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일상 (1)




삑- 삑삑삑삑삑- 삑-





벌컥-





“ㅇㅇ아 나 왔어”



“여보오오오오!!!”



현관에 막 들어선 시완을 향해 돌진한 ㅇㅇ.

품에 폭 안기더니 양 볼을 붙잡고 얼굴 이곳저곳에 입을 맞췄다.



“왜 이렇게 늦었어!!!”



“알잖아. 왜 늦었는지”



“그러니까. 그거 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어?”



“양이 하도 많으니까, 덕분에”



시완이 서류가방을 바닥에 던지곤

ㅇㅇ을 들쳐 업으며 말했다.



“하지도 못하는 미얀마어만 종일 들여다보는 내 심정을 

우리 ㅇㅇ이는 알까 모르겠네”



“모를 거라고 생각해?”



“알아주면 고맙고”



곧장 안방으로 향한 시완.

ㅇㅇ을 침대에 던지곤 급히 재킷을 벗기 시작했다.



“왜 립스틱이 번져있어?”



“어?”



“입술”



넥타이까지 풀곤 ㅇㅇ 위에 올라타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설명.”



입가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ㅇㅇ의 대답을 기다렸다.



“무슨 설명. 립스틱?”



“응”



“내가 비볐겠지 뭐”



“.......”



“자기 주려고 찌개 끓이고 있었거든.

그거 맛보다가 그랬을 걸? 아마도?”



“...너 요리 안 하잖아”



“가끔 하거든?”



“가끔도 안 하잖아”



“해. 오늘은 했어”



“왜?”



“그냥. 됐냐?”



입을 삐죽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ㅇㅇ을 다시 눕힌 시완.

깊게 입을 맞추던 것도 잠시,

피식 웃으며 이마에 뽀뽀를 남겼다.



“순두부찌개?”



“응”



“맛있다”



“먹어보지도 않고?”



“먹었잖아 방금”



“쳇”



“우리 ㅇㅇ이는 못하는 게 없네. 요리도 잘하고”



“당연하지”



“키스도 잘하고”



“그럼 그럼”



“크흐...”



“제일 잘하는 건 뭐게”



“뭐?”



“섹스”





.......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시계 초침 소리 말곤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여우”



“늑대”



아까보다 훨씬 농도 짙은 입맞춤 소리가

 이내 들리기 시작했다.



“하아... 근데 자기야”



“어”



“배 안 고파?”



“너 먹잖아”



“오오, 멘트가 많이 늘었어 우리 자기?”



“덕분에”



“하루 종일 나 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대?”



“못 참으니까 전화를 그렇게 했지”



“아 전화 좀 그만해~ 눈치 보여 죽겠어”



시완이 셔츠를 채 벗기도 전,

먼저 옷을 벗은 ㅇㅇ이가 자세를 바꿔 그 위에 올라타며 말했다.



“두 시간 마다 전화하는 사람이 어딨냐?”



“한 시간 마다 할 거 간신히 참은 거야”



“가만 보면 여보,”



“응”





쾅-





“점점 집착하는 거 같아”





쾅-





“...나를”



“.......”



“뭔 소리지?”



“문”



맨몸으로 시완의 가슴팍에 몸을 기대는 ㅇㅇ.



“나가봐야 되나?”



“아직. 조금 더 있다가”



“부딪히는 소리였는데”



“기분 좋은 소린 아니었지”



“아... 좋은 시간 좀 보내나 했더니”



“밤은 길어. 걱정하지마”



“피곤하잖아. 우리 둘 다”



“난 너만 보면 힘나는데”



“난 피곤해. 이번 일 적성에 안 맞아.

산업보안, 으으...”



“끝나면 부서 바꿔달라고 하자”



“어디로?”





쾅-



!!!!!”





“방첩과”



“콜”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이

서로 옷을 챙겨 입으며 마저 대화를 나눴다.



“폭행?”



“그런 거 같아”



“앞집에 지금... 동윤이 아빠 안 들어왔을 텐데 아직”



“아주머니 혼잔가?”



“아니. 동윤이도 있을 거야”



“넌 여기 있어. 내가 나갈게”



“뭔 소리야”



“위험할지도 모르잖아”



“.......”



“.......”



“장난하냐?”



“...미안. 착각했다 잠깐”



“무슨 착각을,”



“진짜 회사원으로”



“씨...”



“나가자. 휴대폰 들고 나와. 신고하게”



“알아서 잘 하거든?”



“더 잘하라고”





쪽-





시완이 씨익 웃으며 뽀뽀하곤 현관으로 나서자

ㅇㅇ이도 따라 서며 말했다.



“몸 좀 풀어볼까?”



“풀지마”





벌컥-





“이 씨발, 못 살겠다고!!!!!”



“우와, 뭐야?”



“별 미친...”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떡 벌린 채 쳐다만 보는 두 사람.

복도에선 웬 도끼를 든 남자와 동윤 엄마가 

문틈 사이로 대치중이었다.



“왜 이러세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어!!!! 이 씨발놈들아!!!!!!”



“무슨 일이에요? 네?”



“갑자기 이 아저씨가 도끼로 우리 집 문을 찍어서,”



“일단 문 닫고 들어가 계세요.

경찰에 신고 하셨어요?”



“아니요 아직. 동윤아, 동윤아!!!”



“이 개같은, 시발 것들아!!! 허구한 날 쿵쾅거리고!!!!!

여기 니네만 사냐?? 어???”



“선생님 약주 많이 하신 거 같은데 진정하시고,”



“넌 또 뭐야 이 새끼야!!!!”



“그거부터 내려놓으세요. 잘못하면 사고납니다”



“뭐냐고!!!!!!”



“주민이에요 주민.

그만 소란 피우고 도끼 주세요”



“뭐? 소란을 피워? 어린 년이 어디서,”



“아저씨”



“ㅇㅇ아,”



“야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년아,

얻다 대고 지랄이야 지랄이!!!!!!”



“뭐라고요?”



“ㅇㅇ아 하지마”



인상 쓴 채 당부하는 시완을 뒤로한 채

남자에게 맞서는 ㅇㅇ



“도끼로 남의 집 현관 부수는 건 무슨 버르장머립니까?”



“이 개같은, 야!!!!!!”



더욱 더 눈이 돌아간 남자가 도끼를 들고 ㅇㅇ에게 향하자,

뒤에 서있던 시완이 앞으로 나와



“헙”



주먹으로 명치를 쳐 남자를 쓰러뜨렸다.

그리곤 정신을 잃은 남자를

바닥에 잘 눕히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ㅇㅇㅇ”



“아무 말도 하지마”



“너 다칠 뻔 했어”



“내가 등신이냐? 술 취한 사람 하나 처리 못 하게?”



“.......”



“너 왜 자꾸 나 무시해?”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하잖아 지금”



“...야”





벌컥-





“어머!! 어떻게 된 거예요?”



“술이 갑자기 올라왔나 봐요. 혼자 쓰러졌어요”



“세상에... 어유...”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데 없으시고?”



“네. 두 분은요?”



“괜찮습니다”



“미안해요, 괜히 우리 때문에... 많이 놀랐죠”



“어머님이 더 걱정이죠. 동윤이는요?”



“신고하고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어요”



“네... 근데 왜 그런 거래요?

자꾸 시끄럽다고 그러던데”



“모르겠어요. 특별히 쿵쾅거리지도 않았는데...”



“있는 대로 얘기 잘 하시면 경찰 쪽에서 합의 봐줄 거예요.

너무 걱정 마세요”



“네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정말.”



“아닙니다”



“경찰 곧 올 것 같으니까 이제 들어가세요.

제가 있을게요”



“아버님은요? 언제 오세요?”



“올 때 됐어요. 전화도 했고”



“아버님도 놀라셨겠어요”



“놀랐죠. 도끼로 문 부수고 있다니까 얼마나 놀래요...

더군다나 아래층 사람이면 앞으로도 계속 마주칠 텐데”



“그러게요. 그게 문제구나”



“저희 때문에 두 분도 괜히 피해보시는 건 아닌가 싶어요.

저 사람이 해코지라도 하면...”



“뭐, 조심해야죠”



시완과 ㅇㅇ의 시선이 허공에서 만났다.

한참 말없이 쳐다보던 중,

시완이 먼저 손을 내밀자 ㅇㅇ가 꽉 맞잡으며 입을 삐죽였다.



“어머님도 조심하셔야 돼요.

언제 또 이런 일 생길지 모르니까”



“저야 그렇다쳐도 우리 동윤이한테까지 그럴까봐...”



“그런 얘기도 경찰한테 다 하세요.

2차 피해로 이어지기 전에”



“스읍-”



“어?”





띵-





“무슨 일이에요?”



때마침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경비원이 내리자

두 사람은 동윤 엄마를 다독이며 상황 설명을 도왔다.



그리곤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피곤한 몸을 기댔다.



“피곤해...”



“나도”



“자기 근데”



“응”



“연기 연습 좀 더 해야겠더라”



“연기 연습? 왜?”



“너무 티나. 발연기야 발연기”



“내가 언제”



“아까도 봐봐. 2차 피해 같은 용어 얘기했잖아.

일반인들은 잘 안 쓰는 거”



“써, 일반인들도”



“아니거든?

그리고 막, 이런 상황에서 너무 침착한 거,

그것도 너무 이상해. 티나”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



“놀라야지!! 당황하고 버벅거리고. 어?”



“자기도 안 그랬잖아”



“못 봤어? 나 엄청 놀란 표정 짓는 거?”



“길고양이 쳐다보듯이 보던데?”



“어?”



“아무 감흥없이”



“아니야”



“난 못 속여”



ㅇㅇ을 품에 넣으며 어깨를 다독이는 시완



“그리고,”



“응”



“나 무시하지마”



“안 해”



“현장에 나가는 것도 나고”



“응”



“옛날에 자기 구해준 것도 나야”



“알아. 알았어”



“나 자기보다 세”



“그건 아니고”



“어어?”



“솔직히 아니잖아”



“왜 이래? 미쳤어? 미친 거야?”



“풉. 아닌 걸 아니라고 하는데 왜, 뭐가”



“진짜 미쳤나봐. 아니면 뭐, 기억상실이야?”



“아닌데?”



“맞는데!!!! 잊어버렸는데??

내가 자기 이긴 거???”



“언제”



“어머? 자기야,”



“그땐 내가 봐준 거잖아”



“.......”



“아 미안. 봐준다는 말 싫어하는데 실수했다”



“....붙어 지금”



“어?”



“붙자고. 끝을 보자 오늘”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됐어. 안 통해. 나와”



“자기야, ㅇㅇ아”



“밖에서 하자. 불편하면 체육관이라도 가든가”



“아아 ㅇㅇ아...”



“붙자고!!!!!!!!!!”








3-1.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시작




(5년 전)





“붙자고!!!!!!!!!!”




늦은 시각, 건물 옥상 위에 마주선 두 사람.

씩씩거리며 소릴 꽥 지르는 ㅇㅇ을

시완은 그저 쳐다볼 뿐이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어. 해야겠으니까 잔말 말고 붙어. 덤벼 빨리”



“싫다면”



“너 다신 안 봐. 상대 안 할 거야 평생”



“후...”



“네가 나 무시하는 것처럼, 나도 너 무시하면서 살 거야.

죽을 때까지”



“무시하는 거 아니라니까?”



“붙자고 그러니까!!!!!!”



시완이 퍽 인상쓰며 ㅇㅇ을 째려보다 서서히 자세를 잡았다.

그리곤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다신 이런 짓 안 해”



“바라는 바야”



두 사람 사이로 긴장감이 흐르던 것도 잠시,

시완이 먼저 달려들자 가볍게 피한 ㅇㅇ이

그의 다리를 걷어찼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고 버틴 시완은

곧바로 ㅇㅇ의 팔을 잡아당겼고

뒤집기 기술에 걸린 ㅇㅇ은 바닥에 내던져졌다.



“으...”



“그만하자”



“까불지마”



굴하지 않는 ㅇㅇ.

벌떡 일어나선 다시 시완을 향해 자세를 취했고,

자신의 주특기인 특공 무술을 이용해 몇 번 주먹을 주고받더니 

결국 시완을 넘어뜨렸다.



“아아...”



“까불지 말랬지”



“아직 안 끝났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교육 훈련 때 받은 각종 무술 시범을 보이며 싸움을 이어갔고,

각자 얼굴에 상처 하나씩 남겼을 때 쯤



“하아, 하...”



“.......”



소강상태에 이르렀다.



“쳐”



“.......”



비록, 시완이 바닥에 쓰러진 ㅇㅇ 위에 올라타

주먹을 내리치기 직전의 순간이었지만 말이다.



“치라고”



“.......”



ㅇㅇ가 부들부들 떨리는 시완의 주먹을 보며 말했다.



“지금 안 치면 너 평생 안 봐”



“.......”



“치라고 씨발!!!!!!!!!!!”



“씨발,”



차마 때리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난 시완



“안 해. 안 할 거야”



“야 임시완”



“이유 없이 사람 패는 취미 없어. 더군다나 너는,”



“왜. 난 여자라 상대하기도 싫다 이거냐?”



“그게 아니라,”



“맞잖아. 너 내가 남자였으면 벌써 치고도 남았어. 안 그래?”



ㅇㅇ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어 말했다.



“.......”



“내가 여자인 게 불만이냐?

여자랑 같은 팀 돼서 싫어? 불편해?”



“내가 언제 불편하데!!!!!”



“근데 왜 자꾸 나 현장 나가는 거 막아?

네가 뭔데 팀장님한테 부탁까지 해?

나 내보내지 말라는 말은 왜 해 네가!!!!”




“...위험하니까”



“너 그딴,”



ㅇㅇ가 시완 코앞까지 다가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개같은 소리 한번만 더 지껄이면 진짜 죽여버린다”



“.......”



“약하단 소리 듣기 싫어서 이 악물고 버텼는데”



“.......”



“제일 친하다고 생각한 네가 그렇게 말해버리면,”



“.......”



“.......”



“.......”



“...나 무시하지마”



“무시하는 거 아니야”



“.......”



“걱정하는 거야”



“하,”



“너 무시해서 막은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네가 내 걱정을 왜 해. 누가 해달래?”



“아니”



“근데!!!!!”




“하고 싶지 않아도 하게 돼.

다른 여자 애들은 걱정 안 돼. 너만 그래”



“.......”



“너 주먹 잘 쓰는 것도 알고

공수, 해양 훈련 성적 다 상위권인 것도 알아.

사격도 나보다 잘하고, 별의 별 씨발,

포커도 나보다 잘 치는 거 알아.

그래도 난 너 걱정 돼”



“.......”



“그냥 그래. 내 마음이”



“...미쳤냐?”



“어. 그런 거 같아”



“.......”



“나는 네가,”



“.......”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시완이 ㅇㅇ의 입술에 맺힌 피를 쳐다보며 말했다.



“진심으로.”



“.......”



“.......”



“너 설마,”



“.......”



“나 좋아하냐?”



“어?”



“좋아하냐고”



“아니 무슨,”



“맞는 거 같은데?”



“아니, 아니...”



“맞는데?”



“.......”



“맞네”



한 걸음 떨어지며 되묻는 ㅇㅇ



“그치”



“.......”



“지금 확실하게 말해.

아님 누구보다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로 남을 거니까”



“.......”



“.......”



“어. 좋아해”



“.......”




“좋아한다, ㅇㅇㅇ”



ㅇㅇ이 고갤 푹 숙이며 답하는 시완을 한참 바라보다

양팔에 팔짱을 끼며 물었다.



“넌 좋아하는 여자를 이렇게 때리냐?”



“뭐?”



“좋아하는 여자 얼굴에 상처를 내?”



“네, 네가 싸우자며!!!!

난 하기 싫다고 했는데 네가, 어?

안 싸우면 평생 안 볼 거라고 그래가지고 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좋아하는 여자를 때려?”



“네 성격상 네 말 안 들어주면 또 계속 지랄하니까,”



“지랄?”



“.......”



“넌 좋아하는 여자한테 욕도 하니?”



“아 미치겠네...”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



“아아- 입술 아파”



ㅇㅇ가 갑자기 앓는 소리를 내자

동그래진 눈을 하곤 입술을 어루만져 주는 시완



“괜찮아? 많이 아파?”



“응”



“그러니까 내가 하지 말자고 했잖아”



“네가 나 방해하니까”



“걱정돼서 그런 거라고”



“좋아해서 그런 거지”




“그래. 좋아해서 그랬다”



“근데 넌 좋아하는 여자를 때렸고”



“네 고집 아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 잘못이야 미안해”



결국 또 고갤 숙이는 시완을 보곤

ㅇㅇ이 몰래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임시완”



“어?”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



“.......”



“예뻤어? 귀여웠나? 나 좀 섹시해?”



“.......”



“응?”



“성실해서”



“뭐?”



“부지런하고 똑부러지고 성실해서.”



“그래서 내가 좋다고?”



“풉. 응”



“.......”



“.......”



“너 나 좋아하지마”



“내 맘인데”



“내 허락 맡고 좋아해”



“싫어”



“.......”



“싫다고. 내 맘대로 너 좋아할거야”



“그래 그럼. 난 내 맘대로 너 안 받아줄거야”



“왜”



“이유가 부족해”



“참나,”



“그리고 나 현장도 나갈 거야”



“.......”



“막지마”



“되게 위험할 수도 있대”



“알아”



“칼 쓰는 놈들이래”



“안다니까?”



“.......”



“동료로서 응원이나 하고 있어. 걱정하지 말고”



“애인으로서 걱정하면 안 되나?”



“안 받아줄 거라니까?”



“너 섹시해”



“뭐, 뭐?”



엄청 섹시해. 낙하산 착지할 때 특히 그랬어”



“뭐야 갑자기”



한 발짝 가까이 다가오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탓에

한껏 당황한 ㅇㅇ이 몸을 뒤로 빼자



“너랑 왈츠 수업 받을 때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 

너무 예뻐서”



시완이 어깨를 붙잡으며 이어 말했다.



“너는 그냥, 항상 귀여워”



“.......”



“욕해도 예뻐”



“.......”



“입술이 특히...”



“특히 뭐”



“예뻐”



“.......”



“나 애인시켜줘”



“뭐가 이렇게 거침이 없냐 갑자기?”



“애인 되려고”



“.......”



“애인이 돼야 걱정도 할 수 있다니까”



“흠...”



“이유 충분하지 이제? 예쁘고 귀엽고 섹시하고.”



“아니? 여전히 부족한데?”



“왜 또”



“더 많고 더 다양한 이유를 원해”



“.......”



“그러기 전까진 보류”



“내 고백이 장난 같냐?”



“아니?”



“근데 무슨 보류야”



“내 맘이야”



“.......”



“까불지마”



“.......”



“좋아하는 여자도 때렸으면서”



“...그 얘기 좀 그만 하면 안 돼?”



“싫은데?”



“.......”



“아, 너한테 맞은 온몸이 아파.

파스 붙여야겠어”



“내가 붙여줄까?”



“아니”



“.......”



“간다”



“같이 가...”








4.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일상 (2)




삑삑- 삑삑-



삑삑- 삑삑-





“자기야”



“.......”



“자기야”




“으응...”



“알람 꺼”



“응...”





삑삑- 삑삑-





“자기야 알람”




“으...”



“끄라고”



“아아...”



성화에 못 이겨 간신히 알람을 끈 시완이

ㅇㅇ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6시야. 자기 출근 준비해야 돼”



“...싫어”



“싫어도 해야 돼”



“안 할래. 잘래”



“일어나...”



“아니야”



베개에 얼굴을 더 깊숙이 파묻는 ㅇㅇ



“잘 거야”



“가자 ㅇㅇ아...”



“나 자는 중이야....”



“지각한다 이러다”



“.......”



“응?”



“.......”



“ㅇㅇ아”



“아아아- 아아- 아아!!!!!!!!”



결국 ㅇㅇ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암막 커튼 덕에 여전히 방은 어두웠지만

시계는 분명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눈 뜨기 싫다 진짜”



“눈 떠”



“...얄미워”



“나?”



“그래”



“나도 곧 나가야 돼”



“그래도 여유가 있잖아”



“비슷해”



“나처럼 6시에 안 일어나도 되잖아!!!”



“대신 내가 아침 차려주잖아”



“.......”



“얼른 씻어. 밥 해줄게”



“.......”



“응?”



“.......”



“어휴,”



시완이 꿈쩍도 않는 ㅇㅇ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곤 양볼에 손을 대고 살짝 흔들었다.



“눈 떠”



“떴어”



“크게”



“이게 다야”



“아냐. 너 눈 더 커”



“네가 더 커”



“아닌데?”



“아아...”



피곤해... 징징대며 시완의 품에 안기는 ㅇㅇ



“이럴 때보면 완전 유치원생인데”



“유치원 다닐 때가 좋았다”



“풉. 뭐?”



“아빠가 막 업어주고 그랬는데”



“그랬어?”



“응. 엄마가 밥 먹여주고”



“완전 애기였네”



“나 원래 애교쟁이였어. 크면서 담 쌓았지만”



“지금도 애교쟁이 맞아”



“징그럽지 뭐...”



피식 웃던 시완이 무언가 결심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업혀!”



“뭐, 어?”



“업히라고”



“왜 이래 아침부터”



“아침이니까”



“뭐야...”



“얼른”



잠시 주저하는 것 같더니 이내 

시완이 내민 등에 몸을 기댔다.

그리곤 어깨 언저리에 머릴 기대며 푹 한숨을 내쉬었다.



“무거워도 몰라”



“안 무거워”



“허리 조심해라. 내 거다”



“넵”



“...자기 냄새 좋다”



“네 거야”



“진작 좀 업어주지”



“앞으로 자주 업어줄게”



“콜”



천천히 화장실로 향하는 시완.

여전히 비몽사몽한 ㅇㅇ을 세면대 끝에 살짝 앉히곤

머리를 묶어주었다.



“세수하는 동안 밥 차려놓을 테니까 하고 나와”



“귀찮으니까 빵 먹으면 안돼?”



“안 돼”



“바나나만 먹으면?”



“안 돼”



“안 되는 거 왜 이렇게 많아?”



“안 되는 말만 하니까”



“.......”




“됐다! 얼른 세수해!”



“응”



시완이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곤 화장실을 나가자

ㅇㅇ가 헤헤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음엔 세수도 시켜줘!!!!”



“어~”



“이도 닦아주고!!!!”



“머리도 감겨줄게~”



“진짜다 너!!!! 약속했다!!!!”



“뻥이야~”



“.......”



“하하하”



“...나쁜 새끼.....”






.

.

.







“오늘은 몇 시에 퇴근해?”



“늦을 거 같아. 임 대표가 박차를 가하고 있거든”



“와, 그럼 나도 늦겠네”



“어”



된장찌개를 한 입 먹으며 씨익 미소짓는 ㅇㅇ



“나도 이젠 내가 국정원 직원인지

무역회사 대표 비서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어”



“크흐”



“임 대표 아주, 나라까지 팔아먹을 인간이야”



“서류 보니까 105㎜ 짜리 곡사포 고폭탄도 넘겼던데”



“응. 고유기술 넘겨 장비도 넘겨... 아주 신났지”



“하아... 제발 서류만이라도 영어로 써줬으면 좋겠건만”



“미얀마로 수출하는데 뭐하러 영어를 써”



“너 몰라서 그렇지

너가 보내준 서류 해석하는데

우리 팀 절반이 매달리고 있어. 하루 종일”



“나도 같은 입장이야”



“아 왜 그 새끼는 하필 미얀마 정부랑 손을 잡아가지고,..”



“북한보단 낫잖아”



“.......”



“북에 넘겼으면 초비상 떴을 거다 아마.”



“집에 못 들어왔겠지”



“어. 허허”





허허. 허허.





“다음 주 쯤에 미얀마 국방사무소 사람이 입국한다고 했거든? 

그때 작전 실행하면 될 거 같아”



“팀장님한테 말할게”



“임무 끝나면 우리 진짜 팀 바꾸는 거다?”



“어. 방첩과”



“해외 출장 보내달라고 하자. 좀 쉬게”



“해외가 더 빡세”



“그래도”



“러시아로 보내면 어떡하려고.

러시아 스파이랑 맞짱이라도 뜨게?”



“안 될 거야 없지. 내가 이길 건데”



“참나...”



“스파이 잡는 ㅇㅇㅇ. 빡!!!! 

어? 완전 섹시하게”



“.......”



“아이리스 김태희처럼”



“.......”



“사탕 키스”



“그건 좋다”



“어우 야~ 아침부터 쑥스럽게...”



“.......”



“넌 시도 때도 없이 그런 말 하더라?”



“...네가 먼저 했잖아”



“키스가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지 꼭 그렇게 말로,”



“네가 했다니까?”



“얼굴 화끈거리게... 푸히”



“.......”



“아 몰랑!”



시완이 갑자기 안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ㅇㅇ의 뒷모습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



“야 안 들어와?!?!?!”



“어어, 갈게!!!!!”






.

.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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