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암의 누리 사랑방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Jacob Wrestles with the Angel)

작성일 작성자 한암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창세기 32:22~31)

Jacob Wrestles with the Angel

 

구약성서《창세기》32장에는 야곱(Jacob)이, 아버지 이삭(Isaac)의 사랑을 받고 있던 쌍둥이 형 에서(Esau)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양수받고 아버지의 축복까지 받아냈지만 형의 보복이 두려워 외가가 있는 하란으로 가는 도중 야뽁 나루를 건너다가 아내와 여종, 아들들을 먼저 보내놓고 혼자 뒤떨어져 있었는데 천사가 나타나 동이 틀 때까지 야곱과 씨름을 하였다. 천사는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 엉덩이뼈를 다치게 되었다.

 

천사가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 다오.” 하고 말하였지만, 야곱은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천사가 야곱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가 말하였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야곱이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십시오.” 하고 여쭈었지만, 그는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 하고는, 그곳에서 야곱에게 복을 내려주었다. 이 기묘한 이야기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의 기원이다.

 

여기에서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는 장면은 화가들에게 좋은 주제였다. 화가들은 두 사람이 서로 얽혀 죽기 살기로 싸우는 듯한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모라초네 (il Morazzone, 1573~1626),  본명: 피에르 프란체스코 맞추켈리(Pier Francesco Mazzucchelli)

Jacob Wrestling the Angel, c. 1610

 

 

바르톨로메우스 브레인 베르흐(Bartholomeus Breenbergh, 1598~1657, 和)

 

요한 하인리히 쉔펠트 (Johann Heinrich Schönfeld, 1609~1684, 獨)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c, 1640, 31 × 23cm

 

야곱과 천사가 어깨나 허리를 마주잡고 씨름을 벌이는 장면은 바로크미술에서 드물지 않게 다루어졌다. 신성과 인성의 대결이 보여주는 역동성이 화가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이 작품에서 야곱과 천사는 비슷한 체구를 지니고 있으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야곱은 천사를 온 힘을 다해 힘을 주고 있으며 그의 팔과 천사의 팔은 서로 얽혀 있다.

 

 

렘브란트 (Rembrandt, 1606–1669),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659, oil on canvas, 137 x 116 cm

 

렘브란트가 1660년경에 그린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은 심리묘사가 두드러지고, 그로 인해 성경의 내용을 넘어 우리의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건장한 체격의 야곱은 천사가 축복해주지 않으면 놓아주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런데 힘센 야곱을 상대하는 천사의 표정은 의외다. 천사의 얼굴엔 밤새 씨름을 하느라고 힘을 쓴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천사의 얼굴에는 땀도 흐르지 않고, 힘을 쓰느라고 핏줄이 서지도 않았다. 천사는 그저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야곱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천사는 성경의 말씀처럼 발로 야곱의 엉덩이뼈를 차고 있지만 그의 팔은 야곱을 품안으로 감싸고 있다. 그래서 천사는 야곱과 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포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외젠 들라크루아 (Eugène Delacroix, 1798–1863),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61,

oil and wax on plaster, 751 × 485 cm (whole painting) 파리 생슐피스성당 성천사 예배당 벽화

 

Eugène Delacroix,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detail)

 

외젠 들라크루아도 그 이야기를 주제로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1861)이라는 유명한 그림에서 근육질에 커다란 날개를 단 천사가 역시 근육질의 야곱과 황야에서 싸우는 장면을 표현했다.

 

Alexander Louis Leloir (1843~1884),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65

 

귀스타브 도레 (Gustave Doré, 1832–1883), Jacob Wrestles with the Angel (Gen. 32:24-32), 1866

 

Léon Bonnat (1833–1922),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76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1826-1898), Jacob and the Angel, 1878

 

폴 고갱 (Paul Gauguin, 1848–1903)

The Vision After the Sermon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88, oil on canvas, 73 × 92 cm

 

화가 폴 고갱은 《설교 후의 환영,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이라는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기도하는 브르타뉴 여인들은 현실에 속하는 인물들이고 이들과 분리된 뒷부분은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뻗은 사과나무를 경계로 설교 이후 내면의 환상을 표현한 것이다.

 

오른쪽 위 사과나무 아래에서 씨름하는 모습은 인간과 신의 싸움이라는 해석, 인간이 사탄과 싸운 것이라는 해석, 그리고 인간이 자기 자신과 씨름을 벌인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 작품을 계기로 고갱의 화풍은 1888년 이전과 이후로 달라진다. 그는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 새로운 회화 양식을 선언한다. 이로써 고갱과 퐁타방에서 그를 따르던 젊은 화가들이 표방한 종합주의가 탄생한다. 종교적 주제를 다룬 이 그림에서 고갱은 자신이 아직 완전히 뛰어넘지 못하고 있던 인상주의에 결연히 등을 돌렸다.

 

윌리엄 스트랭(William Strang, 1859–1921, Scottish)

Jacob Wrestling with the Angel, 1894 or 1904, Ink and watercolour on paper, 254 x 289 mm

 

Chapiteau de la basilique de Vézelay (베즐레성당 상부장식)

 

제이콥 엡스타인(Sir Jacob Epstein, 1880~1959), 야곱과 천사 Jacob and the Angel, 1940~41,

알라바스터(alabaster), 영국 런던 테이트 갤러리(Tate Gallery).

 

 

♬ Braga / Angel's Ser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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