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자본주의의 번성

 

선사시대에 일어났던 제1의 물결(농업 혁명)은 농경사회를 형성하도록 했다.

그리고 제2의 물결(산업 혁명)은 산업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었다.

자본주의의 태생적 병폐인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나타나자 공산주의가 이에 반발해 보았지만,

결국 공산체제의 붕괴로 인하여 자본주의는 천하무적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근대 산업혁명을 통과해 온 현대는, 이전 시대보다 더욱 화려해지고 풍부해진 물질문명의 세례를 인간에게 안겨주며, 안락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라고 축복하는 듯했다.

교통`통신의 발달은 이미 지구촌을 옛말로 만들어 버렸고,

미국이 주도하여 전 세계에 강요해 온 자유무역주의(free trade)는, 국경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강요했다.

 

하지만 과거의 농경사회,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변화를 가져 온 원인은 컴퓨터와 이들끼리의 그물(網)인 인터넷의 등장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제3의 물결, 곧 정보 혁명이다.

컴퓨터(정보사회)가 기계(산업사회)보다 더 우위에 서게 된 새로운 물결이다.

 

사진 / The Information Revolution, 500 Monitors

 

자본주의는 우리의 물질적 삶을 풍요롭게 누리도록 했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자본주의의 태생적 논리이다.

부익부 빈익빈의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양극화가 더욱 커졌으며,

가난한 자는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할뿐더러 풍요로운 삶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돈의 획득과 편리한 생활을 위해 사람들이 도시로만 몰려든 결과, 농촌은 피폐되고 노령화되어 버렸다.

 

자본사회에 끼지 못하고 낙오된 사람들의 자폐와 자살도 문제이고,

나이 들어 쓸모 없다고 내팽개쳐지는 사람들이 많아져 가는 것도 문제이며,

노동자와 사용자의 타협되지 않는 이해대립도 모두 자본주의가 태생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문제이다.

 

자본획득을 위해서는 개인은 살인도 마다않고 서슴없이 저지르며, 국가 또한 그것을 위해 전쟁을 마다않는다.

 

또한 가족구성원들의 사회참여로 인한 대화 단절은 가족끼리의 소외를 낳았다.

전문적 지식의 강요로 인한 스트레스, 이익만을 위한 메마른 인간관계, 바쁜 업무에 시달리느라 생긴 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단절과 소외,…….

 

요컨대, 자본주의는 애초부터 인간소외를 낳을 수 밖에 없었고,

자본주의가 전성기를 향해 치달아 갈수록 인간소외는 심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제2

인터넷과 유비쿼터스 세상

 

01

인터넷 세상

 

인터넷(internet)은 수많은 컴퓨터 네트워크들을 연결시키는 네트워크이다.

인터넷은 원래 미국의 국방부에서 이메일이나 파일 전송 등으로 학술적으로 사용하던 것이었는데,

1980년 후반부터 세계 각국이 정보화를 추진하면서,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매체로서 전 세계에 눈부시게 퍼져갔다.

특히, 그래픽 환경을 통해 인터넷 사이트들을 간단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월드 와이드 웹(WWW)이 등장하면서,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컴퓨터 수백만 대를 연결시켜 놓기에 이르렀다.

 

현대는 컴퓨터 그물인 인터넷을 빼놓고는 상상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정보 사회의 진입에도 문제점이 적잖이 노출되었다.

 

첫째, 정보 격차이다.

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교육수준이 낮은 빈곤계층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벽지산골 등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에서도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프라이버시의 침해이다.

인터넷이 만드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생활이 노출되고 유통되어,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며,

또한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사이트나 국가가 개인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하며, 심지어 이용할 수 있다.

 

셋째, 욕망추구가 더 쉬워져서 생기는 범죄이다.

범죄는 온라인상의 사이버 범죄뿐만 아니라, 절제되지 않는 정보나 욕망을 부추기는 영상들에 자극받아 오프라인 상에서 현실로 일어나는 범죄도 포함된다.

자살 사이트가 사회적 문제가 된 적 있듯이, 매춘 사이트에의 접근과 개인 간의 은밀한 정보교환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사이버 범죄로는, 컴퓨터 바이러스 유포, 익명성을 이용한 언어폭력, 해킹과 개인 정보 훔치기, 사이버 도박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02 유비쿼터스 시대

 

정보혁명이 휩쓸고 지나가며 만들어놓은 인터넷 시대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시대로 진화한다.

유비쿼터스는 원래,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제는 시간과 장소, 컴퓨터나 네트워크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기술(IT)의 시대가 된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자유롭게 통신망에 접속하여 온갖 자료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드웨어적인 기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연결망으로 인해

사용자가 편리하게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바로 유비쿼터스 세상이다.

   

 

 

 

제3 새로운 패러다임

 

註) 패러다임 (paradigm)

어느 한 시대의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의미하는데, 한마디로 한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용어는 미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쿤(Thomas Kuhn)이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 1962)”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보사회에서는 교통`통신 수단이 급속하게 발달하여 우주여행도 현실화될 것이다.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생명공학은 더욱 빛을 받을 것이다.

생명과학의 시대(life science age)가 개막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인터넷을 통하여 더욱 화려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해 통제되어 자신도 모르게 획일화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다양성이 존중되는 개성사회가 획일화를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상상력(imagination)이다.

상상하는 힘이 창조력(creative power)이다.

 

근엄하고 딱딱한 필연(必然)의 논리가 아니라,

부드러움과 유희가 있는 우연(偶然)의 미학이 삶 깊숙이 베어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베끼는 미학의 시대가 아닌, 스스로 존재하려는 미학의 시대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철학은 껍질을 벗는 뱀이다. 이 벗어버린 껍질 속으로 보다 우둔한 추종자들이 기어든다.”고 했다. 키에르케고르의 우려는 현대의 정보사회에서는 기우에 불과하다. 

모든 개인들의 상상력과 창조물들이 즉시적으로 전세계에 발산되어 버리는 이 시대에는, 스스로의 개성을 지니지 못 한 우둔한 추종자들은 정보시장에서 더욱 쉽게 퇴출당할 것이다.

예술이 세상을 베끼면서 닮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삶의 유희로 채워진 예술을 닮아가는 것이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상상하는가.”

생각하는 그 무엇, 상상하는 그 무엇이 바로 세상을 만들어간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가

“원하라, 그러면 드러날 것이다. 상상하라, 그러면 그리 될 것이다.”로 바뀌어져 들려도 어색하지 않는 시대가 정보시대의 특징이다.

 

상상력과 놀이 이외에도 웰비잉(Well Being)웰다잉(Well Dying)도 정보사회의 새롭게 떠오르는 패러다임이다.

더 풍요로워진 물질적 기반과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달 위에서, 삶의 질을 더 중요시하려는 웰비잉과 웰다잉도 당당한 제 목소리를 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연미소 (yeon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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