燈火可親 등화가친

(등잔 등)

(불 화)

(옳을 가)

(친할 친)

 

등불을 가까이 하다.

글 읽기 좋음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 맞을까?

책이 귀하고 읽을 환경도 좋지 않은 晝耕夜讀(주경야독)의 옛날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밤이 등불을 가까이 하기에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여기에 농경사회에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마음에 여유가 있어 지식도 쌓아둘 기회로 더 책을 읽었다고 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선현의 말은 많다.

책 읽을 틈이 없다는 사람에겐 三餘讀書(삼여독서)라 하여 겨울과 밤, 비올 때에 읽으면 된다고 했고, 讀書三到(독서삼도)라 하여 心到(심도) 眼到(안도) 口到(구도) 등 세 가지를 집중하라고 했다.

이런 말보다 등불을 가까이 하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든다.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라고 하면 ()나라에선 두 사람 뿐이고 나머지는 ()나라 사람이다.

당의 문장가 두 사람 중 韓愈(한유)의 시구에서 이 성어가 나온다.

그는 친구 사이인 또 한 사람 柳宗元(유종원)과 함께 종래의 형식적이고 수사적인 騈文(변문, 은 쌍말 변)에 반대하고, 소박하되 자유로우며 성인의 도를 담은 古文(고문)을 써야 한다고 주창하여 중국 산문문체의 표준으로 남게 됐다.

유종원은 소가 땀을 흘리고 집에 가득 책이 찬다는 汗牛充棟(한우충동)이란 말을 사용하여 둘 다 독서 관련 성어를 남긴 것도 특이하다.

 

한유에게는 아들 ()이 있었다.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符讀書城南(부독서성남)’이란 시를 썼다.

()는 아들의 어릴 때 이름이고 城南(성남)은 별장이 있던 곳이란다.

처음과 뒷부분을 인용해보자.

 ‘木之就規矩 在梓匠輪輿 人之能爲人 由腹有詩書

(목지취규구 재재장륜여 인지능위인 유복유시서

/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가구나 수레 만드는 목수에 달렸고,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뱃속에 들어있는 시와 글들에 달려 있단다).


좋은 말이 이어지지만 끝부분은

時秋積雨霽 新凉入郊墟 燈火稍可親 簡編可卷舒

(시추적우제 신량입교허 등화초가친 간편가권서

/ 철은 가을이라 장마 가시고 산뜻한 기운 마을 들판에 드니,

등불 점점 가까이 할 만 하고 책을 펼칠 만 하게 되었구나).

規矩(규구)는 콤파스와 자, 梓匠輪輿(재장륜여)는 분야별 목수를 말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겐 철이 따로 없지만 바쁜 일상에 찌든 현대인에겐 가을이 휴일 나들이하기에 더 좋은 계절이라 책과 더 멀어진다고 한다.

서점가엔 오히려 더운 여름보다 더 책이 안 팔리고 출판계는 가을이면 울상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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