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재원 생활 희로애락

인도 희로애락-마지막 인도 희로애락

작성일 작성자 kyk

드디어 3일 후 귀국이다.

14일 이삿짐 센터에서 아침 일찍 와서 포장 시작해서 오후 4~5시경 이삿짐을 실어 가고 밤 11시 15분 비행기로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한국 인천 공항에는 15일 오후 3시 반에 도착한다. 이삿짐이 인천 집에 도착하기까지 5~6주가 걸리니 10월 말이나 되어야 짐을 받을 수 있다.

2014년에 와서 인도에서의 진귀한 경험을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것을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일기에 썼다면 아마도 오래 가지 않아 중단했을 것이고, 또 인도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블로그라는 것을 해 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도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지만, 흔히 하는 말 중에 Incredible India, 즉 '믿기지 않는 인도' 이 한 마디보다 인도를 더 잘 표현할 단어는 없는 것 같다. 세상에 온갖 부정, 거짓은 인도에 다 모였다. 약속 시간 같은 것은 둘째치고 계약서를 무슨 두루마리 화장지보다도 못한 종이 쪼가리 취급을 하는 것이 인도이다.

그런데도 인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총 GDP가 급상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GDP로 따지면 한국은 3만 달러에 육박하고, 인도는 2000달러에 지나지 않지만, 총 GDP로 따지면 한국은 1.5조 달러인 반면 인도는 2.5조 달러로 이미 세계 7위 경제 대국이고, 한국은 11위이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에 7.9%, 2016년에 6.8%, 2017년에 6.7%이며 향후로도 7%대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렇게 10년 이상 계속된다면 GDP는 2배가 된다. OECD 주요국 경제 성장률로 연 5%를 넘기는 곳은 중국과 인도뿐으로 그 중에서도 인도가 단연 더 높다. 수 년전 까지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룩해 왔던 중국이 서서히 그 성장세가 둔화되어 가고 있고 다음으로 중국을 대신할 포스트 차이나로 인도가 점쳐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인구가 많기 때문인데, 연수 500만~2천만원 정도로 가전기구 등이 구매 가능한 중간층이 2020년에 6억명이 넘는다. 이 한 마디로 인도가 얼마나 거대한 시장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같은 해외 기업들의 주재원들이 인도에 와서 물건을 만들어 팔아 먹고 있는 것이고,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하여 수출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도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는 것을 5년간의 인도 생활로 충분히 알겠지만, 아직 초등학교조차 의무교육화가 되어 있지 않고, 국민에 대한 교육의 질이 너무 떨어져 있는 것이 가파른 경제 성장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다. 경제 성장을 했지만 국민이 거기에 걸맞는 의식과 인식을 갖추어서 경제 성장의 득을 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질 높은 교육으로 국민의 수준을 높이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빈부격차만 더 벌어지게 되고 밑바닥 인생들은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데 지금처럼 손에 쥐는 것은 없는 허수아비 경제 성장이 되는 것이다.

인도 생활을 겪으면서 또 한 가지 좋지 않게 느꼈던 것은 이직률이 높다는 것이다. 진득하게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아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1,2년 사이에 새직장으로 이직을 한다. 이들은 자기 계발보다는 생계를 중요시 한다. 다른 곳에서 급여를 더 준다고 하면 1년 안에 몇 군데라도 어떤 직종이건 상관없이 옮겨 다닌다. 제대로 자기 계발이 될리가 만무한데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해서 안타깝다.

 

인도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주재원을 희망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으로부터 5년간 수 많은 자문 요청을 비롯해, 인도 교육 강사님, 인도 여행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로 부터 정말 많은 질문을 받았고 답변을 해 드렸다. 그 중에서도 인도의 치안, 성폭력에 관한 질문들이 많았다. 요컨데 성폭력이 무서워 인도 여행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인터넷을 조금 파헤쳐 보면 한국은 연 27,000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 하다. 따져 보면 하루에 73건, 20분마다 1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은 6.2분마다 1건이다. 인도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한국 미디어가 다른 나라의 사건보다도 인도의 성폭력 사건을 유독 민감하고 발빠르게 기사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인도가 좋건 싫건 관심의 대상인가 보다.

인도를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인도에 여행올 때는 혼자서는 오지 말 것. 가능한 단체로 오는 것이 그래도 안전을 기할 수 있고 외롭지 않다. 워낙에 환경이 열악해서 혼자서 또는 소수로 다니다 보면 기가 죽고 쉽게 피곤해 지고 그러다 보면 여행의 묘미는 커녕 빨리 돌아가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인도 여행 후기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아주 좋았던 사람과 두 번 다시 갈 곳이 안된다고 하는 사람으로.

참고로 블로그로 알게되어 2년 연속 한국에 휴가로 들어갈 때 마다 신세를 졌던 김선생님 내외분은 한 번 더 인도 여행을 오시기로 했다. 이미 비행기표까지 예약을 하셨고, 추석 연휴가 끝나고 바로 출발하신다고 한다. 연세가 일흔이 넘으신 분인데 정말 존경을 안할 수가 없다. 패키지도 아니고 자유여행으로 50일간 북인도를 돌아다니실 예정이다. 김 선생님은 이번 인도 여행이 세 번째이시다.

개인적으로 인도 여행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남서쪽에 위치한 알레피라는 곳인데 여기에서 하우스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유유히 흘러 다녔는데 말 그대로 신선놀음을 하는 기분이었고 세느강 유람선보다도 루체른 호수 유람선보다도 감동이었다.

인도도 사람 사는 곳이다. 못된 사람도 있고 순박한 사람도 있다.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니 그 나라 국민성이라는 것이 다를뿐 정말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도에 5년여를 살면서 나와 중전은 많은 것을 얻어 간다.

물질의 풍요로움에 대한 고마움을 알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고,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배우자 밖에 없어서 우리 부부 사이가 더 좋아졌고, 무엇보다 인간으로서 한 둘레 더 커진 것 같다고 할까 강해진 나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이것으로 지금까지 인도 주재원 생활 희로애락을 마치고자 한다.

처음엔 단순히 나 개인적인 인도 생활을 기록하려고 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기록에 관심을 갖고 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까지 무사히 인도 생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내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봐 주신 분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귀국 후의 블로그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환경이 바뀌고 마음이 내키는대로... 내 마음에 따르고자 한다.

 

그동안 '인도 주재원 생활 희로애락'에 관심을 갖고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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