 된다고 했어요.
...누가 부르는지도 모르고...”


“.......”


“조심히 가요!!”


자기 할 말만 하고 뛰어가 버린다.



뭐야...
왜 말을 하다말아 궁금하게...


그래서 일요일에 뭐!!!!!!!!!!


“에이 씨”


음악을 크게 듣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뭐가 위험하다고...

나 불렀었나? 못 들었나 내가?

그 정도로 크게 듣진 않았는데...

 

 

아 몰라

집 가서 밥이나 먹을래

 

웃기고 있어 정말,






My Type






지잉- 지잉-



“여보세요-”


“딸!!!”


“어 엄마”


“어디야. 카페?”


“응. 오픈 준비 중”


“그거 너무 피곤하지 않니?”


“괜찮아~”


“8시에 출근한다며”


“응. 저번 달엔 7시 반에 나왔었어.
지금 많이 편해진 거야”


“뭔 카페를 그리 일찍 연다니”


“주변에 회사가 많아서 그래.
직장인들 출근 시간 맞추려고”


“으유... 사서 고생이다. 하지 말라니까”


“그래서 줄였잖아. 학원이랑 레스토랑 알바”


“하여간 말 어지간히 안 들어”


“돈 모아서 여행 갈 거야!!!”


휴대폰을 어깨와 귀 사이에 낀 채
유리세정제와 마른수건을 집었다.
그리곤 문 앞으로 가 유리창을 박박 닦기 시작했다.


“너 여행 혼자 안 보낸다. 그런 줄 알어”


“혼자 안 보내면?”


“내가 따라갈 거야”


“아 엄마”


“애가 겁도 없이 어딜 혼자 간다 그래!!”


“엄마 딸 겁 없어. 용감해.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엄마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으유...”


“아 엄마, 딱히 할 얘기 없으면 끊는다!”


“야야, 너 전화 좀 자주 해. 어?
아빠한테도 좀 하고”


“알았어요~”


“밥 챙겨 먹고!!”


“어~”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BB크림 파파파~ 립스틱을 맘맘마~”


 이상하게 유리창을 닦을 때면 기분이 좋아졌다.
눈에 띄게 깨끗해져서 그런가?
팔이랑 어깨는 아파 죽겠는데
짱짱하게 빛나는 유리를 보면 절로 느껴지는 이 뿌듯함


“그래도 아프긴 아프다...”


낑낑거리며 통유리, 문, 손잡이를 닦고
혹시 어딘가 남아있을 지문을 확인한 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안 쪽 유리를 닦기 시작했다.


“라이키 라이키 라이키...”


계속 생각나는 LIKEY를 염불 외듯 따라하며
점점 수건과 내가 혼연일체 되려던 순간,


“설렌다 라이키 라이키... 어, 엄마야..!!!”



“.......”



뭐야, 귀신이야? 유령이야?!?!?
왜 자꾸 불쑥 나타나 나타나긴!!!!
내가 그 쪽 때문에
심장 부여잡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


“.......”



.......
유리 하나 가운데에 두고
서로 쳐다만 보고 있는 이 어색한 상황에서


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걸까


“...안녕하세요....”


들리지 않을 인사를 건네며 고갤 꾸벅 숙이자
어색하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오는 선배


“안녕하세요”


“놀랐어요. 갑자기 나타나셔서”


“아... 하하, 내가 좀 그랬죠?”


하하 웃는 그를 보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항상 혼자 해요?”


“뭐를요?”


“청소”


“네”


“사장님은요”


“오전엔 거의 안 나오세요”


“....힘들지 않아요?”


“네”


“.......”


“근데 선배님,”


“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나, 나... 커피 마시러 왔는데요?”


“아.......”


“라떼 주세요. 따듯한 걸로”


“네! 라떼로 드릴... 라떼요?”


“네”



젠장, 망할 라떼장인...



“푸흐...”


“저 놀리는 거 아니죠?”


“전혀요”


“그럼 선배님,”


“네?”


“라떼 마시러 일부러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아, 아니요? 일부러는 아니고...
운동하고 오는 길이었어요!
요 옆 헬스장 끊었거든요”


“아... 하긴, 집 건물 1층이 카펜데 여기까지 올 이유가...
라떼 4000원입니다-”


“네”


선배가 건넨 카드로 계산을 하고
커피 만들기에 돌입했다.


뒤돌아서 커피 기계 앞에 얼쩡대는데
왠지 뒤통수에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
살짝 돌아보니,


“.......”


선배가 지켜보고 있다.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네? 아 네”


그제야 자리에 앉은 선배는
휴대폰을 꺼내 무료한 시간을 잠깐 보내는 것 같더니


이내 다시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미치겠네......”


아 긴장 돼.
수십 번 만들었던 라뗀데 오늘따라 손 떨리고
막 다 망쳐버릴 거 같고...


맛이라도 한번 보고 내놔야 마음이 놓일 것 같은
이 불안한 심정


“후...”


침착하자 ㅇㅇㅇ
천천히 에스프레소 내리고 우유 거품까지 잘 올리면
라떼 장인까진 아니더라도
부드럽게 잘 탔네 소린 들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앞으론 절대 장인이다 뭐다 소리 하지 마라
입 찢어버릴지도 모른다...


“선배님, 테이크아웃 잔에 드릴까요?
아니면 머그잔에...”


잉? 어디 갔어?
여기 앉아있던 사람 어디 갔어!!


“선배님?”


방금 전까지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인사도 하고 계산도 하고
내가 앉으라고 해서 앉고 그랬는데...


“뭐, 뭐야...”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봐도,
아예 밖으로 나가 도로를 살펴봐도
선배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진짜 귀신이야?!?!”


나 헛것 보는 거야?
환청 들리는 거야????
꿈인가? 나 꿈 꾸니?
선배 꿈꾸는 거야?
미쳤어?????


소름이 돋은 팔뚝을 쓰다듬으며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만들다 만 커피를 마저 만든 후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


“꿈은 아닌데...
영수증도 있으니 진짜 계산은 한 게 맞고....
잠깐 어디 갔나?
아 그럼 간다고 얘길 하든가”


하여튼 이상한 사람이야.
내가 본 캐릭터 중에 가장 이상해
진운 오빠가 넘버 원인줄 알았는데
아니야. 이 선배가 제일 이상해


“에효.. 청소나 마저 합시당”


고갤 저으며 뒤 창고에 있던 밀대걸레를 들고 나왔다.


테이블과 의자 밑을 있는 힘껏 닦으니
반짝반짝 윤기 나는 게 눈에 보였다.


“커피 다 식겠네에~”


이따금씩 혼자 남은 커피가 눈에 거슬렸지만
개의치 않고 청소에 열중했다.
물론 여러가지 잡생각들과 함께 말이다.



언젠간 오겠지

커피 다 식으면 무슨 맛으로 먹나

왜 말도 없이 갔지



“이상한 사람...”



띠링-



“네 어서오세... 선배!!!”


“하아, 하아.... 하....”


느닷없이 뛰어 들어온 선배.
무릎에 손을 짚은 채 거친 숨만 몰아쉬더니
그 잠깐 순간에도 날 보며 싱긋 웃어준다.


“무슨 일 있어요? 왜 갑자기,”


“하... 아니에요. 아무 것도”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그냥 가신 줄 알았어요. 말도 없이”


“그게요, 내가... 잠깐 뭐가 생각나가지고...”


“뭐가요?”


“그... 이거요”


선뜻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내미는 선배.
얼떨결에 받아 내용물을 보니,


“이게 뭐예요?”


“핸드크림이요”


“네?”




귀여운 캐릭터 핸드크림이 하나도 아닌 세 개나 있었다.



“이걸 왜...”


“내 거 사는 김에 샀어요”


“세 개나요?”


“뭘 좋아할지 몰라서...”


“.......”


“향도 다르고 생긴 것도 다르니까 취향대로 써요”


“.......”


“비싼 거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말고요”


“.......”


“내, 내 커피 어딨어요?”


“저기...”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


“이따 보는 거죠?”


“네?”


“우리”


“아, 네”


“.......”


“.......”


“가볼게요 그럼”


“네에...”


선배가 급히 카페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 남은 나는


하염없이


비닐 봉투를 쳐다봤다.


“.......”




.
.
.




ㅇㅇㅇ
[지나야]



지나
[와이]



ㅇㅇㅇ
[남자가 여자한테 핸드크림 사주는 건
무슨 의미야?]



.......



지나
[너랑 손잡고 싶어]






My Type






“누가 사줬는데”


“아니라고”


“누가 사줬냐고”


“아니라고 아니라고!!!”


“그럼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봤는데”


“그냥!!!! 그냥 궁금해서!!!!”


“갑자기 궁금했다고? 그게?”


“어!!!!”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없거든???”


“있는 거 같은데...”


지나의 끈질김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
그 놈의 핸드크림... 괜히 물어봤어


“그만하고, 경기 곧 시작할 것 같은데
내려가서 오빠 응원이나 좀 해주고 와”


“그럴까? 야 같이 가자”


“여기 사람 많은 거 안 보이냐?
자리 맡고 있을 테니까 혼자 갔다 와”


“치... 알았다 그래”


“빨리 와!!”


“엉”


4시 55분.
30분 전부터 꾸역꾸역 들어오던 관중들이
시작할 때 쯤 되니 어느새 좌석 대부분을 채우고 있었다.


천하대 학생들도 많이 온 것 같았다.
현수막에 플래카드에... 많이도 준비했네.


하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았다.
홈경기라 그런지
지나가 싫어하던 ‘여우같은’ 여학생들뿐만 아니라
평소 농구에 관심 있어 하던 남학생들도 우르르 몰려와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농구팀 유니폼까지 입고 말이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왠지 모를 떨림과 설렘에
이곳저곳 둘러보던 찰나,


밑에서 몸을 풀던 선배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환히 웃는 선배를 보며 나도 씩 웃어 보이니


“하하...”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올랐다.


“아 왜 이래...”


두 손으로 볼을 감싸는 날
한참이나 쳐다보는 선배.


앞에 앉아있던 여학생들이
나와 선배를 번갈아 쳐다보는 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왠지, 나도 모르게


선배에게 닿은 시선을 거두고 싶지 않았다.


“.......”


“.......”



꼭 시간이 멈춘 것처럼



“(와줘서 고마워요)”


“(네?)”


“(고마워)”


“(아... 파이팅!)”



삐이익-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던 우리.
심판의 휘슬 소리가 울리자
선배가 살짝 손을 흔들며 코트로 향했고,


나 또한 손을 흔들며 활짝 웃어 보였다.


“헤에...”


뭔가 순정만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에
혼자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쯤


“저 사람이 핸드크림이야?!?!?!!”


날 방해하러 온
진정한 분위기 브레이커



.......



하아.......





.
.
.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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