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가속기

 

 

모든 물질의 가장 기본이 되는, 현재까지 밝혀진 물질단위는 1964년 겔만(1929~ )이 제안한 쿼크이론이다. 쿼크이론의 실험은 입자가속기의 도움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과학계의 이슈인 힉스입자나 빛보다 빠른 것의 존재에 대한 연구 뒤에는 입자가속기라는 거대 장치가 있다.

 

 ►입자가속기의 원리

원자핵을 분석할 때 원자핵을 더 작게 나누기 위해서 입자가속기가 쓰인다. 구성 물질을 알아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양성자나 전자와 같은 입자를 가속시켜 원자핵과 충돌시킨 후, 입자들의 운동에너지, 위치, 운동량 등을 조사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전하를 띤 입자를 전기장과 자기장에 의해 가속시키는 장치가 입자가속기이다.

입자가속기에 의해 큰 운동에너지를 얻은 입자들은 다른 입자들과 충돌하여 새로운 소립자들을 만들어 내는데, 이러한 소립자들의 물리량을 분석하면 입자를 구성하는 물질들을 알아낼 수 있다.

전하를 띤 입자 양쪽에 전위차를 걸어 주면 입자는 전위차에 의해 힘을 받아 한 쪽으로 가속되는데, 입자가속기는 이런 원리에 의해 지속적으로 입자를 가속시켜 입자의 속력을 광속에 가깝게 증가시킬 수 있다.

 

►입자가속기의 종류

가속 방식에 따라 선형 가속기, 원형 가속기로 나눌 수 있다.

선형 가속기에는 저에너지 선형 가속기(밴 더 그래프 가속기)와 고에너지 선형 가속기가 있는데,

밴 더 그래프 가속기는 가속시키고자 하는 입자를 고전압에 한 번 통과시켜 입자를 단숨에 가속하는 방식이다.

고에너지 선형 가속기는 가속시키고자 하는 입자를 비교적 낮은 전압에 반복적으로 통과시켜 고에너지를 얻어내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선형 가속기로는 길이가 3.2km이고, 전자의 에너지를 20GeV 이상 높일 수 있는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를 들 수 있다. 이 장치로 리히터(Burton Richter, 1931~)는 1974년에 참 쿼크(charm quark)를 발견하였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7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길이가 3.2km, 전자의 에너지를 20GeV 이상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선형 가속기다.

 

일반적으로 선형 가속기는 원형 가속기에 비해, 고르고 센 입자 빔을 얻을 수 있고, 제동복사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가속시키고자 하는 입자의 에너지가 커질수록 가속기의 길이가 늘어나야 하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여 개발된 것이 한정된 공간에서 입자가 나선(사이클로트론)이나 원형(베타트론, 싱크로트론)으로 돌면서 가속되는 원형 가속기이다.

  

 과천과학관에 전시된 원형가속기

 

사이클로트론(Cyclotron)은 전하를 띤 입자가 균일한 자기장 속에서 로렌츠 힘을 받으면 원운동을 한다는 사실을 이용하였다. 즉, 균일한 자기장 속에서 원운동을 하는 입자의 회전 주기에 맞추어 고주파 전압(짧은 시간 동안 방향이 계속 바뀌는 전압)을 가하면 입자가 가속되는 방식이다. 1929년 미국의 물리학자 로렌스(Ernest Orlando Lawrence, 1901~1958)가 개발하였으며, 1930년에는 양성자를 80keV까지 가속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베타트론(Betatron)은 변화하는 자기장이 만드는 유도 기전력을 이용하여 입자를 가속시키는 방식이다. 즉, 원형의 전자석이 있는 극 사이에 도넛형 가속관을 설치하고, 전자석에 교류 전류를 흐르게 하면, 자기력 변화로 기전력이 유도되어 전자가 가속관 안에서 원형 궤도로 가속되게 된다.

1941년 미국의 물리학자 커스트(Donald W. Kerst, 1911~1993)가 제작에 성공하였으며, 주로 전자를 가속시킬 때 사용되는데, 입자가속기의 이름도 방사선 물질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전자)과 관련지어 베타트론으로 정해졌다. 가속관 안에서 전자가 한 주기를 도는 동안에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100eV 정도로 작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 전자가 궤도를 수십만 번 회전하기 때문에 수십 MeV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싱크로트론. 원형 궤도를 따라 놓여진 전자석이 가속입자의 운동량에 따라 변화하며, 입자의 궤도를 일정하게 한다.

싱크로트론(Synchrotron)은 시간에 따라 자기장과 전기 발진기의 진동수에 변화를 주어 원형궤도로 가속되는 입자의 반지름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원형 가속기이다. 싱크로트론은 사이클로트론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사이클로트론의 경우 운동하는 입자의 속력이 광속의 10% 이상을 넘을 경우 상대론적 질량은 속도와 함께 증가하게 되고, 입자의 회전 진동수는 속도에 따라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입자의 회전 진동수와 입자를 가속시켜 주는 전기 발진기의 진동수가 일치하지 않아 입자의 에너지를 증가 시킬 수 없게 된다. 또한, 고에너지 입자를 원형으로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큰 전자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싱크로트론은 시간에 따라 자기장과 전기 발진기 진동수에 변화를 준 것이다.

싱크로트론은 1945년 맥밀란(Edwin Mcmilan, 1907~1991)과 벡슬러(Vladimir Veksler, 1907~1966)에 의해 각각 고안되었는데, 이들은 전자 입자의 에너지를 크게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고에너지 입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센 자기장을 걸어주는데, 입자의 원운동 반지름을 크게 하면, 비교적 약한 자기장으로도 고에너지 입자를 얻을 수 있다. 각 국가에서 건설하고 있는 고에너지 입자가속기는 싱크로트론이 많은데,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싱크로트론인 거대강입자충돌가속기(LHC, Large Hardron Collider)가 있다. LHC의 규모는 고에너지 입자를 얻기 위해 지름이 9km, 둘레가 27km나 된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의 거대강입자충돌가속기(LHC). 세계 최대 규모의 싱크로트론으로, 지름이 9km, 둘레가 27km나 된다. <출처: nasa.gov>

 

►방사광 가속기의 활용

가속 입자의 종류에 따라 입자가속기는 전자 가속기, 양성자 가속기로 나눌 수 있다.

전자 가속기 중 고에너지 가속기는 모두 선형 가속기인데, 그 이유는 전자와 같이 질량이 매우 가벼운 입자들은 직선 가속이 아닌 원형 가속을 할 경우, 제동복사로 많은 에너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양성자 가속기는 대부분 원형 가속기를 사용하는데, 질량이 큰 양성자의 경우, 입자를 원형 궤도에 따라 가속시킬 때 생기는 제동복사 손실량이 작고,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선형 가속기보다 원형 가속기가 제작에 이득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원형 가속기에서 입자의 에너지가 커질수록 상대론적 효과에 의해 강력한 전자기파가 발생되는데, 초기에는 이런 전자기파를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런 전자기파를 이용해서 물질 내 원자의 배열 상태나 전기적인 성질을 밝히는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연구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에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설치하였다. 포항 방사광 가속기는 길이가 160m인 선형 가속기, 둘레가 280m인 저장링, 빔라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총에서 쏘아진 전자는 선형 가속기에서 가속되어 광속의 99.999997%까지 빨라진다.

 

광속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는 원형의 저장링에서 10시간 이상 쉬지 않고 돌게 되는데, 저장링에는 36개의 전자석이 있어서 전자가 전자석을 지날 때마다 10도씩 방향을 바꾸어 원형 궤도를 돌게 된다. 방향을 바꿀 때마다 전자는 빛(방사광)을 뿜어내는데 이 빛을 빔라인으로 끌어내어 고분자 태양전지 재료, 마이크로 의학용 로봇,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정광훈 / 국립과천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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