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한 전형적인 중국 정원 창 장식 - 杭州, [Wikipedia]

 

 

自遣(자견) 스스로 마음을 위로함, 스스로 마음을 달래다

 

得卽高歌失卽休 (득즉고가실즉휴)    득의할 땐 노래하고 실의할 땐 쉬어가며

多愁多恨亦悠悠 (다수다한역유유)    근심 많고 한 많은 세상 그렁저렁 살아가세

今朝有酒今朝醉 (금조유주금조취)    오늘 술 생기면 오늘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 (명일수래명일수)    내일 근심일랑 내일로 미뤄두세

 

진사 시험에 열 번이나 떨어졌고 벼슬길도 순탄치 못하였다는 당(唐)대의 시인인 나은(羅隱)의 自遣(자견-스스로 마음을 위로함)이라는 글이다. 얼핏 보면 크나큰 고통과 시련을 겪고 난 뒤에 좌절이나 혹은 무기력한 자의 하소연으로 들릴 수 있으나 오히려 이를 극복하고 승화시키는 지혜를 전하는 시라고 볼 수 있다.

 

나은 (羅隱, 833~909, 唐)

唐나라 말기 시인, 본명 횡(橫), 자는 소간(昭諫). 餘杭(여항)사람. 詩를 잘했는데 특히 영사시(詠史詩)에 능했다. 일찍부터 시인으로 알려졌으나 재능을 스스로 믿는 불손한 태도는 식자들의 미움을 샀고 수차 진사 과거에 낙방한 뒤로 이름을 ‘숨을 은(隱)’ 이라 개명하여 급제했다고 한다. 전당령(錢塘令), 저작랑(著作郞), 절도판관(節度判官) 등의 관직을 지냈다.

 

그의 시는 당 나라 조정을 비난하여 현실 풍자와 조소의 시를 많이 남겼다. 또 시 속에 속어를 쓰는 경향이 있었으며 잘 알려진 詩로는 江南曲, 蜂, 自遣 등이 있다. 문집에 강동갑을집(江東甲乙集)이 있다.

 

 

土能濁河, 而不能濁海  (토능탁하, 이불능탁해)

風能拔木, 而不能拔山. (풍능발목, 이불능발산)

 

흙은 강을 흐리게 할 수는 있지만 바다를 흐리게 할 수는 없으며,

바람은 나무를 뽑을 수는 있지만 산을 뽑을 수는 없다.

                                                  - 양동서 후박(兩同書 厚薄)

 

봉(蜂) 벌- 나은(羅隱)

 

不論平地與山尖 (부론평지여산첨)   평지와 산꼭대기를 가리지 않고

無限風光盡被占 (무한풍광진피점)   무한한 풍경은 모두 점령 당했구나.

采得百花成蜜後 (채득백화성밀후)   온갖 꽃을 채집하여 꿀을 만든 뒤

爲誰辛苦爲誰甛 (위수신고위수첨)   누굴 위해 수고하고 누굴 위해 달게 하나

 

京中正月七日立春 - 나은(羅隱)

 

一二三四五六七 (일이삼사오육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萬木生牙是今日 (만목생아시금일)   만 가지 초목도 이날부터 싹이 튼다.

遠天歸雁拂雲飛 (원천귀안불운비)   하늘 저 멀리 기러기 구름 제쳐 북으로 날고

近水遊魚進冰出 (근수유어진빙출)   물가에는 고기가 얼음 위로 튀어 나오네

 

시인이 이 시를 지을 때에는 음력 정월 초이례였던 모양이다. 소한 대한이 지나고 봄이 시작되는 이때가 되면 얼었던 대지가 녹고 초목에 새싹이 트고 남으로 왔던 기러기는 다시 북으로 돌아가며 개울의 얼음도 녹아 물고기가 그 위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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