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소일빈

<사기>(1388)이사열전(李斯列傳)(1) 칫간의 쥐와 창고의 쥐

작성일 작성자 털보

                <사기권팔십칠(史記卷八十七)>(1388)  

  사마천(司馬遷)에 의해 한(漢)나라 무제 때 쓰여진 역사서로 본격적인 저술은5BC108~BC91년 사이에 이

  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마천은 저술의 동기를 ‘가문의 전통인 사관의 소명 의식에 따라 <춘추>를 계

  승하고 아울러 궁형의 치욕에 발분하여, 입신양명으로 대효를 이루기 위한 것’ 으로, 저술의 목표는 ‘인간

  과 하늘의 관계를 구명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관하여 일가의 주장을 이루려는 것’으로 각각 설명하였는데,

  전체적 구성과 서술에 이입장이 잘 견지되었다. 이책의 가장 큰 특색은 역대 중국 정사의 모범이 된 기전

  체(紀傳體)의 효시로서, 제왕의 연대기인 본기(本紀)12편, 제후왕을 중심으로한 세가(世家)30편, 역대 제

  도 문물의 연혁에 관한 서(書)8편, 연표인 표(表)10편, 시대를 상징하는 뛰어난, 개인의 활동을 다룬 전기

  열전(列傳)70편, 총13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사열전(李斯列傳)(1)

  이사는 한비자와 함께 순자(荀子)의 문하생으로, 훗날 진시황을도와 그 유명한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하

  는 데 앞장 선 사람이다. 기승전결의 구조로 되어 있는 이 편에서는 이사라는 역사적 인물의 사적에 관한

  고찰을 통해, 진나라가 흥하고 망한 한 단면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공문서도 들어 있고, 그 무렵의 편지

  글과 상주문에서 보이는 독특한 어투도 새롭다. 사마천은 호해(胡亥)의 어리석고 무능함과 조고(趙高)의

  음험한 속셈을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이사의 이중성을 드러내는가 하면, 진나라 통치 계층의 추악한 정

  권 쟁탈전을 부각 시켰다. 이사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는 진나라에 큰 공을 세웠을 지언정 자신은 오형

  (五刑)을 받아 죽었고, 집안사람들까지 목숨을 보존하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그의 모습은 동정을 받을 수

  가 없다. 그의 개인적인 비극 보다는 역사적 비극이 더욱 참혹 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이사가 진나라가

  여섯 나라를 통일하고 제도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인정하면서도, 그와 조고의 음모를 비롯하

  여 2세를 도와 가혹한 정치를 펼치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것을 적어서 꾸짖음으로써 역사의 죄인

  으로 만들었다. 사마천은 이 편에서 이사가 네 차례 탄식한 일을 자세하게 묘사하여, 이사의 성격을 쉽게

  알수 있도록 했다.곧 이사는 칫간에서 사는 쥐와 창고 속에서 사는 쥐의 다른 환경을 보고서 탄식을 하였

  고, 승상이라는 귀한 신분이 되었을 때 탄식했으며, 진시황이 남긴 조서를 고칠 때 탄식하였으며, 오형을

  받을 때 탄식을 하였다. 이 네 차례의 탄식을 통해 이사는 진시황을 도와서 권모 술수만으로 출세를 향하

  여 끊임없이 도전했음을 알 수가 있다.    


   <1> 칫간의 쥐와 창고의 쥐

 

 

   李斯者(이사자) 楚上蔡人也(초상채인야) 

   이사(李斯)는, 초나라 상채(上蔡) 사람이다.

   年少時(연소시) 爲郡小吏(위군소리) 

   그는 젊을 때, 군에서 지위가 낮은 관리로 있었는데,

   見吏舍廁中鼠食不絜(견리사측중서식불혈) 

   관청 칫간의 쥐들이 더러운 것을 먹다가,

   近人犬(근인견) 數驚恐之(수경공지) 

   사람이나 개가 가까이 가면, 자주 놀라서 무서워하는 꼴을 보았다.

   斯入倉(사입창) 觀倉中鼠(관창중서) 

   그러나 이사가 창고 안으로 들어가니, 창고속의 쥐들을 보았더니,

   食積粟(식적속) 居大廡之下(거대무지하) 

   쌓아놓은 곡식을 먹으며, 큰 집의 처마 밑에 살면서,

   不見人犬之憂(불견인견지우) 

   사람이나 개를 보아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

   於是李斯乃歎曰(어시이사내탄왈) 

   그래서 이사는 이에 탄식을 하면서 말했다.

   人之賢不肖譬如鼠矣(인지현불초비여서의) 

   "사람이 어질다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을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在所自處耳(재소자처이)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달려있을 뿐이구나!"

   乃從荀卿學帝王之術(내종순경학제왕지술) 

   이에 순경(荀卿)에게 달려가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의 기술을 배웠다.

   學已成(학이성) 度楚王不足事(도초왕불족사) 

   그는 공부를 마치자, 초나라 왕은 섬길만한 인물이 못 되고,

   而六國皆弱(이륙국개약) 

   여섯 나라는 모두 약소하여,

   無可爲建功者(무가위건공자) 

   섬겨서 공을 세울 만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欲西入秦(욕서입진) 

   서쪽의 진나라로 들어 가기로 하였다.

   辭於荀卿(사어순경) 曰(왈)

   그는 스승인 순경에게 작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斯聞得時無怠(사문득시무태) 

   "저는 때를 얻으면 꾸물대지 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今萬乘方爭時(금만승방쟁시) 

   지금은 만승의 제후들이 바야흐로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는 때여서,

   游者主事(유자주사) 

   유세를 하는 자들이 정치를 도맡고 있습니다.

   今秦王欲呑天下(금진왕욕탄천하) 稱帝而治(칭제이치) 

   지금 진나라 왕은 천하를 집어 삼키고, 제(帝)를 칭하며 다스리려 합니다.

   此布衣馳騖之時(차포의치무지시) 

   이것은 지위나 관직이 없는 선비가 능력을 펼칠 때이며,

   而游說者之秋也(이유설자지추야) 

   유세가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여겨 집니다.

   處卑賤之位(처비천지위) 而計不爲者(이계불위자) 

   비천한 자리에 있으면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은,

   此禽鹿視肉(차금록시육) 

   이것은 짐승이 고기를 보고도,

   人面而能彊行者耳(인면이능강행자이)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 본다고 하여 억지로 참고 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故詬莫大於卑賤(고후막대어비천) 

   그러므로 가장 큰 부끄러움은 낮고 비천한 자리에 있는 것이며,

   而悲莫甚於窮困(이비막심어궁곤) 

   가장 큰 슬픔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것입니다.

   久處卑賤之位(구처비천지위) 困苦之地(곤고지지) 

   오랫동안 비천한 자리에 있고, 곤궁한 처지에 있으면서,

   非世而惡利(비세이오리) 

   세상의 부귀를 비난하며 영리를 미워하면서,

   自託於無爲(자탁어무위)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의탁하는 것은,

   此非士之情也(차비사지정야) 

   이것은 선비로서의 뜻이 아니라고 여깁니다.

   故斯將西說秦王矣(고사장서세진왕의) 

   그러므로 저 이사는 서쪽 진나라 왕에게 유세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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