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소일빈

<수염(須)이 잠깐(臾) 사이에 자라는 것> 須臾(수유)

작성일 작성자 털보

<수염(須)이 잠깐(臾) 사이에 자라는 것> 須臾(수유)

수유(須臾)의 사전적 풀이는 <매우 짧은 시간의 단위> 또는 <잠시 동안>의 뜻으로, 앞에서 설명한 준순(逡巡)의 10분의 1이 되는 수인, 마이너스 10의 15승을 이르는 한자어입니다. 그러나 본래 한자의 의미는 <수염(鬚髥)이 자라는 시간(臾)>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염은 성장 호르몬의 분비와 활동에 따라  우리 몸이 건강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흔히 과장된 표현으로 "밤 사이에 수염이 석자나 자랐구나"라고 표현할 만큼 수염이 빨리 자라는 것을 말하는 데, 보통 <수염이 자라는 길이는 하루 0.3∼0.4㎜ 정도>라고 합니다.

또한 수유는 지극히 짧은 시간을 이르는 불교용어이기도 합니다. 불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구사론(俱舍論)>에는 30랍박(臘縛)을 1수유(須臾)라고 하며, 이 30수유가 1주야(晝夜) 라고 한답니다. <유가윤기(瑜伽倫記)>에서는 모호율다(牟呼栗多)를 수유라고 하며, <범어잡명(梵語雜名)>에서는 수유는 범어 크사나이며 찰나와 같다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조금씩 설명이 다른데, 어쨌든 수유는 <아주 짧은 시간의 단위>로 쓰이어, 흔히들 "세월도 수유런가"나,  "인생은 수유같다"든지 하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수유의 의미속에는 생명력을 흡입시킨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머리(頁)에는 당연히 터럭(彡)이 자란다>는 須(모름지기수)>

須(수)는 글자모양 그대로 彡(터럭삼)과 頁(머리혈)이 어울린 회의문자입니다. 특히 남성의 머리(頁)에 터럭(彡)이 나오는 것을 수(須)라고 표현한 것에서 "수염, 턱수염"을 표현하게 됩니다. 須(수)의 훈을 <모름지기>라고 하는데, 모름지기의 원어(源語)는 <모로매>입니다. 이 말이 모로미>모름즉>모름즉이>모름즈기>모름지기로 변화한 것으로, 본래 말뿌리는 <모르다, 알지 못하다>의 뜻으로, <ㅁ+애>와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접미사 <지기>가 어울린 낱말입니다. 곧 <모름지기>란 <알아 볼 수 없는 사람>이란 말이 부사어로 굳어진 말인데, 왜 須(수)를 <모르는 사람>으라고 했을까요? 이는 사람이 자고 나면 얼굴(頁)에 수염(彡)이 자라서 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만큼 털이 빨리 자란다는 의미입니다.

수염은 크게 세가지로 나불 수 있는데, 콧수염, 턱수염과 양쪽의 뺨에 나는 구레나룻이 있습니다. 구레나룻은 구레와 나룻이 합쳐져 이루어진 말인데, <구레>는 소나 말의 대가리에 씌우는 <굴레>의 옛말이고, <나룻>은 <수염>의 옛말입니다. 그러므로 구레나룻은 <굴레처럼 난 수염>이라는 뜻이 됩니다. 

 

<휘날리는 털의 모양> 彡(터럭삼)

삼(彡)의 부수명칭은 <터럭삼>이고, 본래의 자훈도 <터럭삼>이라 부르지만, 속칭으로 <삐친 석삼>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름에서 풍기듯이 본래 의미는, "몸에 난 길고 윤기가 있으며, 굵은 털"을 의미합니다. 毛(모)가 <일반적인 털의 통칭>으로 불리는데 반하여, 이 삼(彡)은 <굵으면서도 긴 털이 가지런히 나 있으며,

휘날리는 머리털이나 수염>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髟(머리털 늘어질표)는 <늘어진 머리털을 나타낸 것으로, 사자나 말과 같이 목부분의 갈기>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지 <털>의 의미일 때는 毛(모)를 사용하고, <머리부분의 머리털이나 동물의 털>을 표현할 때는 표(髟)를 부수로 하는 문자를 사용하며, <수염이나 길게 윤이 나는 긴머리>를 표현할 때는 삼(彡)으로 나타냅니다. 아울러 단지 <입가나 얼굴 주변에 나오는 수염>을 표현할 때는 冉(늘어질염)을 부수로 하는 문자를 사용합니다. 

참고로 <털>은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 나오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것을 통칭하는 말이고, <터럭>은 실오라기와 같이 한가닥의 털을 이르는 말입니다. 털과 터럭의 의미는 큰 차이가 없으나, 터럭의 의미는 한가닥의 털이란 뜻에서, <매우 가볍고 작거나 사소한 것>을 비유적인 암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삼(彡)의 음가(音價)는 三(석삼)을 비친 것에서 그대로 <삼>의 음으로 쓰이며, 다른 문자와 어울려 "윤기나는 머리, 긴머리, 머리의 무늬나 빛깔"등을 표현하게 됩니다. 또한 삼(彡)은 <터럭>의 의미외에도 <길게 자랐거나 아름답게 장식한 머리털>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옛부터 <터럭>은 장식을 하는데 사용했으므로, 삼(彡)을 부수로 삼는 문자는 대부분 "아름답게 장식하다, 꾸미다"의 뜻과 관련을 지닙니다. 음부(音符)로 쓰일 때에는 본래음 <삼>의 음을 지니어, 衫(적삼삼), 杉(삼나무삼), 參(석삼), 毝(터럭삼), 目+彡(쳐다볼삼), 占+彡(나카로울삼), 釤(낫삼)등으로 사용됩니다.

 

<머리털과 얼굴, 그리고 수염과 목부분>인 頁(머리혈)

頁(혈)은 윗부분은 머리털을, 目(목)은 얼굴의 전체 윤곽을, 아랫 부분의 八(팔)은 수염을 나타낸 상형문자입니다. 파자학적으로는, 일(一)과 自(자)와 八(팔)로 분해하여,  自(스스로자)가 코를 형용한 것이므로, 코를 기준으로(一) 하여, 코(自)의 윗부분(一)은 머리털이고, 코(自)의 아랫부분(八)은 수염이므로, 전체적인 "얼굴, 머리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원학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본래 頁(혈)의 금문이나 전문의 자원을 살펴보면, 아랫부분이 오늘날의 八(팔)이 아닌 儿(어진 사람인)으로 되어 있으며, 윗부분은 금문에서는 山(뫼산)이, 전문에서는 曰(가로왈)이 目(목)부분 위에 얹혀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目(목)부분은 <전체적인 얼굴의 윤곽>을 표현한 것이고, 山(산)은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머리뚜껑을 표현한 것이며, 儿(인)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표현된 것입니다. 이것이 후대에 山(산)이나 왈(曰) 부분은 一(일)로 획줄임되었고, 目(목)은 변화가 없으며, 아랫부분의 儿(인)은 八(팔)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자원학적인 문자 해석은 <숫가마(一)와 얼굴(目)과 사람(八)>이란 의미로, 종합해 보면 <사람(八)의 얼굴(目)과 머리털(一)>이란 의미에서, 頁(혈)은 <사람의 머리부분>을 표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혈(頁)과 어울린 문자들은 대부분 <머리나, 머리에 관한 명칭, 머리에 관한 상태>등을 나타내게 됩니다. 頁(혈)은 독립문자로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문자와 어울릴 때는 주로 의부역할을 하게될 뿐, 음부가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따라서 頁(혈)과 어울린 문자가 나타나면, "아! 머리와 관련된 문자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틀림없습니다.          

         

<깍지(𦥑)를 끼고 사람(人)을 들어 올리는 모양> 臾(잠깐유)

臾(유)는 깍지낄국(𦥑)과 사람인(人)의 합자로 어우러진 회의문자입니다. <사람(人)을 깍지(𦥑)를 끼고 들어 올림>을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연인이나 어린 아이(人)를 반갑거나 귀여워서 안아줄 때 양손(E∃)을 허리에 돌려 안아 올릴 때가 있습니다. 臾(유)는 바로 그 모양을 나타내는 문자입니다. 매우 보기에 정겨운 한자인 셈이지요.사람을 깍지끼고 잠깐(臾) 들었다 내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가 않겠지요. 때문에 須(수)와 臾(유)를 어울려 <알지 못하는 잠깐 사이>를 숫자로 끌어온 연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컴상의 어느 사이트에도 깍지낄국(𦥑)이란 한자가 없어서 이상한 모양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이트의 한자사전마다 깍지낄국(𦥑)과 절구구(臼)를 혼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끽지낄국(𦥑)은 손톱조(爪) 두 글자를 <서로 맞물리게 옆으로 돌려놓은 모습>으로, 양손을 깍지를 낀 것을 의미합니다. 臼(구)는 커다란 돌이나 통나무의 홈을 파낸 후 그 구멍에 곡식을 넣고 절굿궁이로 찧는 도구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 절구의 아가리와 속 부분을 "확"이라고 부릅니다. 臼(절구구)는 <절구의 모양>을 표현한 것으로, 내부의 양쪽에 삐죽히 나온 선은 <확에 파놓은 홈>을 나타낸 것으로, 절구 안에 곡식의 알갱이가 들어있는 모양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臼(구)는 본래음인 <구>로 쓰이어 舊(옛구), 舅(외숙구), 齨(어금니구)와 같이 음부의 구실도 하게 되며, 舂(찧을용), 舀(퍼낼요), 舄(신석), 舃(신석), 臽(함정함)등은 모두 <절구>의 뜻인 臼(구)가 의부로 활용된 문자이고, 臿(가래삽), 舉(들거), 擧(들거), 興일어날흥), 與(더불어여), 輿(수레여), 舋(틈흔), 亹(힘쓸미), 爨(부뚜막찬), 釁(피칠할흔) 등은 모두 깍지낄국(𦥑)이 의미 부호로 사용된 경우입니다. 이들 문자들은 <서로 손을 내밀어 깍지를 끼듯 힘을 합치는 것><서로 맞물림>의 뜻을 내포하게 됩니다.   



맨위로
통합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