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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읽기 2 : 중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선

작성일 작성자 雲靜, 仰天

중국 읽기 2 : 중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선


서상문(中國共産黨 소속 中共創建史硏究中心 海外特約硏究員)

  

서양사회는 벌써 몇 세기 전부터 중국의 잠재성을 눈여겨 봤다. 이미 18세기 때부터 나폴레옹이 ‘잠자는 사자’인 중국이 깨어나면 세계가 경천동지할 것이라고 했는가 하면, 세계사를 도전과 응전이라는 틀로 해석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Toynbee Arnold Joseph, 1898~1975)도 21세기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21세기에 들어와 나폴레옹의 말대로 세계가 중국의 용틀임에 놀라고 있고, 토인비의 예언대로 21세기가 중국의 세기가 돼 가는 듯하다. 모두 중국의 놀랄만한 급성장 때문이다. 경제력이나 군사력의 몸집이 불과 한 세대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괄목상대한 지경이다. 여기에는 놀람과 함께 우려도 혼재돼 있다.  서로 상반되는 시선들도 교차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세계 중국학계에는 중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들이 존재한다. ‘중국위협론’(China Threat)과 ‘중국기우론’이 그것이다. 대체로 중국위협론은 중국비관론과 연결돼 있고, 중국기우론은 낙관론과 연결돼 있다. 먼저 중국위협론의 기원부터 살펴보면, ‘중국위협론’이라는 개념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일본방위대학의 무라이 토모히데(村井友秀) 교수가 잡지『諸君』에「中國, 潛在威脅を論ずる」(중국, 잠재위협을 논한다)라는 논문이 나온 1990년 8월이었다. 이 글이 중국위협론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라면, ‘중국위협론’이라는 ‘용어’의 최초 지적 소유권은 미국의 로스 먼로(Roth Moonro) 교수에게 있다. 이 용어는 그가 1992년『Policy Review』가을호에「깨어나고 있는 巨龍, 아시아의 진정한 위협은 중국으로부터 온다」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 학계와 언론계, 군사 및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중국위협론의 기원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을 위험한 국가로 보는 시각은 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을 지닌 국가, 즉 미국과 일본에서 형성돼 중미관계가 악화되거나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국제정치학이나 현실 국제정치에서 끊임없이 활용돼오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과 영국 사이에 홍콩의 주권 반환이 거론되기 시작한 1980년대 말 이후 실제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양된 1997년 전후부터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자유세계가 전체주의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 위협론을 재등장시킨 점을 들 수 있다. 1997년에는 리처드 번스타인(Richard Bernstein)과 로스 먼로가 중국위협론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저서『Coming Conflict with China』(다가올 중국과의 일전)이 출간됨에 따라 증폭됐다. 또한 최근 10여 년 사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에 반발한 아세안 국가들의 우려에 편승해 중국의 위협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문제 전문가인 스티븐 모셔(Steven W. Mosher)는 중국의 세력 부상을 분석하면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할 것이며, 그 방식은 다음과 같은 세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첫 번째는 기본적 패권단계로서 대만을 수복하고, 남중국해를 장악함으로써 이에 대해 타국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는 지역적 패권추구 단계로서 영토를 淸代 전성기 수준으로 확대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는 세계적 패권추구단계로서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미국과 대결하고, 미국 주도의 평화(Pax Americana)를 중국 주도의 평화(Pax Cinica)로 대치하는 단계이다. 모셔는 또 중국의 엘리트들은 아시아지역의 강대국을 건설하는 것을 외교목표로 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자국세력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97년부터 번스타인(Richard Bernstein), 먼로(Ross Munro), 거츠(Bill Gertz) 등의 중국위협론 주창자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본다. 첫째, 세계 구조적인 문제로서 극도로 경쟁적인 국제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행위자들은 스스로 강렬한 라이벌로 되기 마련이라는 과거의 역사에서 중국위협론을 유도했다. 이는 치욕의 역사를 이겨내고 굴기하는 중국의 민족주의가 미국을 대신해 아시아의 주도국가가 되려는 원동력이 될 것이므로 중국은 위협적이라 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둘째, 세계의 공장과 시장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중국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며, 동시에 증가하는 국가적인 부를 군사력에 쏟아 넣는 패권국가가 될 전망이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다. 셋째, 민주주의적 분위기의 미국과 권위주의적인 중국 간의 문화적 상충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찰과 위험으로 중국은 위협적이다.〔Richard Bernstein and Ross Munro, “The Coming Conflict with America”, Foreign Affairs, Vol. 76, No. 2 (March/April, 1997), pp.21~22, pp.24~27〕.


물론, 중국정부는 ‘중국위협론’을 퍼뜨리고 있는 미국이 중심이 된 중국전문가들의 주장을 의식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식적으로 평화지향적인 의지를 드러내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향후 패권을 추구할 의지가 없으며 그럴만한 능력도 없다는, 다소 엄살 섞인 메시지를 발한다. 중국은 자국의 진의를 입증하는 예로서 국가수뇌부의 평화지향적 의지 외에 자국의 군사전략, 즉 국가수뇌부가 설정한 자국의 국방목표가 방어지향적이라는 점을 든다. 그리고 현재 중국군은 중국대륙에 대한 ‘접근거부능력’ 강화, ‘정밀타격능력’ 향상, ‘핵 억지력 강화’, ‘원거리 공중작전능력’ 확대 등을 국가방위의 주요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것도 자국의 핵심이익으로 상정된 대만문제, 남중국해, 釣魚島(일본명 ‘尖角열도’) 등을 둘러싼 영토갈등에 대비하고 미군의 역내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인 군사준비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또 중국군의 방어적인 군사전략은 최근의 해군전략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고도 한다. 즉 근해전략에서 원양전략으로 선회하면서 근해방어전략에서 원해방어전략을 수행할 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이 또한 “적극적 방어전략”으로서 곧 상대가 먼저 공격해오지 않으면 절대 먼저 타국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자위적 방어의 ‘후발제인’(後發制人)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서상문,『중국의 국경전쟁(1949~1979)』(서울 :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13년 6월 25일), 11~12쪽〕.


어쨌든 중국위협론은 중국의 갑작스런 국력신장과 팽창에 놀란 나머지 대개 역사적, 경험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에 따라 위협의 내용이나 개념도 달라진다. 과연 중국위협론은 근거가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중국의 국가적 능력과 국가수뇌부의 의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현실적 힘의 증가에 민족주의적 의지가 합쳐져 중국은 평화와 협력보다는 현상파괴와 갈등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위협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입장에 따르면, 중국이 의지 면에서는 민족주의적 위협이 있고, 능력 면에서는 경제적 위협, 군사적 위협, 세력전이 위협이 거론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이른바 민족주의적 위협론이란 중국의 민족주의와 민족중심적 행태가 패권적 대외정책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한민족주의(大漢民族主義)’를 추구하는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통해 국제정치의 중심국가로 부상해 과거 150여년 이상 제국주의에 당해온 ‘치욕의 역사’에서 벗어나고 21세기를 새로운 제국주의에 침략을 당하기 이전의 영광을 회복시키는 세기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의도와 기도는 군사적 팽창주의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지 면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국가적 목표, 비전, 운영방식이, 능력 면에서는 실제적인 경제, 정치, 군사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국력과 깊이 관련돼 있다. 의지는 대체로 역사적 요인에서 기인한 민족적 성향을 말한다. 이를 나타내는 키워드가 바로 ‘중화사상’이다. 이는 자고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었으며, 앞으로도 중국은 중국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문명충돌론’이라는 관점에서 유교문화에 기초한 중국의 민족주의와 가치체계는 필연적으로 기독교나 이슬람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서방세계 가치체계와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새뮤얼 헌팅턴도 중국의 위협론에 동조한다.


둘째는 경제적 위협론이다. 1979년 이래 불과 얼마 전인 금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연평균 9%에 달하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해왔다. 그 결과 현재 외환보유고 1위로 올라 섰으며, 구매력 수준으로 계산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미국의 12조 달러에 근접하는 10조 달러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이 수치들이 표증하듯이 중국이 경제대국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여기에는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저력에 대한 위기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또한 실제로 중국의 고성장이 초래될 전지구적 재앙이나 부작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14억에 육박하는 인구에다 개발과 성장 우선전략을 구사해온 중국정부가 고성장 유지에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를 확보하느라 초래시킨 환경 및 생태 파괴 등에 대해 서구 각국들이 다양한 형태로 위협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른바 인구 위협론, 에너지 위협론, 식량 위협론, 환경 위협론, 자원 위협론이 그것이다. 향후 중국이 만들어내고, 중국이 직면할 이러한 문제들이 세계의 수요와 공급체계를 교란시켜 궁극적으로 새로운 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셋째는 군사적 위협론이다. 중국이야말로 전형적인 패권 추구 국가이며, 기존 패권국가의 현상유지에 도전하는 위험한 국가라는 주장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확한 내역이 불투명한 중국 국방비의 규모와 지출이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007년 12월 29일에 발간된 ‘중국국방백서(2006年中國的國防)’는 2006년 국방비가 2,838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4.87%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장언주(姜恩柱) 전국인민대표회의 대변인이 밝힌 2007년 국방비 예산은 3,509억 위안으로 지난해에 비해 17.8% 증액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국방비 발표는 실제 보다 축소돼 있다고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07년 5월 ‘중국 군사력에 관한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의 국방비가 공식적인 예산보다 2~3배 많은 700억~1,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서상문,『중국의 국경전쟁(1949~1979)』(서울 :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13년 6월 25일), 13쪽〕.


이러한 추정과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예컨대 중국정부가 고도 경제성장의 과실과 국부를 국가내부의 문제나 인류보편의 문제들, 즉 정치적 자유 및 기본권 보장, 국민의 참정권 신장 등으로 상징되는 정치발전이나 민생, 복지증진, 환경 및 생태계, 에너지 등의 복지 및 미래산업에 투자하기보다 지속적 부국을 위한 재화의 확대재생산과 강병에 쏟아 붓는 등, 과도하게 국방력 증강에 쏟아 붓고 있기 때문에 자국지도부의 평화지향적 의지와 정책적 기조들이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수 년 간 중국이 연평균 18.2%라는 가공할만한 폭으로 군사부문 재정지출을 증가시켜온 사실로 뒷받침 된다. 그래서 서구의 많은 중국관찰자들은 중국은 군사초강대국 지위를 거쳐 21세기에는 최소한 지역 패권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Deny Roy, “The China Threat Issue”, Asian Survey, Vol. 36, No.8, August 1996, p.759 ; Yag Deng & Fei-ling Wang Ed., China Rising : Power and Motivation in Chinese Foreign policy (Lanhan : Rowman & Littlefield Publishers, Inc., 2005)〕.

 

넷째는 서구 국제정치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세력전이(勢力轉移)이론에 입각한 위협론이다. 세력전이 이론의 역사적 기원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모두 자원과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지배국 영국과 급속히 성장하는 불만족 국가 독일의 갈등에서 찾는다. 독일이 내부문제 해결을 빌미로 영국의 세력권에 도전함으로써 전쟁이 촉발됐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중국의 외교정책과 전략이라는 정치적 잠재력이 향후 중국을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시킬 것이라는 게 그 골자다.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의 오갠스키 교수는 힘에 기초한 위계적인 국제질서와 국가간 세력의 불균형이 오히려 국제평화와 안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대국이 이미 지배국이 돼 있는 상황에 불만을 느끼는 국가들은 점차 자국의 힘을 축적해 서서히 강대국 반열에 진입하려고 애쓰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간 갈등의 빈도와 강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오갠스키의 세력전이 이론을 현재의 미중 간 갈등에 적용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즉 중국은 자국의 증강된 국력과 위상에 어울리는 국제적 발언권과 역할을 요구하지만, 미국을 위시한 기존 강대국들은 중국과의 이익 균점에 인색하거나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결국 중국은 부득불 자국의 힘을 키울 필요성을 느끼게 되므로 미국에 대항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세력전이이론에 따르면, 중국의 급성장과 외교력 강화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성숙단계에 있는 지배국인 미국과 성장단계에 있는 불만족 국가인 중국 사이에 국력이 비슷해지는 시점에서 무력충돌이 불가피하고, 갈등이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이 보이는 예로는 각 분야에서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들을 들 수 있다. 예컨대 중국이 분명 힘의 증대와 확대에서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으며, WTO 가입이나 베이징올림픽 유치처럼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도움과 협조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탈피해 독자적인 영향권과 세력권을 형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 사이에 전쟁의 위협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여러 가지 중국위협론들에 대해서 반론도 있다. 그 선봉에 ‘기우론’이 있다. 중국기우론이란 한 마디로 중국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실적인 능력과 의도라는 측면에서 중국위협론을 반박하는 중국기우론자들은 중국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기우론자들은 중국위협론에 내재돼 있는 의문, 즉 경제력 면에서는 강대국이 된 중국이 과연 정치력과 군사력에서도 미국에 필적할 수 있는 강대국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반론을 편다. 그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은 과대평가되고 경제성장률도 부풀려져 실제는 부실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중국은 기본적으로 아직도 저발전 국가이며 경제규모나 수준에서도 선진국과는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특히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혼재하는 중국의 독특한 체제는 내부적인 모순을 많이 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과거 20여 년간 중국이 평균 9%가 넘는 고도성장을 기록했지만, 중국경제의 고도성장도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유지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2006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구매력 수준으로 약 10조 달러로 미국의 12조3,000억 달러, 유럽연합(EU)의 12조1,8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였다. 현재는 전체 경제규모로는 이미 미국을 앞질러 2015년에는 GDP가 11조2,119억 달러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였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이러한 고성장이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는 것이 중국기우론자들의 판단이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굴릴 때 크기가 작은 눈덩이는 굴리기 쉽고 빨리 굴릴 수 있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느려질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위협론자들이 중국의 위협이 ‘가상적인 것’이라는 점을 잊고 있으며, 중국의 미래를 과거에만 투영해 예측하거나 현재의 현상을 지나치게 과장함으로써 중국의 실상과 의도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서구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위협을 부풀린 것이며, 잠재적인 가능성일 뿐, 향후 실현될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경쟁이 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함으로써 세계체제에 들어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기우론자들은 중국의 군사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과장됐다고 반론을 편다. 중국정부는 군사비 증가가 인건비 부분에 대한 보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최소한 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미국과 일본에 비해 미미하며,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 군사비는 증가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사비가 급속히 늘어났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중국의 실제 국방비가 1,000억 달러가 넘을 수도 있다는 중국위협론자들의 주장은 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중국이 내놓는 통계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음을 감안해 최대한으로 추정해도 500억~600억 달러 수준으로 추론된다. 사실 이는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위비 총합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체 중국의 경제규모와 정부운영에서 재정분배 상 국방비에만 과도하게 쏟아 부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아무리 많다고 해도 국방비는 1,000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인 듯하다.


중국정부의 해명에 의하면,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과 국가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2003년에는 각각 1.4%와 7.74%, 2004년에는 1.38%와 7.72%, 2005년에는 1.35%와 7.29%로 낮아졌다. 2006년 12월 29일에 발간된 중국국방백서는 국방비의 구성, 용도 및 증가폭과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즉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의 국방비는 연평균 13.36% 증가했고,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9.64%씩 증가해왔다. 또한 2006년의 국방예산은 14.68% 증가한 2,838억 위안이지만, 이는 미국의 6.19%, 영국의 52.95%, 프랑스의 71.45%, 일본의 67.52%에 불과한 액수로 여전히 선진국의 수준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중국국방백서는 국방비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우선 군인 급여와 부대 생활환경 개선, 무기 및 장비와 기초시설 건설비용, 군 전문인력 육성지원, 물가상승요소 반영 등을 거론한다. 중국의 국방비 총액에 비해 병력 1인당 평균지출액은 강대국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현저하게 낮은 액수다. 2005년 중국의 병력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만7,600위안으로 미국의 3.74%, 일본의 7.07%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중국인민해방군이 운영하던 사영기업 부문을 포기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보상금 역시 국방예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방비의 증가를 순수한 군비 증가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해외의 보수적인 학자들과 전문가들도 중국의 군사력을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중국기우론에는 몇 가지 놓쳐선 안 될 함정이 있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꼭 미국을 능가하고 세계 1위의 군사강국이 되지 않아도 주변국들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것을 간과한 점이다. 또 현재가 아닌 미래의 불확실한 일을 미리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중국지도부의 의지를 보면 미래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장 현실에서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동북공정, 서남공정, 明淸史공정 등등의 국가적 프로젝트로 아세안 국가 등의 주변국들로 하여금 의구심을 가지고 중국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들은 중국이 세계와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다지만 그럼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동북공정만 하더라도 중국은 동북지역에서의 고구려 역사를 전면 부정하고 중국의 ‘평양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으니 남북한이 안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작년 2015년 9월 3일 ‘항일승전70주년 기념일’에 시진핑이 야심차게 선보인 중국군의 군사퍼레이드에서 그가 중국군 30만 명을 감축하고,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선언이 제대로 지켜질지 세계의 시선이 주목하고 있다. 그야말로 중국위협론이 시험 받고 있는 것이다. 


2013년 12월 초고,

2016년 1월 3일 가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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