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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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길, 길!

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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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 수변길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 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대나무박물관 대숲 길


길 위에 서다 / 정연복 


세상의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는 모양이다

사랑은 미움으로
기쁨은 슬픔으로
생명은 죽음으로


그 죽음은 다시 한 줌의 흙이 되어
새 생명의 분신(分身)으로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가만히 머무르지 말라고

길 위에 멈추어 서는 생은
이미 생이 아니라고

작은 몸뚱이로
혼신의 날갯짓을 하여

허공을 가르며 나는
저 가벼운 새들


   - 길 위에 섰던 날 : 2019. 5. 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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