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눈도 없고 해서 자전거를 타고 새벽 기도를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약 5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횡단보도의 낮은 경계석을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자만 때문에) 빗겨 올라가면서(기술 부족으로) 주르륵 미끄러져 거의 내동댕이치다시피 했다. 그러나 그 후로 자전거 다루는 실력이 꽤 늘어서 이제까지 멀쩡하게 다녔는데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난 거다.

 

문제는 교회당으로 출발할 때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아올 때는 굵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우산을 휴대하고 간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돌아올 때 비가 거의 오지 않아서 접은 왼손으로 핸들과 접은 우산을 쥐고 가는데, 이 우산 끝부분이 갑자기 허벅지에 닿는 바람에 순간 핸들도 조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모두가 보는 횡단보도 위에 넘어져서 얼마나 황황하던지. 5년 전에도 그랬지만 아픈 것 보다는 창피한 걸 견디는 게 더 어려웠다. ㅋㅋ

 

가죽장갑을 끼고 옷도 두껍게 입어서 다행히 무릎에만 찰과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밴드를 붙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봤다. 육체적 고통이야 신경 구조상 안 느낄 수 없지만, 심리적인 고통(?)은 의식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본래 조금 수줍어하는 성격이야 그렇다 쳐도, 내 삶 전반을 보면 사람들의 이목을 자주 의식하는 구제불능형 인간이다. 이럴 땐 내가 평소 신종하려는 개혁신앙이 무색해진다.

 

벌써 크리스마스가 내일이다. 주님을 바라며... 언젠가 오늘과 같은 경우를 또 겪었을 때는 신체적 고통만 느끼고 마는, 이미 구제되어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 2014. 12. 24.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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