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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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울 이야기 2

프랑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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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이야기 2.

꼬마가 조금씩 자라
변성기를 맞이한 사춘기가 되었고
새로운 지역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역 앞의 얼어붙은 분수대와
청소년 출임 금지 지역으로
등하교를 하면서 바라보는
서글프고 호기심 많은 풍경


소년의 어머니는
식당을 접고 다방을 차렸고
소년은 어쩌다 심부름을 하게 되면
수치심으로 얼굴이 붉게 물들어
혹여 친구들에게 눈에 뛸까 봐
고개를 숙이곤 좁은 거리를
종종 걸음으로 내 달렸다.
어머니는 시내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오래된 성곽으로 둘러쳐진 산에
새벽마다 올라갔다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소년은 같이 산에 갔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바램을 무색하게
따스한 온기를 느끼는 이불 속에서
게으른 햇님과 함께 느긋한 아침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추운 날
소년은 어머니의 바구니를 들고
산으로 올랐다.
말 타는 강감찬 동상 앞에는
산책하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이 눈에 들어오고
사람들은 반갑게 인사를 해온다


운동복 차림의 노인들이
어머니에게 몰려들고
어머니는 바구니 속의 내용물을
풀어 놓아 한잔 한잔을 정성껏 딸아 드리니


추운 입김 사이로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쌍화차의 향기와 따스한 열기는
웃음꽃으로 주변을 장식하고
게으른 햇빛보다 먼저 세상을 깨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밤새 정성스레 다린 쌍화차를
노인네들에게 불효의 마음으로 전하는
그 날,
소년은 어머니의 마음을 읽었다
아침마다 산에 오르는 이유를......


소년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다.
새벽이면 어머니의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산에 오르고
골목길도 여유를 부리며 걸을 수 있었다.
춥고 긴긴 그 겨울에
소년은 사랑이란 체취에 묻혀
따스하게 따스하게 보내게 된다


도시도 비대해져 많이 변했고
소년이 그 때의 어머니 나이만큼 변했어도
지금도 생생한
어머니의 추위에 움추린 환한 웃음......


그립다


단지 겨울 이야기로 간직할지라도

출처 : 사혼의 다락방
글쓴이 : 사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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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sungim20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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