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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치명적 '사'자들 [단편]

작성일 작성자 별유




“하여튼. 일찍 오는 법이 없어요”


ㅇㅇ가 서비스로 나온 땅콩을 까먹으며 벽시계를 쳐다봤다.
시계는 어느새 10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많이 바쁜가...”


ㅇㅇ은 동네 어귀에 있는 호프집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평소 쓰지도 않던 안경까지 탑재한 채.


“후.......”


“야 땅 꺼지겠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던 것도 잠시,
익숙한 소리에 고갤 돌리니


“어우 깜짝이야. 안경 뭐야?”


ㅇㅇ의 삼촌1 진웅이 얼굴을 들이민다.


“아 씨, 내가 더 놀랐어!!!”


“왜. 나? 내 얼굴?”


“그래!!!!!”


“나 피부 너무 상했지. 아 속상해 진짜”


“그게 아니라, 아 됐어”


“야 너 그 안경 뭐냐고. 눈 버렸어?”


“컨셉이야”


“무슨 컨셉”


“지적인 컨셉”


“으유”


혀를 차며 ㅇㅇ 앞에 앉는 진웅.
이내 사장님을 부르더니
맥주 500cc 두 잔과 짬뽕탕, 감자튀김을 시킨다.


“탕이랑 튀김은 무슨 조합인데”


“너와 나의 조합이랄까?”


“.......”


“나는 탕탕탕! 너는 튀김튀김튀김~”


“.......”



“훗”


“....삼촌 밥은”


“먹었지요”


“확실해? 짜장면으로 때운 거 아니고?”


“그럴 줄 알고 볶음밥을 먹었지”


“아 삼촌”


“요즘 서가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뭔 놈의 폭행들을 그렇게 하는지....
야 너도 밤길 조심해라. 사람 조심, 차 조심. 어?
그냥 밤에 혼자 나다니지마. 호신술이라도 배우든가”


“삼촌 있는데 뭐”


“나 뭐. 내가 뭐”


“삼촌이 지켜주면 되지”


“미쳤냐. 내가 너 보디가드까지 해주게?”


“안 해줄 거야?”


“니 몸은 니가 지켜야지”


“아 대한민국 경찰이 뭐 이래!!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지”


“너는 인마, 밤에 술을 그렇게 마셔대면서
보호해주길 바라냐? 어?”


“내가 무슨 술을 마셨다고..”


“너 어제도 친구들이랑 밤새 퍼마셨다며”


“누가 그래. 엄마?”


“바빠 죽겠는데 누나 하소연까지 들어줘야겠냐고”


“엄마도 참... 주책은"


“스읍, 주책이라니. 주책이라니!!!


ㅇㅇ에게 꿀밤을 먹이려던 진웅이
맥주를 들고 오는 사장님을 보곤 당황하며 말했다.


“맨날 네 걱정만 하는 엄마한테,”


“그래서 문제라고. 나 독립도 하지 말래!!!”


“독립 같은 소리 하네.
시집가기 전까지 무조건 붙어 있어.
시집가서도 붙어 있어”


“어떻게”


“데릴사위 몰라?”


“요즘 그런 남자가 어딨냐?”


“찾아 봐. 있어 분명히”


“있기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ㅇㅇ을 보며
고갤 절레절레 흔드는 진웅


“이거 아주 날라리구만”


“삼촌만 할까?”


“나 뭐. 당당해 나는”


“삼촌 맨날 싸움질 하고 다니다가
할아버지한테 쥐어터져서
경찰시험 본 거 다 알거든?”


“너네 엄마가 그러디?”


“아니? 삼촌2가”


“조승우 이 자식...”


“헤헷. 근데 삼촌이 많이 늦네”


“걔도 불렀어?”


“응”


“야 너는 그걸 왜 말을 안 해주냐”


“아는 줄 알았지”


“니가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걸 꼭 말을 해야 아나?”


때마침 호프집 안으로 들어오는 승우를 발견한 진웅


“호랑이 나셨네, 나셨어”


몸을 소파 깊숙이 기대며 고갤 돌린다.


“어? 삼촌!”


“어”


“왜 이렇게 늦게 와!”


“일이 늦게 끝나서”



거칠게 넥타이를 풀며 걸어들어오는 승우.


“형”


“왔냐”


진웅이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하자
승우가 어깰 으쓱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ㅇㅇ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는 것도 잊지 않고.


“둘이 싸웠어?”


“아니”


“.......”


“삼촌은 왜 대답 안 해”


“삐졌어”


“야 아니거든?”


“삐졌는데?”


“안 삐졌어”


“동료 검사랑 수사권 때문에 싸웠거든.
삐진 거 맞아”


“아.......”


“씨...”


“근데 왜 삼촌한테 삐져? 삼촌은 잘못 없잖아”


“형 논리로는,”


“.......”


“검사는 한통속인데 내가 검사니까”


“에이 그건 아니지”


“너 편드냐?”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렇잖아.
시스템이 그런 걸 어떡해”


“니가 아직 검사한테 안 당해봐서 그래”


“우리가 범죄자도 아니고”


“너 분명히 재판장에서 검사 싸대기 한번
날리고 싶은 날 올 걸? 내가 장담할게”


“...왠지 그럴 거 같아”


“일 못하는 형사 만나면 더 빡쳐”


“우리가 무슨 일을 못해!!!”


“형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일 좀 하려고 하면 나타나서
김빠지게 하는 게 누군데”


“흠.......”


“애초에 빨리빨리 움직였으면 그럴 일도 없지”


“이 자식이,”


“어어!!! 그만해 둘 다”


ㅇㅇ이 손을 뻗으며 말리자 그제야 입을 닫는 두 사람.


그 사이 사장님과 눈이 마주친 승우는
손짓으로 맥주 한 잔을 주문했고,
진웅은 입을 삐죽이며 앞에 놓인 땅콩을 깠다.


“안주 시켰어?”


“응”


“떡볶이나 치킨 이런 거 시키지”


“삼촌 안 좋아하잖아”


“너 먹으라고”


“감자튀김 시켰거든?”


“잘했네”


“삼촌은 밥 먹었어?”


“어”


“설마 삼촌도 짜장면?”


“아니 볶음밥”


“.......”


“와, 아무리 싸워도 형제는 형제구나”


ㅇㅇ의 말에 서로 쳐다보는 진웅과 승우


“보기 좋다”


“좋긴”


“.......”


“히히”


“됐고, 우리 왜 부른 거야”


“아- 별 거 아니야”


“무슨 일 있어?”


“그게 아니고,”


“누가 괴롭혀?”


“아니?”


“괴롭히고 싶어?”


“....아니?”


“괴롭혔어?”


“아, 아니...”


“괴롭히는 중?”


“그만하지?”


“뭔데 그럼”


“별 거 아니라고!!
나 연수원 들어가기 전에
삼촌들 얼굴 보고 싶어서 만나자 한 거야”


“.......”


“그게 다야?”


“응”


“.......”


“.......”


“짬뽕탕이랑 감자튀김 나왔습니다”


“해물떡볶이도 주세요”


“네”


“연수원 들어가기 전에 많이 먹고 가”


해탈한 표정으로 맥주잔을 집어든 승우


“다들 반응이 왜 이래?”


“다음부터는 ㅇㅇ아”


“.......”


“전화로 하자”


“응원 안 해줘?”



“응원하지. 나는 네 인생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응원했다?
네 엄마가 진통할 때도 응원하고
너 몸 뒤집으려고 힘 쓸 때도 응원하고, 어?”


“걸음마”


“그래. 걸음마 할 때도 응원하고
심지어 니가 똥 싸려고 힘 줄 때도 응원했어”


“아 삼촌”


“놀이터에서 맞았을 때”


“참, 너 그 뭐야, 키 큰 여자애랑 싸울 때도
삼촌이 뒤에서 얼마나 응원했다고”


“학원”


“학원 가기 싫다고 뻐길 때도 그렇고”


“.......”


“전교 3등 밖에 못했다고 울 때도 응원한 사람이야
이거 왜 이래-”


“재수 없었다며”


“재수는 없었지. 전교 3등이 옆 집 개 이름도 아니고”


“하,”


“수능이랑 사시 볼 때도 삼촌이 찹쌀떡 박스째로 사줬잖아”


“그거 다 먹고 살 쪘거든??”


“다이어트도 응원했을 걸?”


“안 했어”


“안 했냐?”


진웅이 고갤 한 번 끄덕거리는 승우를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



“그건 이제부터 할게”


“그렇게 열심히 응원해줬으면서
왜 지금은 이렇게 성의가 없어?
나 이제 다 커서 삼촌들이랑 술 마시면서
시시콜콜한 대화도 할 수 있게 됐는데”


“너 술 많이 마시지마”


“삼촌이나 많이 마시지마”


“야 성의가 없는 게 아니라
아까 말했잖아. 워낙 바쁘다고”


“그거야 알지”


“특히 요즘처럼 이렇게 폭행사건만 줄줄이 다룰 때는
너나 니네 엄마가 전화만 해도 심장 떨어져.
뭔 일 생겼나 해서”


“.......”


“안 그러냐?”


“맞아”


“거봐. 검사님도 그렇대잖아”


“아 예. 우리 조 형사님 조 검사님 말씀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ㅇㅇㅇ 예비 변호사”


“넵”


“연수원 가서 잘 해.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고”


“히히 넵”


“방은 구했어?”


“아니 아직”


“언제 구하려고. 방 없겠다 이제”


“엄마가 자꾸 집에서 다니래!!!!
그게 말이 돼? 왕복 2시간 거리를?”


“내가 말해줄게”


“제발 삼촌. 부탁해”


“야 내가 네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으라고 했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봐.
내가 어떻게 아침저녁으로 2시간 씩
버스를 타고 다니냐?”


“왜 못해.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면 되지”


“아 몰라. 무조건 방 구해서 나와 살 거야”


“그렇게 해. 체력 낭비 하지 말고”


“삼촌이 살던 오피스텔에서 지내면 안 돼?”


“거기 주인한테 연락해볼게”


“나이스”


“참나, 연수원 안 다닌 사람 서러워 살겠나...”


아까부터 까던 땅콩을 입 속으로 한 번에 털어먹은 진웅.
우걱우걱 대더니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어디 가?”


“전화 좀 하고 올게”


“지금 가봐야 되는 거야?”


“아니야 그런 거”


진웅이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고
구석 화장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후..."


“ㅇㅇ아”


“응?”


“검사는 싫어? 무조건 변호사야?”


“응”


“왜?”


“삼촌이 하지 말라며”


“변호사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럼 뭐하라고”


“.......”


“판사? 판사가 얼마나 일이 많은데!!
과로로 죽는 게 판사야 삼촌”


“변호사도 일 많아”


“판사보단 덜 해”


“그냥,”


“응?”


“너 좋아하는 글이나 쓰지 뭐하러..”


“글?”


“소설 쓰는 거 좋아했잖아.”


“옛날 얘기야”


“대학 다닌 게 벌써 옛날 얘기야?”


“그때는 그냥 심심해서 썼지.
법대에 관심 없기도 했고”


“근데 왜 갑자기 사시를 준비했어”


“옆 집 아줌마가 땅 때문에 고생하길래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 궁금해서”


“아니잖아 그거”


“법전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더더욱 아니지”


“나한테 검사놀이 할 거야 자꾸?”


“싫으면 정확히 대답해”


“.......”


“.......”


“피가 그런가 보지”


“.......”


“가족 전부가 법조인인데 나라고 별 수 있어?”


“아무도 너한테 변호사 되라고 한 적 없는데”


“나고 자랄 때부터 본 게 그 건데?”


“.......”


“그 때는 아빠가 있었잖아. 변호사 아빠”


“.......”


“아, 지금은 바람 피워서 이혼당한
이혼 전문 변호사 아빠”


맥주를 비운 ㅇㅇ가 뒤돌아 사장님에게 손짓했다.


“맥주 하나 더요! 아니, 그냥 3000 주세요”


“.......”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이미 아는 줄 알았는데”


“그냥. 네 입으로 듣고 싶어서”


“근데 내가 앞에 말한 이유도 막 틀린 건 아니야.
진짜 옆 집 아줌마가 땅 때문에 고생했었거든.
법무사도 부르고 했는데 영 시원찮아서 속상해 하더라고.
변호사 부르랬더니 수임료가 너무 비싸서 문제고”


“.......”


“그리고 법전이 재밌었던 것도 있어. 판례도 재밌고.
알지, 판사들 글 더럽게 못 쓰는 거”



승우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판례 문단 하나가 한 문장이야.
무슨 텝스 보는 줄”


“.......”


“문장 호응도 안 되고 조사도 안 맞고.
국어 교육 다시 받아야 돼 다들”


“네가 판사 되면 되잖아”


“싫다니까? 나 오래오래 살 거야. 우리 엄마랑”


“...그래”


“물론 삼촌들이랑도”


“고맙네”


“맥주 나왔습니다-”


“뭐야, 또 시켰어?
야 이왕이면 소주를 시키지 뭔 맥주를 3000이나 시키냐”


사장님과 함께 나타난 진웅.
소주 세 병을 더 시키곤 자리에 앉는다.


“이렇게 된 거 소맥으로 가자”


“조 검사님 괜찮으시겠어요?”


“안 괜찮아”


“양껏 마셔 양껏.
나도 니 주사 받아줄 마음 전혀 없으니까”


“삼촌 아직도 그 주사 갖고 있어?”



끄덕-



“오랜만에 보고 싶긴 하다”


“어우 야, 누구 위장 뒤틀리게 할 일 있니?”


“형한텐 안 해”



“웃기고 있네.
 너 저번에 나한테 뽀뽀한 거 알어?”


“헐”


“.......”


“기억은 하나 보다?”


“그게 형인 진 몰랐는데”


“나야 새끼야”


“전봇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군”


“전봇대~?”


“어쩐지 너무 푹신하다 했어”


“푹신~?”


“소주 세 병이요-”


승우는 진웅의 인상 쓴 얼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감자튀김을 집어 먹었다.


“하, 참”


“삼촌 삼촌, 무슨 전화였어?”


“CCTV 확인 전화”


“오- 왜? 무슨 사건인데?”


“음주 뺑소니”


“범인은”


“아직 몰라. 목격자도 별로 없어서
용의자 추리는 것도 힘드네”


“차량 번호 못 봤대?”


“어. 기억도 잘 안 나고”


“CCTV엔 뭐 안 찍혔어?”


“차 번호 찍힌 거 같긴 한데 아직 분석 중”


“아... 잘 됐으면 좋겠다. 범인 새끼 잡아 족치게”



“얼씨구? 너 입 많이 거칠어졌다?”


“음주에 뺑소니에, 그게 사람이 할 짓이야?
사람이길 포기한 거지.
그런 놈들한테 자비는 필요 없어”


“....말하는 본새를 보니 검사가 적격인데...”


“선량한 시민 입장에서 말한 거야”


“야 내 말이 맞지”


“응”


“아니라니까”


진웅을 흘깃 째려보던 ㅇㅇ가
유리잔 세 개를 세워놓고 소맥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한 잔씩 합시다”


“어랍쇼?”


“부장님... 같아”


“흠흠. 조 검사 조 형사, 우리 잘해봅시다”


“뭘요”


“정의구현”


“.......”


“우리 셋이 잘 하면 올바른 정의 세울 수 있을 거예요”


ㅇㅇ이 완성된 소맥잔을 나눠주며 씽긋 웃었다.


“자, 원샷!!”


“하지마”


“원샷!!!!!!!!!!!”


“하지마, 하지 말... 하지 말라고!!!!!!”


진웅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ㅇㅇ가 소맥 한잔을 원샷했다.


“크흐-”


“하지 말라고 원샷!!!!!!”


“왜!!! 소맥은 원샷이야!!!!”


“원샷하면 취한다고 이 기집애야!!!!”


“술을 취하려고 마시지, 뭐, 왜 마시나 그럼?”


“취했는데?”


“야 너 벌써 취했어?”


“뭔 소리야!!! 나 멀쩡해!!!!”


“눈이 갔어”


“피곤해서 그런거거든? 아 빨리 다들 원샷해!!!!!!!”


“저거 완전 술꾼 다 됐어 아주...
어? 야, 야야, 너 왜 이래. 왜 이래!!!!!!!!!!!!!!!”


술잔을 가만히 지켜보던 승우.
말없이 꿀꺽꿀꺽 마시더니 결국 잔을 비운다.



“으...”


“잘했어!!!!!!”


“미쳤어?!?!?!!”


“시원하네”


“그치! 거봐, 소맥은 딱 원샷으로 때려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뜨거움, 어?”


“지랄을 해요”


“헤헤. 삼촌도 얼른 마셔”


“어린 간이랑 놀아주기 힘들다 참.”


진웅까지 원샷을 하고 잔을 내려놓자
ㅇㅇ이 다시 소맥을 말기 시작했다.


“쉬지 않는 소맥제조사 ㅇㅇㅇ”


“그냥 너 소맥제조사 해라. 변호사 하지 말고”


“소맥 제조 변호사라고 불러줘”



“이거 이거, 재판 지기라도 하면
코 삐뚤어질 때까지 마시겠는데?”


“삼촌이 사줄게”


“뭘 사줘 또. 말려야지 인마”


“내 술은 내가 사서 마실 테니까 신경들 끄시죠?”


“혼자 마시면 혼난다. 무조건 삼촌 불러”


“누구 부를까?
우리 형사 삼촌- 아님 검사 삼촌-?”


“나”
“나”


“나 불러. 내가 더 빨라”


“내가 훨씬 빨라”


“.......”


“출동 안 해?”


“수사 안 해?”


“둘 다 부를 테니까 올 수 있는 사람이 와 그럼”


“그런 게 어딨어. 하나만 불러”


“아 그럼 누구한테 먼저 전화했는지 따질 거잖아”


“어. 당연하지”


“그게 중요한 건데?”


“하... 엄마 부를래”


“스읍-”
“스읍-”


“그냥 다 안 부를래”


“안 돼”
“안 돼”


“...남친 부를래”



.......



“뭐지 이 적막?”



“누굴 불러?”


“없는 사람을 어떻게 불러”


“.......”


“너 남친 생겼냐?”


“안 생겼어”


“삼촌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장담해!!!”


“남친이 있었으면 그런 안경은 안 썼겠지”


“이거는 그냥,”


“컨셉이래. 지적인 컨셉


“별론데”


“씨...”


“그 옷도 컨셉이냐? 안 어울리게 정장은...”


“금발이 너무해 느낌이라고”


“뭐가 너무해?”


“금발... 아 됐어. 말해줘도 모르면서”


“그거는 얼굴이 예뻐야 성립되는 거 아닌가”


“나 못생겼다고 돌려 깎는 거야 지금?”


“직접 깎는 건데”


“삼촌도 못생겼어”



“금발이 왜 너무해? 나 금발 좋은데”


“영화 제목이라고”


“아... 무슨 내용인데”


“여자가 법대 가서 변호사 되는 내용”


“그게 다야? 여자가 변호사 되는 게 영화거리야?”


“하아.......”


“ㅇㅇ이 같은 그냥 여자가 아니라
머리가 금발인 예쁜 여자가,”


“알겠다고!!!!!!”


“.......”


“.......”


“.......”


잠깐 동안 흐른 침묵. 하지만 이내,


“어 그래서”


“자기 남친이 다니는 하버드 법대에 들어가려고
공부 하는 내용이야.
남친이 똑똑한 여자가 좋다며 찼거든”


진웅과 승우는 ㅇㅇ에겐 눈길도 주지 않으며
서로 대화를 이어갔다.


“복수 같은 거네”


“복수까진 아니고,
자기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오기랄까”


“그래서 ㅇㅇㅇ 너도 누구한테 오기부리는 거야 지금?”


“말을 말자”


“말해. 말지 말고”


“영화부터 보고 와 그럼”


“아 씨 바쁜데...”


“볼만 해. 시간 되면 봐”


“오케이”


“보기 좋다. 형제애”


ㅇㅇ가 비꼬는 투로 말하자
진웅이 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찌푸렸다.


“너 남친 생기면 즉각 말해”


“취조하게?”


“전과기록 떼어보게”


“.......”


“뒷조사도”


“그건 네가 해라”


“엉”


“그렇게 공권력 남용하는 거 아니야”


“너 하나는 괜찮아”


“이 나라 검경의 미래가 어둡구만”


“민생안전 치안유지 주민복지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지”


“그런 건 본인들한테나 적용하지?
장가들은 언제 갈 건데?
내 남친 뒷조사 할 시간에
삼촌들 선부터 봐야 되는 거 아니야?”


“어떤 여자가 형사한테 시집오려고 하겠냐.
검사라면 모를까”


“검사도 마찬가지야”


“왜?”


“그건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네 성격의 문제지.
누가 네 성격 감당이나 하겠니?”


“형처럼 괴팍하지만 않으면 되지 뭐”


“내가 괴팍하다는 소리냐?”


“어


“뭐?”


“몰랐어? 아는 줄”


“푸흐..”


“아 나 이 새끼가...”


땅콩을 던지려다 마는 진웅.
승우도 보란 듯이 눈 한번 깜빡 안 하고 쳐다볼 뿐이다.


“삼촌 둘이 싸우면 누가 이겨?”


“나”
“나”


“덩치로 봐선 조 형사가 이길 것 같긴 한데”


“싸움은 순발력이 중요한 거야 ㅇㅇ아”



“경험이 중요한 거지 동생아”


“나 유도 배웠는데”


“난 스트리트 파이터였어”


“맨날 눈탱이 밤탱이 돼서 들어왔잖아”


“넌 다리를 절면서 들어왔었지”


“난 코피 한번 난 적 없는데?”


“대신 뼈가 부러졌었잖아”


“그만해 둘 다”


“형은 입원했었잖아”


“너 그때 병문안 안 왔었지 이 배은망덕한 핏줄아”


“오지 말라며”


“그렇다고 진짜 안 와? 확 씨,”


“아 쫌!”


두 사람의 입 속으로 감자튀김을 넣어주는 ㅇㅇ.
우물거리며 서로를 째려보는 모습을 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나이 거꾸로 먹었네 다들...”



지이잉-
지이잉-



때마침 울리는 휴대폰 진동


“너 뭐 온다”


“어? 나?”


테이블에 뒤집힌 채 놓여있던 휴대폰을 집어들더니
몹시 당황한 얼굴로 다시 뒤집어놓는 ㅇㅇ다.



“.......”


“.......”


“.......”


그 순간 테이블을 집어삼킨 적막


“.......”


“.......”


“보험 전화, 아 삼촌!!!!!”


ㅇㅇ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웅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러곤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꼬?”


“아 내놔!!!”


손을 뻗는 ㅇㅇ을 피해 진웅이 휴대폰을 넘기자


“달라고!!!!”


“여보세요.”


이내 덤덤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승우.


“삼촌!!!!”


“네 ㅇㅇ 전화 맞는데요. 누구시죠”


“아 진짜,”


“쉿. 조용히 해라 조카야”


“왜 남의 전화를 받냐고!!!”


“남자친구요?”


“.......”


“.......”


“이름이랑 나이, 직업, 주소지 말씀해주세요”


“삼촌”


“잘한다”


“이름, 나이, 직업, 주소. 어렵습니까?”


“삼촌 제발...”


“그게 어려우면 남친 때려치우라고 해!!!”


“그쪽부터 말하는 게 여러모로 좋을 텐데요.”


“말 안 하겠대?”


“돌겠네 진짜...”


“제 질문부터 대답하시죠.”



“와, 이거 아주 싹수가 노랗네?
검사 질문에 대답도 안 하고”


“저게 어떻게 검사 질문이야. 깡패 질문이지”
 
“넌 조용히 해 기집애야. 딱 걸렸어”


“아니... 남친 없다고 못 박은 건 삼촌들이야...
난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됐어 이제 네 말 안 믿어”


“언젠 믿었냐?!?!!”


“믿었다 믿었다, 왜!!!”


“아 진짜 유치하게 왜 이러냐고!!!!”


“ㅇㅇ이랑 만난 지 얼마나 됐습니까?”


“그만해. 내놔 빨리”


승우에게 손을 뻗는 ㅇㅇ


“어떻게 만났습니까?”


“달라고!!!!!”


“만나는 이유는 뭡니까”


“삼촌!!!!!!!”


ㅇㅇ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치자
그제야 ㅇㅇ을 쳐다보는 승우.
잠시 뜸들이더니 휴대폰을 건네며 말한다.


“이름 양세종, 27살이고 강북제일병원 인턴으로 있대.

기록 조회 해봐”


“오케이”


“하지마라”


“만난 지는 약 두 달”


“두 달이나 만났어?!?!”


“후... 여보세요? 어 오빠”


“오빠~?”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지금 삼촌들이랑 같이 있거든”


“나중에 하긴 뭘 해, 스읍-”


“어... 막내 삼촌이었어”


“우리 얘기도 했냐?”


“응 알았어 오빠. 이따 연락할게! 수고해!”


“우리한테도 그렇게 좀 상냥해봐라. 엉?”


진웅을 째려보며 휴대폰을 내려놓는 ㅇㅇ.



“뭐, 그렇게 보면 어쩔 건데”


“기록 보기만 해봐”


“볼 건데? 배 형사한테 전화해야겠다”


“하지 말라고!!!! 그냥 인턴일 뿐이라고!!!!”


“사기 전과 있을지 어떻게 알아”


“이 오빠 공부만 한 사람이야!!!
사기 칠 시간도 없었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장담해”


“의대 수석 졸업생이 공부 안 하고 사기치고 다녔겠어?”


“아직 인턴이면 군대도 안 갔다 온 거잖아”


“인턴 마치고 가겠지”


“그럼 그때 헤어지면 되겠네”


“아 삼촌!!!!”


“너 기집애 하여튼, 응큼해가지고. 어?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언제 말 할 시간은 줬어?
나보고 남친 있을 리가 없다며!!!”


“그거야 너도 지금까지 공부 밖에 안 했으니까
네가 남자를 만나면 어디서 만났겠나 싶어서
어림짐작에 한 얘기지.
있으면 있다 얘기를 했어야지!!!!”


“나 지금까지 남자 꽤 만났었거든?
공부만 한 거 아니야”


“짝사랑 빼고”


“그래!!!”


“썸만 탄 거 빼고”


“그, 그래”


“일주일 만난 거 빼고”


“...그..”


“네 사물함 털어가려고 일부러 접근한 놈 빼고”


“.......”


입을 꾹 다문 ㅇㅇ.
진웅과 승우가 아무 말 없이 턱에 손을 괸 채 쳐다보자
조용히 소맥을 들이킨다.


“CC냐?”


“.......”


“대답해라”


“취조하지 말랬지”


“취조꾼한테 취조를 하지 말라니,”


“그럼 나 묵비권”


“얼씨구?”


“묵비권은 행사하라고 있는 거야”


“야 안 되겠다. 검찰로 넘겨야지”


진웅이 승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가 해결해”


“...뭐하는 거야”


“이럴 땐 형,”


갑자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보이는 승우


“사탕을 줘야지”


“사탕?”


“연수원 근처에 오피스텔 내가 구해줄게”


“.......”


“누나 허락도 대신 받아주고”


“진짜?”


말없이 고갤 끄덕이는 승우


“진짜다 삼촌. 약속했어!!”


“그러니까 말해. 하나도 빠짐없이”


잠시 뜸들이던 ㅇㅇ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음... 좋은 사람이야”


“그건 우리가 차차 확인해 볼 테니
어떻게 만났는지, 왜 그 놈을 만나는지 그런 거나 말해”


“좋아하니까 만나지”


“어디가 좋은데.
아 됐고, 어떻게 생겼나 좀 보자. 사진 내놔봐”


“사진?”


“휴대폰에 있을 거 아냐!!”


“있긴 있는데... 삼촌들이 엄청 뭐라 할 것 같단 말이지”


“왜?”


“너무 잘 생겨서”


“허...”


“잘생긴 거랑 우리가 뭐라고 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지?”


“아니 내 말은, 어? 엄마다!”


휴대폰을 건네려던 ㅇㅇ가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급히 전활 받았다.


“어 엄마. 나? 지금 삼촌들이랑 있는데?”


“(커피 마시는 중이라고 해)”


“(술 말고)”


“술 마시는 중”


“.......”


“.......”


“소맥”



“...짜증나”


“후...”


“지금? 당장?”


ㅇㅇ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목시계를 확인하곤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10분 안에 갈게”


“뭐?”


“응~”


전활 끊곤 급히 소맥을 들이켜는 ㅇㅇ


“뭐야 갑자기”


“천천히 마셔”


“크으- 아까우니까 다 마시고 가야지”


“우리가 마시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삼촌들 데리고 오래”


“왜?”

“왜?”


“창고 정리한다고”


“아 왜 갑자기...”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진웅과 달리
승우는 목을 긁적이며 말했다.


“나 바쁘다고 해. 일 있다고”


“바쁜 놈이 이 시간에 조카랑 술 처먹고 있냐?”


“술 마실 땐 괜찮았는데 갑자기 일 생긴 걸로 하자”


“그거 내가 하도 써먹어서 이제 안 먹혀”


“이 기집애가 그동안 얼마나 놀러 다녔으면,”


“...그럼 뭐라고 하지?”


“뭘 뭐라고 해!!! 그냥 가야지”


“일단 마셔”


삼촌들 상황엔 전혀 관심 없는 ㅇㅇ가
소맥 한잔을 또 원샷하며 말했다.


“아까워 죽겠네”


“안주가 더 아깝다”


“싸달라고 해야지~”


“그 전에,”


“뭐”


“사진”


“엉?”


“용의자 사진”


“용의자?”


“아 맞다, 사진 보여줘 빨리”


“용의자가 누구, 아... 오빠?”


대답대신 고갤 끄덕이는 승우


“용의자가 뭐냐 용의자가”


“잔말 말고 내놔”


“쳇. 스무스하게 넘어가나 싶더니”


“안 스무스했어”


“보고 놀라지나 마”


“우리가 대체 왜 놀라야 하는 거냐고 그러니까”


“보면 알아”


ㅇㅇ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휴대폰을 내밀자
진웅이 코웃음을 치며 낚아챘다.

그리곤,



“.......”


입을 삐죽거리며 화면을 노려봤다.


“재수없어”


“왜”


사진을 본 승우 또한


“.......”


아무 말 없이 다시 휴대폰을 돌려주곤 소맥을 들이켰다.


“내 말이 맞지?”



“더럽게 잘 생겼네.
기생오라비처럼 생겨서 여자 문제 복잡하겠어 아주”


“아 삼촌!!!”


“언젠간 얼굴값 한다 걔”


“아주 악담을 퍼부어라”


“너 이 삼촌이 범죄자 몽타주 엄청 많이 보는 거 알지?
딱 보면 관상 나온다고”


“그래서, 범죄자 상이란 뜻이야?”


“바람둥이 상”


“쳇”


“야, 검사 눈엔 어때. 내 말이 맞지?”


“난 그런 거 안 믿어”


“그럼”


“팩트를 믿지”


“팩트?”


“뒷조사 해보면 답 나와. 그때까진 노코멘트 할래”



“오- 역시. 똑똑해 조 검”


“.......”


“두고봐 ㅇㅇㅇ”


“에효, 이러니 엄마가 삼촌들 보고
유치원 다시 가야된다고 하지”


쯧쯧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ㅇㅇ


“야 벌써 가게?”


“10분 안에 간다고 했으니까 가야지. 엄마 기다려”


“아... 잔소리 엄청 들을 거 같은데”


“잔소리하려고 일부러 부른 거야”


“그렇겠지?”


“확실해”


“큭큭 오랜만에 삼촌들 혼나는 거나 구경해야겠다”


“너 남친 생긴 거 다 불어버릴 거야”


“엄마 이미 알거든?”


“뭐?”
“뭐?”


“엄마가 오빠 좋아해. 잘 생겨서”


“.......”
“.......”


“가자!!!!”





.
.
.





“다음 번엔 네가 계산해라”


“지금 한다니까 못하게 해놓고선 이제와서,”


“더 비싼 거 먹을 때”


“....그래라”


“그 다음엔 내가 쏠게!”


“네가 돈이 어딨다고”


“쳇, 두고 봐.

 나 완전 잘 나가는 변호사 돼서 돈 쓸어 담을 테니까”


“로펌 들어가게?”


“응”


“아... 이거 불안한데?”


“왜”


“애 버릴까봐”


ㅇㅇ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고갤 갸웃거리는 진웅


“로펌 변호사들 보면 법보다 돈을 섬기는 거 같아서”


“법 있고 돈 있지, 돈 있고 법 있나?”


“살아 보니 돈이 있어야 법도 있고 사람도 있더라”


“.......”


“양심에 반할 짓만 안 하면 돼”


묵묵히 골목을 걷던 승우가
주머니 속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말했다.


“내가 혹시 양심 팔아먹을 짓 하려고 하면
삼촌들이 나서서 말려줘”


“싫은데?”


“왜?”



“나는 너 잡고, 쟤는 너 수사해서 감방에 넣어버릴 거야”


“아 삼촌!!!!”


“정의구현 빡!!!!”


“이러기야?”


“우리가 말리게 하지 말고
네가 처음부터 그런 마음먹지 않게
 잘 하란 말야. 네 의지에 달렸어”


“치...”


“돈 많이 안 벌어도 되니까 그런 거에 넘어가지 말고.”


“...근데 너랑 나랑 이런 얘기 하니까 웃기다”


“왜?”



“우리 월급이 훨씬 짠데. 크흐흐"


빌어먹을 공무원..."

승우가 진웅을 따라 껄껄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나라가 날 빚쟁이로 만들었어”


“나도”


“뭐야...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거야”


“자진모리”


“.......”


“풉”


“.......”


“내 동생이 개그를 치다니. 말세다 말세”


“하하하”


“푸흐”


삼촌들 사이에 껴서 어이없는 웃음을 짓던 ㅇㅇ가
양쪽 팔짱을 끼곤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삼촌들 멋있다”



“나야 뭐 항상”


“갑자기 웬?”


“빚쟁이로 만든 나라 위해서 열심히 일하잖아”


“그게 이유였어? 얼굴 아니고?”


“.......”


서로를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는 진웅과 ㅇㅇ


“누가 봐도 얼굴 때문인데”


“.......”


“이해해라. 바빠서 거울 잘 못 본대”


“뭔 소리야”


“그런가 보다”


“뭔 소리냐고 새끼야”


“형 잘생겼다고”



“야 나도 귀 있거든?
이게 아주 형을 조빱으로 알고 있어”


“욕 하지마. 애 듣는데”


“지는. 일 할 때 보니까 쌍욕도 아주 개쌍욕을 하더만”


“삼촌 그래?”


“아 그리고!!! 요즘 애들 더 한 욕도 하는데!!”


“스읍-”


ㅇㅇ의 머리를 헝클이며 진웅을 쳐다보는 승우


“우리 애야.”


“아 삼촌,”


“우리 애”


“내 머리 좀 그만 만질래?”


ㅇㅇ가 승우의 손을 붙잡아 내리며 말했다.


“애는 무슨. 나 완전 성인이야
욕해도 돼. 맘껏 해”


“하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그러니까.”


“우리 엄마가 키웠거든??”


“자식 키워봤자 다 소용 없다니까?”


“내 말이”


“하, 참나...”



지이잉- 지이잉-



“잠깐만, 진동 느껴지는데?”


“받아봐”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출동 전화였으면 좋겠다의 줄임말”


“아...”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낸 진웅이
화면을 보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다”


“.......”


“받아!!”



“...조승우 네가 받아”


“싫어”


“한 번만”


“싫어”


“왜 싫어? 우리 엄마 싫어?”



“가끔”


고갤 끄덕이는 승우를 흘깃 째려보는 ㅇㅇ


“네가 누나보다 좋아”


“...좋아해야 되는 거야 뭐야”


“조카야 네가 받아봐봐”


“삼촌한테 온 거잖아!”


“네가 딸이잖아”


“삼촌은 동생이잖아”



“넌 1촌, 난 2촌”


“아 유치하게 이럴 거야?”


“그럼 네가 받든가”


“난 막내잖아”


“으으, 제일 설득력 떨어져”


“저거 검사 어떻게 됐나 몰라.
아 빨리 아무나 받아보라고!!!!”


“삼촌이 받아. 난 몰라”


진웅을 두고 쌩 가버리는 ㅇㅇ과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승우.


“야!!!!!!!!!! 이 배신자 새끼들아!!!!”



뒤에서 들리는 진웅의 절규가 골목을 가득 메웠지만
두 사람은 묵묵히 걸음만 옮길 뿐이었다.





“전화 받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못 봤어?”


“뭐를?”


“형이 휴대폰에 저장한 누나 이름”


“뭔데?”


“저승사자”


“풉”


“형 지금 지옥 가는 길이야. 이해해 네가”


“엄마가 그렇게 무서워?”


“잔소리가 무섭지. 모터 달린 잔소리”


“흠... 삼촌은 뭐라고 저장했는데”


“나?”


“응”


“.......”


“.......”


“메두사”


“.......”


“.......”


“그래서 삼촌이 울 엄마 눈을 똑바로 못 쳐다보는 거였구나”


“.......”


“일러야지”


“아 ㅇㅇ아”


“메롱”


“하, 씨...”





“같이 가자 애들아!!!!!!!!!”




“같이 가자고!!!!!!”




“누나가 나보고 각오하래!!!
나 무서워 애들아!!!!!”



.......



“조승우 이 개새끼야 같이 가자고!!!!!!!!!!!!!”




“풉”



“푸흐흐”





.
.
.









♥항상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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