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티븐스, 리젠트칼리지 명예교수

 
 
삶의 현장으로 신학 무대 넓혀

      


1937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폴 스티븐스 교수는 맥매스터대학과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했다. 지난 1961년부터 20년간 목회 활동을 했고 1986년 밴쿠버의 캐리홀신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 그 이듬해부터는 리젠트칼리지에서 실천신학 교수로 평신도 신학과 생활 영성 부문을 가르쳐왔다.

스티븐스 교수는 신학의 참된 의미를 목회자들이 교회 안에서만 사역하고 리더십을 유지하는 것보다 말씀을 통해 평신도들이 교회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두고 있다. 이른바 ‘시장 신학’(Marketplace theology)라 불리는 그의 신학은 그런 점에서 예배당 안에 갇힌 신학이 아닌 평신도들이 일하는 삶의 현장을 신학의 무대로 한다. 평신도들도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신학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목회자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삶의 자리에서, 직장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역자”라고 강조하는 그는 목회자와 평신도를 구분짓는 것에 반대한다. 더 나아가 이런 구분을 ‘비성경적’이라고 본다. 그에 따르면 직분에 따라 지도자와 평신도를 구분할 수는 있으나, 이것이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한 백성이지 두 백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사역을 행하는 목회자와 사역을 받는 평신도로 나눠지는 두 백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한 백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지도자는 그룹을 지도하고 사역을 위해 준비시키는 자로서 평신도와 구별될 뿐이라는 것이다. 또 사역의 범위를 교회 안에 국한할 게 아니라 세상을 향한 사역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목회자가 사역을 주며 자신들은 목회자로부터 사역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목회자와 평신도가 긍정적이고 상호 협력적으로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학은 그가 20여년 동안 목회 생활을 하면서 얻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한때 자신이 세상 속 성도들의 일터 현장에 자신이 무지하다고 판단해 오래 목수일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세상과 너무 괴리된 영역 속에 살고 있기에 생활 영성이나 시장신학에 대해 강조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가 지적하는 생활과 괴리된 영성 추구의 대표적 현상은 천국과 종말론에 대한 오해다. 그는 새 하늘과 새 땅이란 개념 없이, 우리는 무조건 천국에 간다고 주장하는 견해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지금 이곳과 전혀 상관없는 어떤 곳으로 간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란 것. 그러한 인식은 결국 현실을 도외시한 ‘반쪽자리 영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현실에 뿌리박지 못한 영성이 끝없이 추구되고 확대 재생산되면서,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일상의 문제와 격리된 목회자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평신도 자체에 있다. 목회자를 사제의 자리에 앉혀놓고 그들을 동경하고, 어떤 경우는 그들을 가장 전형적인 그리스도인으로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목회자는 머리되신 예수와 몸된 교회를 떠받치는 ‘목’(neck)이라는 얘기다. 평신도 스스로가 삶의 영역에서 사역자가 되는 것을 스스로 회피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같은 지적은 직분의 계급화, 삶와 유리된 영성 추구 등이 한국교회의 문제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곱씹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수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대형교회를 꿈꾸기보다는 150∼300명 규모의 교회를 이뤄 성경이 말하는 주님의 교회를 이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300명이 넘으면 또 다른 교회를 개척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  신상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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