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08봉) 경북 경주 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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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308봉) 경북 경주 오봉산

아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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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일 토요일

 

미실의 최후, 오봉산 마당바위

 

 

등산코스 : 여근곡주차장-고척지-오봉산-마당바위-두꺼비바위-주사암-유학사-옥문지-원점회귀

 

김별아의 「미실」과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다시 접하고 신축년 첫 산행으로 오봉산을 향한다.

법흥왕을 증조부로 세 명의 왕과 풍월주를 정인으로 삼은 미실의 입장에서 자기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 왕비 혹은 왕의 자리가 얼마나 간절했을까?

온갖 술수와 계략으로 심지어 반대 세력의 김유신까지 가족으로 엮었지만 결국 최고의 자리를 놓친 그 마지막 죽음의 순간, 미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나 소설에서 각색된 그녀지만 대담하고 지혜롭고 간사까지 한 미실이 새삼 매력으로 다가온다. 세기의 영웅 진흥왕에게서 원화로 인정받고 자식까지 얻은 상태에서 권력욕이 넘치는 성향이라면 당연히 더 큰 자릴 노렸겠지. 사실을 넘어 상상의 영역이지만 미실은 현존할 수 없는 존재기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권력의 중심에 있지만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마지막이 어떤 심정이었을까?

치열하게 살다 간 만족감,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허무함, 부질없음? 

답도 없는 그 현장으로 미실의 마음 한 쪽을 찾아 마당바위로 향한다.

 

여근곡주차장에 주차하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가니 하얗게 눈 덮힌 저수지 둑이 눈에 들어온다. 눈인지 서리인지 하얗게 덮힌 고척지를 옆으로 끼고, 조그만 소로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이 길을 잘 아는 동네분들이 오르는 게 아닐까 싶게 길은 이어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녹지 않는 눈에 길도 가팔라 나무를 잡지 않고는 줄줄 미끄러져 내린다. 얼마 오르지 않았고 추운 날씨인데도 몸에선 열기가 넘쳐난다. 한바탕 산등성을 헤치고 나가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며 그야말로 순탄대로다.

 

오봉산 정상을 지나 주사암을 거쳐 마당바위를 향한다. 선덕여왕 촬영 안내판이 그 자리를 지킨다. 깎아 놓은 듯 평평한 바위는 그야말로 마당 그 자체다. 둘러봐야 산이지만 툭 트인 전망에 속이 시원한다. 이런 곳에 앉아 있으면 세상사 아귀다툼이 한낮 물거품 같을 것인데 그것도 생의 마지막이라면 더 했을 터,,,,

마당바위에서 마지막을 보내지 않았을 미실에게 그래도 역사의 한 편에서 너무나 치열하게 살다 간 그녀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마당바위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두꺼비 한 마리가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양을 한 바위를 만난다. 두꺼비의 기운을 받아볼까? 새해 시작이니 올해 소원이라도 빌어 볼까? 원래 종교도 없고 기복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터라 인증샷하나로 정리하고 다시 돌아내려온다.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오를 때 그 길로 가지 않았더라면 너무 싱거웠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길을 잘못 든 게 정말 다행이었단 생각을 해 본다. 인생도 이런 것,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게 있고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힘들었지만 오늘 산행의 맛은 잘못 든 길에서 만났다.

 

자리 다툼의 아귀세상에서 벗어나 이제는 편히 쉬겠지.

여근곡도 옥문지도 사람이 만들어 낸 상상 속 이야기로 남은 지금, 주위를 둘러 보고 나를 돌아보며 주변을 정리하는 시간, 2021년을 여유롭게 시작한다.

 

 

오봉산 마당바위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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