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티소 / 구세주가 십자가에서 내려다 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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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티소 / 구세주가 십자가에서 내려다 본 것은

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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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티소, 우리 구세주가 십자가에서 본 것

James Jacques Joseph Tissot (1836~1902),

What our Savior saw from the Cross

 

James Jacques Joseph Tissot (1836~1902), What our Savior saw from the Cross, 24.9 x 23 cm

 

   

다른 화가들은 골고타 언덕 위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비참한 모습의 예수님을 그렸는데, 제임스 티소(James Tissot)는 반대로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기 직전 예수님의 눈에 마지막으로 비친 세상을 그렸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그림이나 조각상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십자가에서 내려다보이는 장면을 그린 작품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티소의 탁월한 착상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라"고 말하고 4자성어로 역지사지(易地思之)라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티소는 이 그림에서 사람의 눈으로 바라 본 십자가가 아니라 거꾸로 그리스도의 눈으로 본 세상을 그린 것이다.

 

전체적인 색조가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이면서도 사람들 하나하나의 자세와 표정을 매우 사실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한 뛰어난 작품이다.

 

십자가 위에는 유태인들의 문자인 히브리어, 로마인의 문자인 라틴어, 지식인들의 문자 그리스어로 각 각 '유태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INRI)라고 써서 붙여 놓았다.  

 

What our Savior saw from the Cross(detail), St. John (left), Mary Magdalene (center bottom),

and St. Mary with the other women at the cross (center)

 

 그림의 아래쪽 가운데 부분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발끝이 보인다. 예수님의 발아래에 너무 큰 슬픔에 충격을 받아서 넋 나간 표정의 마리아 막달레나가 한쪽 무릎을 꿇고 한쪽 다리를 절반 세운 자세로 쓰러질 듯 십자가를 붙들고 간신히 버티고 있다.

 

마리아 막달레나 뒤로 그 분의 어머니(성모 마리아)와 사랑하는 제자(요한)가 깊은 비탄에 잠겨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올려다보고 유언을 들으며 서 있고, 성모님의 뒤로 이모와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가 서 있다.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기 직전 예수님은 성모님에게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때부터 성모 마리아는 요한을 비롯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아들처럼 대한다.

 

이어서 예수님은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 말씀하셨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그때부터 요한은 성모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고,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성모를 그리스도의 모친이시며 교회 공동체의 성모로서 존경하게 되었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신 포도주를 적셔서 예수님에게 주었던 우슬초 나무가지와 해면이 놓여 있다. 붉은 망토를 두르고 서 있는 백인대장, 말 탄 사람들 앞에 앉아있는 갑옷 입고 투구 쓰고 칼 찬 로마 군인, 갑옷도 없이 긴 창을 쥐고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있는 성전 경비병들의 모습이 단정하고 위엄있는 로마군인들과 대조를 이룬다.

 

대사제, 바리사이, 율법학자, 그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무리들도 보인다.

 

로마군인 옆에 지친 모습으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사람은 우연히 길을 가다가 군인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올라온 키레네 사람 시몬인 것 같다.

 

로마 군인 뒤편 언덕 위에 멀리 떨어져서 비탄에 잠긴 표정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는 여인들 중에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하다가 쓰러진 예수님에게 물을 떠다 드리고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에서 피와 땀을 닦아드린 여인 베로니카가 성벽에 걸터앉아 있다. 베로니카는 손을 앞으로 맞잡고 손에 예수님의 얼굴에서 피와 땀을 닦아드렸던 수건을 들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앉아 있다. 그 수건에는 예수님의 얼굴이 찍혀 있어서 그 진위에 대한 논쟁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수님의 장례를 치러드리기 위하여 자기가 쓰려던 무덤을 제공하려고 달려 온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 예수님의 장례식을 유태인들의 법도에 맞추어 치르기 위하여 몰약과 침향 100리트라를 준비하여 말 안장에 매달고 달려온 학자 니코데모도 보인다.

 

요셉의 뒤로 대사제로 보이는 노인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하늘이 어두워지는 것을 올려다 보고 있다.

 

그림 우측 중간 군중 가운데에 십자가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면 너 자신부터 살려 보아라"며 "십자가에서 내려오면 믿으마." "자기 자신도 구하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남을 구한다는 말이냐?"라고 조롱하며 야유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림 상단은 하늘이 어두워지는 것을 상징하는 듯 어두움이 깃들고 있다. 비스듬히 앉아있는 성전 경비병의 창끝 지점에 어둠의 세력을 상징하는 컴컴한 무덤 입구가 입을 크게 벌리고 신의 아들의 죽음을 외치는 듯하다.

 

다른 화가들은 인간의 눈에 비친 십자가를 그릴 때 제임스 티소(James Tissot)는 이렇게 십자가 위에 매달린 예수님의 눈에 비친 광경을 표현하였다.

 

 

♬ 흑인 영가 - 거기 너 있었는가 (찬송가 136장) - CBS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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