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세상을 이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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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위하여/관계를 위한 아포리즘

눈물이 세상을 이기게 하소서

연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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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세상을 이기게 하소서

 

Mo' Better Blues

 

01 

어른인 나도 여기서 이렇게 울고 있는데

아이인 너는 어디서 얼마나 울고 있느냐

 

02 

그대, 울고 있는 나의 사람아

구석에 쌓인 먼지들의 무덤을 너의 눈물이 걷워 준단다.

 

 

03

네가 있어 난 맘 놓고 죽어갈 수 있고,

내가 있어 넌 맘 놓고 살아 갈거야.

 

04

걱정 마라 걱정 마라, 이 땅덩어리 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걱정마라.

 

네 그리운 날은 석양의 붉은 공처럼, 또는 강바닥의 야무진 차돌처럼 그 마음도 야무지겠지

 

네 그리움이 커가는 것만큼

내 그리움도 야무지고 단단하단다.

 

05

난, 세상 사람들이 나서는 미련 없는 거리의 사랑 사냥도 못하고

그냥 제 자리에 명상의 자세로 앉아 흰 머리카락만 늘어가는 구식사랑이란다.

 

너 혹시 외로와서 고통스럽니?

좋다, 난 너의 고통의 힘으로 살아가리라.

너는 고통스럽지 마라.

네 대신 내가 외롭고 고통스러우리라,

 

06

너와 만나는 날,

난 보여주고 싶어.

내 때 묻은 손톱과 나의 고통을 이길 수 없어 빼버린 이빨 한 개를 봐다오.

나의 얼어붙은 발가락들을 봐다오.

 

알지? 이 까짓 보여주는 일은, 세상일들과는 무관한 일이야.

세상 사람들은 물질을 살지만, 우리는 우리를 살지.

너 날 믿나?

 

07

내 힘없는 발자국에 희미하게 속살을 내미는 세월을 되돌아보면

무정한 세월은 꿈틀거리는 것만 묻히지 않게 하더라.

꿈틀거릴 힘조차 없는 것들은 무참히 묻혀버리더라.

 

나는 힘겹게 그러나 조용히 묻히다가

바람조차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가늘게 발버둥을 쳤지.

묻히지 않고 사라져 버리지 않으려고.

 

너의 체취는 먼지 속에 묻혀 찾을 길 없는데

멍청한 바람 한 줄기가 너의 향기를 찾아왔다가

너 없는 빈 거울에 우수 깃든 눈망울을 들키고 달아나 버렸단다.

 

 

 

연미소 (yeon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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