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지문 마저 없는 우리엄마 손

작성일 작성자 개똥벌래



나는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면서 실업계 여고를 다녔다.

형편이 어려워 장학금을 받으며 날마다 버스로 한시간 이상 걸리는 학교를 다녔다.

어느날,나는 버스 시간을 맞추느라 바쁘게 옷을 입고 나가려는데,

스타킹을 찾아보니 몇 개 안 되는 스타킹이 하나같이 구멍 나 있었다.

나는 스타킹을 들고 다짜고짜 엄마를 다그쳤습니다.

"엄마 이거 다 왜 이래?"
"저런 내가 빨다가 그랬나 보다.내손이 갈퀴 같아서...이를 어쩌나."

"다시는 내 스타킹에 손도 대지 마,이제부터 내가 빨테니까."

   엄마는 그 후론 내 스타킹에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여름 방학이 되어 집에 있는데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네,우리엄마 지문이 닳았다구요?"

주민등록을 다시 해야 하는데 지문이 닳아서 등록이 잘 안 되니

몇일간 이라도 일을 하시지 말라신다.

    나는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 보았다.

구름한점 없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엄마는 지금도 손에 지문이 닳도록 일을 하고 계신다.

얼마나 힘들고 더울까?

"왜,스타킹을 못 쓰게 만들 정도로 거칠어진 엄마의 손을 난 한번도 잡아드리지 못했을까?"

눈물이 자꾸만 나온다.

내장고에 시원한 물을 챙겨서 엄마가 일하시는 밭으로 달리듯 찾아갔다.

역시 엄마는 뙤약볕 아래서 일을 하고 계신다. 구름한점 없는 뙤약볕,기역자로 굽은 등...

평생을 그렇게 논매고 밭매며 억새처럼 살아온 우리엄마...



나는 말없이 등뒤로 다가가 엄마를 꼬옥 끌어 안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영문을 모르는 엄마는

"아이고,우리딸 더운데 밭에는 왜 왔냐...?"

나는 처음으로 엄마의 거친 손을 잡아 보았습니다.

엄마의 손은 한 여름이지만 따뜻함이 전해오고 그을리고 패이고 흙믙은 손이지만

이세상 어느 손보다 따뜻하고 소중해 보였습니다.

주고 또 주어도 더 주지 못해 늘 안타까운 우리엄마,자식을 위해서라면

당신 손이 다 닳아 없어져도 마다치 않을 우리엄마,고향집 아랫목처럼 언제나 그립고 따듯한 우리엄마.

생각만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름, 그 이름은 우리엄마 입니다.

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엄마한테서 밭은 것이고,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것은 엄마를 일찍 잃어 그 따뜻한 사랑 속에서 살지 못한 때문이다.

"엄마,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서 이렇게 적어 보내요."

"엄마,보고싶다.우리엄마,사랑해요..."


                                    이글은 "참나리" 님이 보내주신 글을 올려 봅니다 ♥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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