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브루그만, 컬럼비아신학교 명예교수

 

성경 ‘문학적 해석’ 능력 탁월

      


미국 조지아주 컬럼비아신학교 구약학 명예교수인 월터 브루그만(76·사진)은 독일 복음주의 목사의 아들로 네브래스카주 틸텐에서 태어났다. 엘름히스트대학, 이든신학교(M.Div.), 유니언신학교(Th.D.), 세인트루이스대학교(Ph.D.)에서 공부한 그는 1967년부터 이든신학교에서 성서학 교수를 지냈다. 이후 1986년부터 2000년 은퇴할 때까지 컬럼비아신학교에서 구약 성서신학 교수로 봉직하면서 성경 해석 분야에 많은 공헌을 해왔다.

브루그만이 왕성하게 활동하던 1960∼90년대는 신문학 비평, 구조주의 비평, 수사 비평 등 다양한 문학 비평과 사회학적 분석이 성서학계에 확산되던 시기였다. 많은 학자처럼 브루그만도 학계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쪽에 머물지 않고 균형을 잡으려 했다.

멤피스신학교 스티븐 패리시 교수는 "30년 동안의 격변기 속에서 브루그만은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문학적 양식과 사회학적 성경 해석 양식을 연결시켜 모종의 질서를 잡으려 했다"고 평했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최근 저서인 '구약개론'(2003)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역사 비평적 접근법(성경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성경이 기록된 시대의 삶과 사상을 재구성하는 방법)이 주도적이었던 옛 학계에서 구약 연구는 대개 전문가들을 위한 학문이었을 뿐 교회 생활 및 실천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진단한다.

브루그만은 성경 연구가 학자 그룹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목회자와 교인들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한 장치로서 '상상력'을 주장하는 데 상상력의 힘은 정경이 내포하는 교회의 신앙적 엄격함과 제한을 뛰어넘는 장치를 제공한다고 믿는다. 그는 정경적 해석(다양한 비평방법을 창의적으로 수용하되 정경화된 최종 문서를 중심으로 성경을 해석하자는 접근)만을 강조하는 것은 억압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그는 정경적 해석과 창의적 해석의 상호작용을 통해 책임있고 신실한 성경 해석이 일어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점은 전통주의 해석을 견지하는 신학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일종의 포스트모던적 해석을 가미한 그의 비평 방법이 과연 참된 성경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는 또 본문 해석을 문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고도의 수사학적 능력을 가진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책을 읽는 독자들은 탐미적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는 평이다. 이런 면모는 '설교자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는 저서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내게 시라는 말은 운과 운율 혹은 박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적시에 튀어오르는 밥 깁슨의 빠른 공처럼 움직이고 낡은 세계를 급습하여 침식해서 서서히 부수고 여는 언어를 뜻한다"라고 정의한다. 더 나아가 "그런 선포만이 설교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설교는 좋은 충고나 마음을 달래주는 친절한 유머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 장영일 교수는 "브루그만은 미국 기독교 안에서 설교를 탁월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중 설교가이자 구약학계의 주목을 받아온 학자"라며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보기 드문 학자"라고 평했다.

주석학자이기도 한 그는 성경 각권에 대한 지루한 설명을 지양하고 각권의 핵심적 이슈에 집중하면서 성경 메시지를 풀어냈다. 창세기 출애굽기 사무엘상하 예레미야 주석 등을 펴냈고,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 '구약개론' '구약신학' '시편의 기도' '성경이 말하는 땅' 등이 있다.

 

 


-  신상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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