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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국가의 노동정책: 구호로만 끝나는 노동력의 국유화

작성일 작성자 다안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시작된 제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국제시장에서 원유가격이 폭등하면서 많은 석유달러(petro dollar)가 GCC산유국으로 유입되었다.

GCC국가들은 이러한 재원을 바탕으로 국가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당시 GCC국가의 국민들은 교육과 기술능력의 결핍으로 인하여 이러한 국가 경제발전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그 결과 중동의 비 산유국가와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지역 국가에서 많은 노동자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국민의 인구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교육기회의 확장으로 고등교육을 이수한 국민의 수가 증가하지만 공공부문에서 이들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자국민의 실업률이 급증하게 되자 GCC국가들은 노동의 국유화(nationalization of labor forces)정책을 선포하고 자국민의 취업률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GCC국가들은 사기업에서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노동허가의 축소, 스폰서십 추진 및 쿼터제 도입 등으로 외국인의 고용 비율을 줄이고 자국민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하여 노력해왔다.

그러나 노동의 국유화 정책을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GCC국가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는 더 증가하고 있다. 2011년 1월부터 시작된 아랍민중봉기(Arab Spring)의 여파로 인하여 오만, 바레인 및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반정부소요사태가 있었으며, 이러한 반정부소요사태에서 거론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자국민의 높은 실업문제이었다. 그 원인은 GCC국가에서 추진해오는 노동의 국유화정책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 초기 외국인 노동자 대거 수입시기

제2차 세계대전 후 석유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기에 GCC국가의 국민들은 대부분, 유목, 농업, 수산업 등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이 당시 외국인은 서구의 석유회사에 근무하는 기술자와 이웃 국가에서 온 상인들이 전부였다. 또한 자국민의 숫자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1973년 갑자기 찾아온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유가가 급증하면서 GCC국가들은 본격적인 지대추구경제체제(rentier economic system)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지대를 활용하여 근대화정책을 실시하면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하게 되었다.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본토인들이 이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에 아랍 비 산유국가와 동남아에서 대대적인 건설노동자들을 유입했다.

그 당시 연건으로 볼 때는 불가피한 현실이었다. 이는 도시화를 촉진시켰으며 이에 따라 건축 붐과 산업화로 이어지게 되면서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었다.

그 결과 GCC국가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수는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쿠웨이트와 UAE 등에서는 외국인이 자국민 수를 능가하게 되었다. 이 당시 GCC국가들은 어떤 노동정책을 추진할 단계가 아니었으며, 우선 ‘급한 불을 끄는’ 임기응변적인 수단을 강구한 것이다.

■ 스폰서십정책 추진시기

그러나 인구의 증가와 교육기회의 확산으로 인하여 일자리를 찾는 자국민이 증가하자 대부분의 GCC국가들은 공공부문에 일자리를 증가시켜 이들을 흡수하였다. 그 결과 GCC국가 자국민의 취업이 90%이상 공공부문에서 이루어지게 되었지만 더 많은 자국민이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공공부문에서 이들의 수용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러한 자국민의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사기업 부문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에 대한 제재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스폰서십(sponsorship, kafala)제도이다.

즉, 외국인이 취업하기 위해서는 GCC국가에 거주하는 고용주의 보증이 있어야 되는 제도이다. 그간 정부에서 발행하던 근로비자를 고용주의 보증에 의하여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이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를 정부에서 관리하던 것을 사용자 중심으로 변경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하며 고용계약이 만료되면 외국인은 출국해야 되는 제도이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와서 이러한 스폰서십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고용주에 의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저임금, 인권침해, 불법 노동자 거래, 불법체류자의 증가 등 수 많은 문제점이 부상되었다. 특히 고용주에 계약된 리쿠루이팅(recruiting)회사에서는 유령회사를 만들어 외국인을 수입해와 이들을 불법적으로 타 회사에 넘기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또한 취업을 하여도 단기간 또는 파트타임제가 등장하고 임금 또한 최저로 내려가면서 심지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리쿠루이팅회사 또는 항공권 구입 등 부대비용으로 인하여 고국에 부채를 안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인은 사용자에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책임이 이전되면서 고용주와 리쿠루이팅회사에 대한 감독부족 또는 허술한 법 집행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1990년대 초에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GCC국가의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15%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 노동의 국유화정책 시기

이와 같이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고 한편으로는 자국민의 실업률이 증가하자, 이에 대한 돌파구로 GCC국가들은 노동의 국유화정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국부유출도 한 원인이지만 공공부분에 자국민을 고용하는 것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포화상태가 되었으며, 매년 노동시장에 새로이 진출하는 자국민의 일자리를 계속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으로 매년 자국에 송금하는 금액이 국가 예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2010년의 경우 GCC국가 전체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약 $40billion(약 45조원)이다. 이는 각각의 GCC국가의 GDP의 10%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노동의 국유화정책은 이러한 막대한 국부의 유출도 줄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의 취업률도 증가시킨다는 취지이다.

즉, 본토인들을 교육 훈련하여 필요한 노동력을 충족한다는 취지이다. 궁극적으로는 외국인 노동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노동의 국유화정책의 성과가 현재까지 매우 부진하다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20년 이상 노동의 국유화정책을 추진하였지만 외국인 노동자 수가 오히려 더 증가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 예로서, 노동의 국유화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GCC국가 중 하나가 오만인데, 1993년에서 2010년 기간에 외국인의 숫자가 20만 명 이상 증가하였다. 특히, 오만은 36개 직종에 외국인이 참여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동력의 국유화정책의 한 축이 쿼터(quota)제인데, 이는 사기업에서 외국인의 취업을 수적으로 제한하고 그 자리에 자국민을 취업시킨다는 취지이다.

전체 고용인 중 자국민 취업자 수가 할당되는 것으로 산업부문별로 또는 회사의 크기에 따라 자국민 취업 쿼터가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직종, 한 예로, 회사의 대외관계를 담당하는 자는 필히 자국민을 고용해야 된다는 규정이 있다. 이러한 쿼터제를 잘 지킬 경우 회사는 정부로부터 장려금을, 위반할 시는 벌금이 과금되며 차후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할 때 제재를 받게 된다.

이러한 쿼터제는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한데 현실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민간회사들은 자국민 고용쿼터가 덜 적용되는 건설업 관련 등에 유령회사를 설립하여 외국인 노동자를 더 많이 수입하여 다른 기업체에 불법적으로 이들을 방출하고 있으며, 정부의 장려금을 활용하여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자유경제구역(Free Economic Zones: FEZ) 등이 설정된 국가에서는 이러한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의 국유화 정책의 또 다른 축이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자국민의 민간인 기업체에 대한 고용기회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GCC국가에서 이러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데, 특히 바레인 같은 경우에는 정부와 민간기업체가 공동으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카타르 같은 경우에도 교육을 통하여 에너지관련 사업체에 자국민의 취업률을 5년 안에 50%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의 국유화정책이 시간이 경과하면서도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1. 교육과 훈련의 부족

가장 먼저 대두되는 문제가 자국민들이 민간기업체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GCC국가의 전통적인 교육제도와도 연관이 있다. 대학교 졸업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절대다수가 종교 및 인문사회계를 전공한 자들이고 이-공대 계통의 졸업자가 매우 적다는데 있다. 그 결과 자국민이 사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2. 문화적 및 관념적인 문제

GCC국가는 아직도 유목민 문화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힘든 육체적인 노동을 회피하려는 경향과 타인에 대한 서비스관련 직종을 천한일로 여기는 관습이 지배적이기에 이러한 직종 또한 회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 아이들과 가사를 돌보는 일까지 외국인 하인을 고용하고 있다. 하인을 두지 않고 본인들이 한다는 것은 집안의 채면이 서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상당 부분의 가정이 가족 숫자보다 많은 하인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외국인 노동자만이 이러한 부분의 노동력을 충족시킬 수 있다.

3. 사기업의 임금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점이다.

GCC국가에 취업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은 이들의 본국 기준으로는 비교적 우위에 있지만 GCC국가의 평균 생활비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자국민이 이러한 민간기업에 취업하여도 외국인 임금수준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비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민간기업체가 이들 자국민을 위하여 임금을 대폭 올릴 상황도 못된다. 임금이 상승하면 그 만큼 사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하락은 그 동안 혼란스럽게 이어저온 많은 노동정책의 결과이다. 계약제, 스폰서십, 체류기간의 단축 등으로 인하여 노동자의 이동이 제한되고 불법체류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4. GCC국가 사기업의 많은 부분이 외국인 소유이기에 자국민과 정서적인 차이가 많다.

GCC 국가의 사기업의 분위기나 노동환경이 자국민의 정서와 차이가 많다. 또한 사기업의 고용주들이 자국민을 고용할 경우 이들의 관리나 통솔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정부의 규제로 인하여 마지못해 쿼터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자국민 취업자는 결근 내지 서류상의 종업원이고 실질적으로 출근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취업을 하여도 이직률이 매우 높은 현실이다.

5. 국가경쟁력 약화를 염려하여 지속적이고 엄격한 노동정책이 결여되고 있다.

GCC국가는 노동의 국유화정책의 많은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사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염려하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법을 어기는 회사에 대한 규제나 벌칙이 임기응변적인 조치가 많기에 불법노동시장을 양성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의 수출로 인한 재정이 허락하기에 현상유지에 급급한 노동정책을 이끌어가고 있다. 바레인 같은 GCC국가가 노동의 국유화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원인이 바로 이러한 지대의 고갈이다.

■ GCC국가 노동정책의 전망

GCC국가는 현재 노동정책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국내경제가 침체될 위기에 처해있고, 자국민은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정치-경제적인 불안요인을 만들고 있다. 노동의 국유화정책을 추진한지 20년이 넘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레바논의 한 일간지(March 28, 2012 Daily Star)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백만 명이 넘는 자국국민이 실업수당을 받고 있으며 이 숫자는 2011년 12월에 비교하면 170% 증가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실업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2015년까지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상황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숫자이다. 그러면 GCC국가의 노동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자국민의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교육과 훈련뿐만 아니라 직업의 귀천에 대한 문화적인 고정관념을 교정해가야 한다. 자국민을 위한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직업이 없는 것이다. 즉, 자국민은 하급노동은 회피하고 고급직종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기간에 개선될 사항이 아니기에 국가가 심혈을 기울려 장기적인 안목에서 개선책을 추지하여야 한다.

아부다비 교외에 건술 중인 외국인 노동자 숙소 단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현재와 같은 임기응변식의 혼란한 노동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관장하는 쪽으로 정책을 변경하여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염려는 이들이 장기적으로 자국에 거주하게 되는 것이다. 스폰서십이나 계약제 등이 모두 이러한 장기거주 외국인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아부다비나 바레인에서는 ‘3+3제도’가 도입되고 있다. 즉, 3년 계약 후 한 번 더 3년 계약할 수 있는 정책이다. 총 6년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외국인 노동자를 중앙정부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고용주들에 의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횡포를 줄일 수 있고 외국인 노동자 또한 작업조건, 생활환경, 임금, 인권 등에서도 훨씬 좋은 여건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부다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전용 숙소까지 대규모로 건설하고 있다. 자국민이 준비될 때까지 GCC국가는 외국인 노동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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