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함께 읽기를 통한 이달의 수필 합평 월간 한국수필 7월호 (9월호 수록 )

 

월간 한국수필에서는 기존의 월평코너를 다른 형태로 시도한 결과 의외의 호평을 받고있습니다. 회원들의 동참이 높아진 점에 감사드리며 아울러 독창적인 의견이 있다면 뜻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3분(중진이상 .중진, 신인)의 각각 다른 관점과 감각을 기대하며 합평위원 한분이 맡은 매수는 200자원고지 10매 기준입니다. 추천된 세편의 작품 총평, 질문취지에 적합한 평과 함께 문학 안에서의 순기능, 역기능, 특징을 분석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합평에 선정된 원고는 보편적인 평판의 잘 쓴 글의 울타리를 벗어나 소재와 주제면에서 다양성을 고려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합평작품

1. 최중호〈이종사촌만들기〉

2, 민병완 <옷>

3, 김미화 <기다리는 만남>

 

합평위원

심정임 (한국수필가 운영이사)

박경옥 ( 동남문학회장역임 )

안혜영 ( 미래수필문학회 사무국장)

 

진행 권남희 편집주간

 

권남희 편집주간 : <이종사총만들기>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이다, 감동과 함께 읽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이다. 결론이나 의미부여를 독자들이 단번에 알아차리는 상투성을 피할 수 없는데 구성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심정임: <이종사촌 만들기>를 읽고 잠시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학창시절 자기가 지은 잘못으로 죄인처럼 평생을 살아가는 ㅇ학생이 ‘시청에 근무 한다’는 말 한마디가 독자로 하여금 안심을 줍니다. 적어도 공무원으로서 공금횡령이나 청탁 같은 비리는 저지르지 않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종사촌 만들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차적구조로 별다른 사족 없이 한 가지 사건만을 전개하면서 주제를 뚜렷이 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표현이 너무 강하고 (그날도 그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 같았다/ 그를 위해 내가 희생(?)하기로 맘 먹었다/ ~지옥과 같은 학교생활~ ) 단어 선택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내용은 따스한 인간애가 풍기는 이야기인데 문장 표현이 강렬합니다. 구성을 현재 만났던 시점을 도입부로 ‘그는 시청에 근무 한다고 했다’로 시작해서 ㅇ학생의 성격과 태도를 언급하고 작가의 생각을 섞어 공무원으로서의 청렴함을 서술하며 그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 38년 전의 이야기를 전개하면 독자는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질 듯합니다.

박경옥: 최중호 작가의 ‘이종사촌 만들기’는 잘못을 저지른 제자를 위해 오랫동안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 스승의 이야기 입니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했던 거짓말이 자신에 의해 들통 나면 제자에게 돌아갈 처벌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사촌 형이 되어주기로 한 작가의 마음이 참 따뜻합니다. 제자가 졸업하고 나서 그 비밀을 밝힐 수도 있었을 텐데 38년 동안이나 침묵하고 있었던 작가가 큰 스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감싸준 스승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그러나 사건의 전개가 너무 단순해서 읽는 동안 긴장감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거짓말을 한 제자가 사촌 형이 되어주기로 했다고 한 스승의 마음을 알고 나서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 살펴보았을 작가의 마음이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매사 행동을 조심하라고 한 스승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는지, 행여 고맙다는 편지나 인사는 하지 않았는지, 독자를 궁금하게 합니다. 그저 죄인처럼 피하기만 하는 제자를 보고 안타깝고 부담스러웠다고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보다 작가의 심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재구성 한다면 감동이 더 진하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안혜영: <이종 사촌 만들기>는 커닝으로 퇴학의 위기를 맞은 학생이 위기를 피하기 위해 호의를 베푼 자신을 거짓으로 판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학생의 장래를 위해 거짓말의 공범자가 된 체험을 쓴 수필이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한 편의 수필이 되어 짧고 단조롭다는 아쉬움이 있다. 문장이 군더더기가 없어 더욱 짧아졌을 듯하고 자신의 선행이니만큼 크게 부풀리고 싶지 않은 조심스러움이 더욱 말을 아끼게 하지 않았나 싶다. 학창 시절 선생님의 말 한 마디로 인생 행로가 바뀌는 경우가 얼마나 허다하고 생활 기록부 한 줄로 앞길이 막히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글쓴이의 교사 생활에 플러스가 되지 않을 거짓말을 한 학생을 볼 때마다 불편했을 터인데 넓은 마음으로 그를 포용해 준 배포가 존경스럽다. 38년의 세월이 흐른 후 만난 그 학생은 시청 공무원이 되어 있었다는 한 마디에 글쓴이의 공로가 다 드러난다. 그 당시에 글쓴이가 자신의 체면만을 중시해 진실을 말하여 그 학생의 앞길을 막았다면 그는 결코 공무원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거짓을 행한 자는 응징하는 것이 옳지 않나 독자도 갈등하게 했지만 그 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이미 알고 있다는 데서 해답은 나와 있다. 자신의 체면이 상하는 일임에도 용기 있는 행동으로 한 인간을 구원했다는 에피소드 자체가 귀한 소재이므로 현란한 구성으로 멋을 부리기보다 당시의 갈등 부분이나 현재의 마음 상태를 좀 더 친절하게 풀어서 썼더라면 단조로움을 보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권남:. <옷>은 옷과 사람과 그 입기에 따른 인품의 관계를 유추하고 있다. 편안하고 공감이 큰 내용인데 옷차림새가 맵시와 인품에서 결정하는 것인지, 옷입기에 대한 생각이나 해답을 교과서적인 도덕성에 대입하는 것은 상투나 작위적이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심정: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작가의 시야나 판단력도 변해야 합니다. 아직까지도 지난날의 보릿고개나 가난했던 시절을 들추면 요즘 젊은이들은 식상하다고, 작품이 늙었다고,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명품의 신제품도 몇 시간 안에 짝퉁으로 생산될 수 있고 패스트패션으로 싼 값에 유행하는 옷을 입을 수 있으니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사게 됩니다. 거리에는 모두 잘 차려 입은 선남선녀들이 걸어갑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명품옷에 명품가방을 들었다면 행동 역시 명품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고민하는 것도 이것입니다. 명품 옷과 명품 백에 인품을 메기는 것은 그 물건 값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이 자기의 능력에 맞게 명품을 든다면 이 또한 자신을 돋보일 수도 있습니다. 분수에 맞게 나를 꾸미는 것도 그 사람의 인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상식을 뛰어 넘는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역동하는 젊음이니까요. 그렇다고 그들에게 고정관념의 잣대를 들이 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박경: 민병완 작가의 ‘옷’은 옷 입기에 따라 사람의 인품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생김이 아무리 훌륭해도 옷차림이 정결치 못하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옷을 잘 입으면 사람이 한층 빛나 보일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옷이 날개다’라는 말도 그 때문에 생겨난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옷차림새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인품은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씨에서 풍기는 것이지 옷차림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는 비싼 옷이 아니어도 맵시 있게 자기에게 맞는 색상으로 잘 갖춰 입으면 된다고 하지만 비싼 것과 비싸지 않은 것은 그 옷을 입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 옷맵시를 판가름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 옷이 어울린다거나 맵시가 있다거나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옷은 사람의 포장에 불과할 뿐인데 언제부터 옷으로 가치 평가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 부분도 작가 자신의 생각이라 여겨집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요. 어느 누가 사람의 가치를 옷차림으로 평가 할까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옷에 대한 단상을 마무리 하면서 겉치장에 불과한 몸의 옷보다는 마음의 옷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작가의 결론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교양과 인품의 향기가 풍기는 마음의 옷’이란 무엇일까요. 작가의 깊은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안혜: <옷>은 옷차림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글쓴이의 인생 역정에 따라 변한 옷차림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한 시대의 변화를 겪어 오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연륜이 엿보인다. 집에서 옷을 지어 입던 시절과 양장점에서 맞춰 입던 세월을 지나 기성복을 사 입는 현재를 겪고 있는 작가의 옷입기 행로는 우리 시대 옷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이렇듯 한 인간의 삶은 한 시대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모두가 똑같이 겪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작가가 남들과 다르려면 우아한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유한 마담이어서는 안 되고 시대를 온 몸으로 호흡하는 전사여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젊은 사람들이 박물관에서나 보았을 법한 인두로 옷 짓는 이야기는 좋은 자료이다. 그리고 옷을 만들다 보면 옷 주인의 품성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는 얘기는 옛어른들의 좋은 경험담이다. 이런 얘기를 들려 주는 어른을 글로나마 만난 것이 감사하다. 글쓴이가 조금 더 역동적인 인생을 살아 옷에 대한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보았다.

첫 문단과 끝 문단에서는 옷차림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밝혀 놓았다. 옷차림이 사람의 품격을 대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또 옷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상반된 논지를 피력하였다. 이런 사고도 겉포장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우리 전통적인 가치관의 습득 결과로 보인다. 젊은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고 주제와는 맞지 않은 사족이다. 사실 중년 이후의 수필가라면 대부분 이런 삶을 살아 왔고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나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옷이라는 주제를 잘 표현하려면 옷 자체에 몰입해야 하고 내면의 중요성 언급은 필요 없으며 옷 입기에 대한 더 구체적인 경험 소개가 필요하다. 작가라면 일반인보다 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고 다이내믹해야 하는 이유를 이 수필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만나보면 곱디 고울 한 선배에게 잘 생기지도 않은 후배가 외람되이 삶의 궤도를 바꾸라는 의견 피력하여 대단히 죄송스럽다. 연락하시면 술 한 잔 사겠습니다.

권남: < 기다리는 만남>은 상처받은 관계와 그 회복이 얼마나 아프고 힘든 일인지 토로한 글이다. 절제심이 보이지만 객관성을 얻으려면 더 냉철한 응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심정: <기다리는 만남> 수필은 다른 장르와는 달리 자기고백 문학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아픈 상처를 고백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 글을 쓰기 위해 작가는 많은 용기를 냈을 겁니다. 주제는 서로 용서와 화해하자는 것인데 작가의 가족관계가 아리송합니다. 물론 아픈 곳을 들춘다는 것은 잔인하지만 작가가 마음 굳히고 고백하려 했으면 독자가 이해하기 편해야 합니다.

⑴ 계부와 갈등이 어떤 계기로 서로 신뢰하게 되었는지⑵ 친엄마보다 계부와 관계가 더 좋은 연유는 무엇인지⑶ 아버지는 당신의 아들딸들도 소식을 끊고 살고 있는데 의부형제와 관계는 어떠했는지⑷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화해를 언급했는데 진정으로 엄마와 화해는 했는지. 많은 부분이 모호 합니다. 좀 더 냉철한 현실감각과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이며 그 주제에 따른 소재를 어떻게 선택하고 표현해야 하는지는 많은 문장 수련에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박경: 김미화 작가의 ‘기다리는 만남’ 은 가족의 분열이 가져온 슬픔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상처를 어루만지는 작가의 깊은 사유도 느껴집니다. ‘아버지의 머리 위에서 부서지는 햇살’이라든가 ‘상처의 세월을 부려놓고 걸어와 길 끝에 서성이는’ 등의 비유적 문장력도 돋보입니다. 수필은 사유의 문학이라고 하지만 지나친 스토리의 절제는 글의 흐름을 방해 합니다. 의절하고 지낸 십년의 세월 속에는 분명 아버지와의 왕래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정작 의절의 원인인 된 화해해야 할 어머니가 안보입니다. 화자는 누구를 용서하고 화해를 한 것일까요. 또한 아버지의 기다림 속에 불쑥 튀어나온 아픈 손가락인 ‘그들’의 존재를 좀 더 구체화 시켰으면 아버지의 간절한 기다림과 슬픔이 독자에게 더 와 닿았을 것입니다.

안혜: <기다리는 만남>은 계부에 대한 정과 그 인생에 대한 안타까움을 쓴 자기 고백의 수필이다. 곳곳에 묻어나는 인간애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드라마같은 작품이다. 계부의 한평생에 대한 성찰과 본인의 가족사의 아픔까지 대서사시처럼 녹아 있어 평가를 하는 자체가 두려운 수필이다. 힘들게 썼음이 느껴진다. 엄마에 대한 판단이 맞는지 조금 객관적 시각으로 숙고해 보았으면 하고 간혹 나타나는 문맥이나 맞춤법의 오류를 바로잡는 성의를 보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초반에 대작을 썼으니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쓸까 본인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다. 폭넓은 독서와 사유로 다른 영역에까지 관심을 넓혀 나가 계속 스케일이 큰 주제를 다루어 나간다면 큰 작가로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호흡이 긴 문장을 손질하여 사고를 깔끔하게 보여 주는 간결한 문장으로 다듬는다면 더욱 잘 쓴 작품이 될 것이다.

권남: 세 작품에 대한 총평과 함께 한편을 선정해주기시 부탁드립니다.

심정: <이종사촌 만들기>는 요즘의 사제지간을 생각하면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ㅇ군이 50대라고 하니 그 시절만 해도 선생님과 학생 관계는 지금과 같은 직업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ㅇ학생이 아무 상관도 없는 선생님을 이종사촌 형이라고 했을 때는 선생님에게서 신뢰되는 그 어떤 아우라를 느낀 것 아닐까요. 인간관계에서는 이런 것 들이 중요합니다. 선생님도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비밀을 지켜 주어 죄의식이 더 강해진 듯합니다. 정학까지 받았으면 잘못에 대한 대가는 톡톡히 치렀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ㅇ학생은 자신의 양심에 대한 죄의식으로 그 일을 가슴에 담고 살아갑니다. 요즘 강력범이나 살인범들의 양심과 비교하면 느껴지는바 큽니다. 작가가 ㅇ학생을 도우려고 맘을 굳혔다면 죄의식에서도 벗어 날 수 있게 도와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옷>은 소재가 좋았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유추해 봅니다. 독자들도 옷을 입고 벗으면서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한 두 번씩은 해 보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에피소드1,2를 결합하여 하나로 묶고 변화한 패션계를 좀 더 명쾌하게 설정하고 옷에 대한 나의 속물적(?)마음을 허심탄회하게 술회한다면 재미있는 글이 되겠습니다.

 

<기다리는 만남> 아픈 상처일수록 고백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런 어려움을 무릎 쓰고 고백 할 때는 분명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내용이 너무 절제되어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글쓰기와 독서, 사색으로 이런 것들은 극복되리라 믿습니다. ‘눈꽃 같은 흰머리를 한 아름 이고 있는 아버지의 머리위에서 햇살들이 부서진다. 문득 그 모습이 하얀 사기등잔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는 비유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박경: 수필은 내가 나를 형상화 하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수필에는 그 사람의 인품이 드러납니다. 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 작품 모두 자신의 체험과 사색으로 독자에게 느끼고 생각할 기회와 여지를 주었습니다. 최중호의 ‘이종사촌 만들기’는 따뜻하고 사려 깊은 스승의 마음을 보았으며 민병완의 ‘옷’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옷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김미화의 ‘기다리는 만남’은 상처의 세월 앞에서 아직도 서성이는 아버지의 간절한 기다림이 애처로웠습니다. 그중 가족 간의 상처와 회복의 문제를 형상화한 시킨 ‘기다리는 만남’을 추천합니다.

안혜:세 작품은 각기 다른 색깔을 띠고 있으나 모두 휴머니즘으로 감동을 주는 좋은 수필이다. 오늘도 뉴스에 범죄자로 이름을 올린 누군가가 자랄 때 이런 수필 한 편만 읽었어도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학, 특히 수필은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좋은 기능이 있지만 종이책 자체를 접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이런 수필을 찾아 읽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결국은 이미 좋은 품성으로 길들여진 이들만 이런 좋은 글을 읽는 아이러니를 어찌할 것인가? 문학이 ‘그들만의 잔치’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는다.

모두 좋은 글이라 하나를 고르기가 몹시 망설여졌지만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가족사를 고백한 김미화님의 용기에 한 표를 던진다.

 

* 3개월간 합평을 시작하는 심정임.박경옥. 안혜영 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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