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14.조조는 거가를 허도로 옮기고 여포가 서주를 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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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14.조조는 거가를 허도로 옮기고 여포가 서주를 치는데

에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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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황이 이락을 없애고 헌제가 낙양으로 돌아와 보니 궁전은 다 타 버리고 거리는 황폐해 어디나 쑥밭이고 대궐 안에 남은 것이라곤

허물어진 담벼락뿐이라..또 이 해에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성 밖에 나가 나무껍질을 벗기고 풀뿌리를 캐어 먹었다.

조정에서도 상서랑 이하가 죄다 성 밖으로 나가서 몸소 나무를 해야 하는 형편이고 허물어진 담벼락 사이에는 쓰러져 죽은 사람이 많았다.

한조 말년의 쇠잔한 모양이 실로 극도에 달했다.

헌제산동에 있는 조조에게 왕실을 보좌케 하라는 칙지를 내리고 칙지를 받은 조조는 날을 정해서 군사를 일으켰다.


이때 문득 이각과 곽사가 또 군사를 거느리고 쳐들어온다는 첩보가 날아왔으니..

허물어진 성곽을 수습도 못하고 군사 또한 많지 못한 형편이니 헌제와 백관들은 모두 산동으로 가서 난을 피하기로 했다.

소식을 들은 조조는 곧 하후돈 선봉으로 삼고 상장 10명과 정병 5만을 영솔하여 먼저 가서 거가를 모시게 했다.


하후돈이 허저와 전위네를 거느리고 거가 앞으로 와서 임금을 뵙는데 곧 이어 조조의 보병들이 도착하고 조금 있더니 

조홍. 이전. 악진네가 와서 천자를 뵙고 차례로 성명을 고한다.

헌제는 비로소 안심을 하고 거가를 호위하게 하여 다시 앞으로 나갔다.  


곧 이각과 곽사의 군사들이 들어오니 헌제는 하후돈에게 분부해 두 길로 나눠서 나아가 적병을 맞게 했다.

하후돈은 즉시 조홍과 더불어 양익兩翼으로 나뉘어 기병은 앞장서 나가고 보병은 그뒤를 따라 힘을 다해 적을 맞받아쳐 이각. 곽사의

군사를 크게 깨뜨리고 적의 머리 1만여 급을 베었다.

(양익兩翼 : 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우에 양쪽 날개처럼 펼쳐 전투 형태를 갖춤.)


이리하여 헌제는 다시 낙양 고궁으로 환어하고 하후돈은 군사들과 함께 성 밖에 주둔했다.


그 이튿날 조조가 대군을 거느리고 당도해 천자를 알현하니 헌제는 곧 조조를 사예교위로 제수하고 절월節鉞(대장의 표시)을 하사하고

녹상서사錄書事로 봉했다.


녹상서사는 동한 삼국시대에 최고의 문관 직책 가리키는 칭호였다.

                한 무제 때부터 상서(尙書)가 황제 직속의 중요한 직책이 되면서 상서대는 국가의 정무를 총괄하는 중추가 되었다.

                황제는 국가의 모든 기밀을 전부 상서에게 맡기고, 국가의 모든 대사도 상서와 상의한 끝에 결정했기 때문에 삼공(三公)들은

                단지 명령을 듣고 시행만 하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대권을 가진 대신들은 모두 녹상서사의 명의로 상서를 통제하고 조정의 정사를 장악했다.

                만약 녹상서사의 칭호를 지니지 않으면 실권이 없었다.

                그래서 조조제갈량은 모두 승상녹상서사(承相錄尙書事)의 직책으로 조정 대사를 처리했다.


그 이튿날 이각은 군마를 거느리고 조조의 군사와 싸우러 왔다. 조조는 우선 허저. 조인. 전위에게 영을 내려 300 철기를 거느리고 나가서

이각의 진을 세 차례나 들이치게 한 다음에 비로소 진을 벌려 놓았다.

양진이 서로 대하여 싸우는데 이각의 조카 이섬이 진전에서 나서자 허저가 나는 듯이 말을 달려 나가서 먼저 한칼에 이섬의 목을 베어 버렸다.

또 이각의 수하 이별까지 목을 베어 머리 한 쌍을 손에 들고 진으로 돌아오니 조조는 허저의 등을 어루만지며

"자네는 참으로 내 번쾌樊 로다" 하고 칭찬했다.


번쾌는 항우와 비교 될 만큼 괴력의 소유자로 한 고조 유방의 맹장이다.

          선봉에 서서 많은 공을 세우고 일찍이 수차례의 전투에서 용기와 힘으로 유방을 위험에서 구출했다.

          그래서 유방의 특별한 중시와 신임을 받았다.

          조조는 용맹스런 허저를 번쾌에 비유하며 칭찬했다.


조조는 영을 내려, 하후돈은 군사를 인솔해 좌편에서 나가고 조인은 군사를 거느려 우편에서 나가며 조조는 몸소 중군을 이끌고

적진을 들이치기로 했다.

북소리가 한 번 크게 울리자 삼군은 일제히 나갔다. 적이 당해 내지 못하고 대패하여 달아난다.

조조친히 보검을 빼어 손에 잡고 군사들을 지휘해 밤을 도와 적을 추격해서 죽이기를 무수히 하니, 항복하는 자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이각과 곽사는 서쪽을 바라고 도망치는데, 급해서들 쩔쩔매는 꼴이 초상집 개와 흡사했다.

이자들은 이미 갈 곳이 없음을 깨닫고 마침내 산중으로 들어가서 산적 떼가 돼 버렸다.


동소라는 사람이 조조를 찾아와서는 지금 낙양은 여러 장수가 모여 서로가 마음이 각각이라 계속 머물러 있기는 불편한 일이니

천자를 모시고 허도許都로 옮기면 상책일 것 같다고 아뢴다.

조조는 그 후 날마다 여러 모사들과 천도遷都할 일을 은밀히 의논하는데, 시중 왕립이란 자가 말하기를

"대한大漢의 기수가 장차 다하려 하니 진晉과 위魏 땅에 반드시 일어나는 이가 있을 것이요" 라고 했다.

그는 헌제에게도 가만히 "천명은 오고 가는 것이며 한조를 대신해서 천하의 왕이 될 자는 마땅히 위땅에 있사옵니다" 하고 아뢰었다.

순욱이 또한 허도로 옮기면 반드시 흥할 이가 있을 것이라 말해서 조조는 마침내 뜻을 결단하고 궐내로 들어가서 헌제에게 아뢴다.


"동도는 황폐한 지 오래니 쉽사리 수복할 수 없을 뿐더러 양식을 전운하기도 지극히 곤란합니다.

허도로 말씀드리면 노양이 가깝고 성곽과 궁실이며 전량과 민물民物 다 갖추어 있어 족히 쓸 만합니다. 이러므로 신이 감히 허도로

천도하십사 주청하는 바이오니 폐하께서는 부디 신의 말대로 하소서"

조조의 말에 헌제는 따르지 않을 수 없고, 또한 모든 신하들도 다 조조의 위세를 두려워하여 감히 나서지를 않으니 마침내

날을 택해서 거가는 낙양을 떠났다. 조조는 군사를 거느리고 거가를 호위하고 백관들도 따른다.


그러나 일행이 며칠 길을 못 갔을 때 홀연 함성이 일어나며 양봉과 한섬이 군사를 거느리고 오는데 함께 온 서황이 크게 외친다.

"조조는 거가를 겁박해 모시고 어디로 가려느냐?"

조조가 말을 앞으로 내어 바라보니 서황의 위풍이 참으로 늠름하다.

조조는 속으로 칭찬하며 참으로 훌륭한 장수라 그의 힘을 꺾고 싶지 않아 계책을 써서 항복을 받게했다.

이때 행군종사行軍從事로 있던 만총이 나서서 말하길 자신이 서황과 잘 아는 사이라 몰래 그의 영채로 찾아가 서황의 마음을 돌려보겠다 한다.


만총이 밤에 몰래 서황의 장전으로 들어갔다. 서황을 만난 만총은 조조는 당세의 영웅이라 선비들을 예로써 대접하고 어진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며 그가 진심으로 서황을 흠모함을 알린다. 그리고 양봉과 한섬은 큰일을 할 사람이 못되니 어두운 주인을 버리고

밝은 주인에게 의탁해서 함께 대업을 이루어 보자고 달랜다. 

서황은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가 조조의 사람이 되기로 결심을 하고 그 밤으로 장하의 수십 기를 데리고 만총을 따라서 조조한테로 갔다.

조조는 크게 기뻐 그를 후히 대접했다.


조조는 거가를 허도로 옮기고 궁실과 성곽을 수축하고 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을 내리고 죄가 있는 자에게 벌을 주는 것이 모두 조조의

처분에 달려 있었다. 조조는 스스로 대장군 무평후武平候가 되고 그를 따르는 모든 모신과 무신들에게 각각 벼슬을 봉하니 이로부터

대권이 모조리 조조에게로 돌아갔다. 이제 천하는 조조의 손아귀에 달렸고 천자는 허울만 남게되었으니..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조조는 서주에 있는 유비가 여포와 힘을 합해 함께 허도를 침범해 오지 않을까 염려하여 그들을 없애려 하자 허저가

"제게 정병 5만만 빌리시면 유비와 여포의 머리를 베어 승상께 바치오리다" 하고 나서는데

 모사 순욱이 "장군이 용맹하긴 하오나 계략 쓸 줄은 모르시오. 지금 허도로 갓 옮긴 터에 군사를 쓰는 것은 좋지 않소" 하고 계책을 올리는데

이름은 이호경식지계二虎競食之計라, 이는 두 마리의 호랑이가 먹을 것을 두고 서로 다투게 하는 계책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날 도겸이 죽은 뒤 유비가 서주를 맡고 있었으나 아직 칙지를 받지 못한 터라 이때 유비에게 서주목의 칙지를 내린 다음 밀서를 전해

유비더러 여포를 죽이게 하여 만약에 일이 잘 되면 유비는 자기를 도와줄 맹장을 잃게 되는 것이고, 또 일이 안 되면 이번에는 여포가 반드시

유비를 죽이고 말 것이니 두 마리의 호랑이 유비와 여포를 서로 다투게 하는 계으로 이것이 바로 이호경식지계二虎競食之計이다.


조조는 즉시 유비에게 정동장군 의정정후 서주목으로 봉하고 몰래 밀서까지 보내 여포를 죽이라 명한다.

유비가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이 일을 의논하는데 듣고 있던 장비가 나서며 "여포는 원래 의리가 없는 놈이니 당장 죽이자 한다" 한다.

하지만 유비는 그것은 '의롭지 않은 일'이라며 조조에게 답서를 부치는데 "차차 봐서 도모하겠노라" 고 전했다.


계책이 실패하자 이번엔 구호탄랑지계驅虎呑狼之計를 써 보기로 한다.

구호탄랑지계驅虎呑狼之計

                  호랑이로 하여금 이리를 잡아 죽이게 하는 계교로 즉, 이리가 호랑이의 빈집을 노리고 덤벼들게 하여                                      

                  이리를 잡아 죽인다는 것인데 여기서 이리는 여포를 뜻한다.                                                                                         


조조는 유비에게 군사를 일으켜서 원술을 치라는 분부를 내리고, 또 한편으론 원술에게는 유비가 도모하여 원술을 치려한다고 전했다.

원술이 대로하여 군사 10만을 거느리고 서주로 향한다.

이때 유비는 장비에게 성을 맡기고 마보병 3만을 거느리고 서주를 떠나 원술이 있는 남양으로 나아갔다.

양군은 우이라는 곳에서 서로 만났다. 현덕은 원체 군사가 적어서 산을 의지하여 물가에 영채를 세웠다.

양군의 장수들이 나와 크게 싸웠으나 관우의 큰 활약으로 적병들은 대패하고 군사를 뒤로 물려 서로 대치만 하게된다.



한편 서주를 지키던 장비가 하루는 술자리를 만들고 여러 사람에게 술을 권했다.

장비는 여러 관원들에게 차례로 잔을 다 돌리고 나자 자기는 큰 잔을 기울여 연달아 수 십 배를 마셨다.

술이 잔뜩 취해 조표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데 조표는 재삼 사양하고 잔을 들지 않으니까 그만 화를 내고 매질을 하는데

조표는 원래 여포의 장인이라 이를 알고 장비는 더욱 화를 내며 막무가내로 조표에게 곤장을 50대에 이르도록 내리쳤다.

조표는 분하기 그지없어 즉시 여포에게 편지를 보냈다.

사연인즉 장비의 심히 무례함과 또 현덕이 성을 비우고 없으니 장비가 술이 취한 틈을 타서 성을 치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다.


여포는 진중과 의논하고는 즉시 갑옷 입고 투구 쓰고 말에 올라 500기를 거느리고 앞서 출전했다.

뒤이어 여러 대군이 속속 뒤따르니.. 성 안에서 소식을 들은 조표가 즉시 군사에게 분부해 성문을 열었다.


이때 장비는 대취해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가 놀라 황급히 갑옷과 투구를 떨쳐입고 장팔사모 손에 들고 말에 올라 쳐들어오는 

여포의 군사와 마주쳤으나 술이 아직도 깨지 않아서 힘껏 싸울 수가 없었다.

부하들의 보호로 동문으로 도망가는데 경황이 없어 부중에 있는 현덕의 가권도 미처 돌아보지 모했다.

장비가 수십기를 거느리고 우이로 가서 현덕을 보고 조표가 여포와 짜고서 밤에 서주를 엄습한 일을 보고한다.


현덕이 탄식하며

"얻은들 기쁘질 않던 걸 잃었는데 무엇이 안타까우랴!" 했다.

관 공이 "그래 아주머님들은 어디 계신가?" 하고 묻자 장비가 "그냥 성안에들 계시오"라고 답했다.

현덕은 듣고서 묵묵히 말이 없고 관 공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장비를 원망한다.

장비는 마음에 황공하기 짝이 없어 칼을 쑥 빼어 들어 제 목을 찌르려 했다. 


장비가 칼을 빼어 들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으려 하니 현덕이 곧 달려들어 그를 껴안고 칼을 빼앗아 땅에 던진다.

"옛사람도 '형제는 수족 같고 처자는 의복 같다' 고 했다. 의복은 찢어지면 집기라도 하려니와

수족이 끊어진 것이야 어떻게 다시 잇는단 말이냐? 우리 세 사람이 도원에서 결의할 때 한날한시에 태어나지 못했어도 다만

한날한시에 죽기를 원한 것 아니냐, 지금 성지城地와 가권家眷을 잃었다고 해서 어찌 차마 동생을 중도에서 죽으랄 수 있겠느냐?

하물며 서주성으로 말하면 본래 내 것이 아니요, 가권으로 말하더라도 지금 비록 적의 수중에 들었다고는 하지만 여포가 모해하진

않을 것이니 차차 방도를 차려서 구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네가 한때 실수했다 하여 아까운 목숨을 버리려 하니 이것이 될 말이냐!"

이렇게 말을 마치고 대성통곡을 한다. 관우와 장비도 자연 감동해서 다 함께 울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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