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17봉) 현풍 비슬산 천왕봉, (등산 318봉) 월광봉, (등산 319봉) 조화봉, (등산 30봉) 대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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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317봉) 현풍 비슬산 천왕봉, (등산 318봉) 월광봉, (등산 319봉) 조화봉, (등산 30봉) 대견봉

아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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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5일 목요일

 

 30만평의 진달래화원을 굽어보다 

 

 

 

등산코스 : 유가사주차장 - 수도암 - 도통바위(도성암 위) - 천왕봉 - 월광봉 - 조화봉 - 톱(칼)바위 - 대견사지 - 대견봉 - 수성골 - 유가사주차장  원점회귀

 

세 번을 다녀 오고 네 번째 가는 산인데 산에 대한 기억이 없다. 

진달래 필 때 가지 않은 것도 있었고 남따라 아무 생각없이 다녀온 탓이다.

겨우 하나 있는 사진엔 대견봉 1084m.

 

천주산 진달래에 이어 위도가 조금 높은 곳에 왔으니 이제 한창의 진달래를 보겠지하는 기대감. 

이름이 아름다운 비슬산, 비파에 거문고까지 더해지니 산행하는 곳곳 어떤 소리들이 들릴까?

 

시작은 유가사, 한 바퀴 휘 돌아 원점회귀하기로 한다.

산행 안내도 앞에서 수도암으로 향한다. 차도로 가는 길가에 미나리냉이, 줄딸기가 청초하다.  

단정한 수도암 돌담이 화려한 영산홍, 철쭉류의 봄꽃과 너무 잘 어울린다.

미나리냉이
줄딸기

 

세멘트 임도를 따르다 왼쪽 산길로 접어 든다. 

돌이 많은 길엔 멋진 소나무가 함께하고 그래서 이런 길은 항상 단정하다.

불어오는 바람에 솔향이 묻어 난다. 오로지 혼자만의 길, 오롯이 나만의 호젓한 길이다. 

 

그러다 엄청 큰 바위가 시선을 끈다.  

바위 위에 올라간 사람이 내려오길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 본다.

바위는 크게 두 개로 이루어져 있고 바위 아래가 도성암이다.

그러다 문득, 어느 해 여름 비슬산 올랐다 밤이 되어 엉금엉금 기어 내려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려오는 길 왼편에 절이 있었단 기억이 난다. 아마 지금 위치가 그 부분인 듯 하다. 잊고 있던 기억 한 조각이 갑자기 훅 들어와 그 날까지 연결된다.

산 정상부에서 엄청난 소리의 천둥 벼락과 함께 쏟아지는 폭우, 간신히 바위 곁에 피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않고,,,할 수 없이 비를 맞고 내려오는데 조금 내려오니 길은 완전 말짱,,,,정상부에서만 만난 비였던 것. 너무 신기한 기억이라 강렬하게 남았었는데,,,,그 길이 이 길이지 싶다. 

 

바위에 올라서니 소나무가 뿌리를 깊게 박고 자라고 있어 경외롭다. 그 아래로는 파란 지붕을 인 도성암이다. 더 멀리 유가사와 현풍읍이 조망된다. 최고의 조망터다. 도통바위. 누군가 도를 통했을까?   

 

부드러운 산행길 곳곳에 커다란 바위들이 비슬산에 눈요기를 더한다. 정상부 진달래는 엊그제 낮은 기온으로 냉해를 입어 꽃잎을 다물었다. 수줍은 듯 오무린 잎들은 더 이상의 개화를 멈추고 다부지게 입을 오므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살아 보려는 그네의 치열함이 앙 다문 꽃봉우리에 깃들었다.

 

비슬산의 명성에 걸맞게 이 사태, 이 상황에도 인증샷 줄을 섰다.

대기줄이 길지 않아 그들의 행렬에 줄을 보태고 뒤에 있는 아저씨에게 카메라를 넘긴다.

천왕봉 뒷편에서 올려다 보는 정상석엔 한자로 천왕봉이 써져 있다. 

2008년 산행 사진엔 대견봉이 있던 자리다. 1997년 명확한 역사적 근거도 없고 행정절차도 무시한 채 정상이 대견봉으로 정했었더란다. 그러다 2014년 대견사를 개산하고 최고봉도 천왕봉으로 원래의 자리를 잡았단다.  산의 역사에 나의 역사가 더해진다.

 

정자가 있는 정상부에서 월광봉이 있는 능선길을 따른다.

여기 산정에도 백아산 무덤같은 무덤이 있다. 일 년 사시사철 사람이 붐비는 곳이니 망자가 있다면 외롭진 않을 터~

얼핏 광할한 진달래밭이 드러나지만 옅은 분홍빛만 스치듯 보인다. 아,,,냉해,,,

그러나 월광봉 능선길에서 가까이 만난 진달래는 천왕봉정상에서 본 것 보다는 활짝 꽃을 피웠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더 가벼워진 기대감으로 가뿐하게 월광봉을 오른다.

운좋게 진달래 감상하던 부부를 만나 인증샷을 찍는다.

 

사람들은 진달래 화원속에서 노느라 이 길은 한적하다.

그래서 또 오롯이 나 혼자만의 길이다.

냉해를 견뎌 내고 꽃망울을 펼친 진달래에 감사하며 꽃길 속을 걷는다.

천왕봉에서 바라볼 때의 그 참담함은 기쁨으로 승화된다. 그 사이 꽃망울을 연건지 이 쪽은 상대적으로 냉해를 입지 않았는지 하여튼 꽃잎 열린 진달래를 보며 걷는 내내 발걸음이 가볍다. 

30만평이 된다는 진달래밭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어 더할나위없이 행복하다.  

 

천왕봉이 대칭으로 위치한 곳에 다다르니 여기는 입 다문 천왕봉 진달래. 

비슬산 자연휴양림 방향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이 모습만 보고 갈텐데 알려줄 수도 없고 안타깝다.

 

조화봉 찾아 가는 길, 강우레이더관측소 쪽을 비켜 전기차 타는 곳으로 가 본다. 조화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북적북적. 다시 돌아와 관측소 길을 따른다. 가는 길에 보이는 신기한 모습의 칼바위가 눈길을 끈다. 길이 끝나는 곳에 조화봉 표지석이 서 있다. 운좋게 아저씨 세 분을 만난다. 딱 봐도 전문가 포스다. 인증샷 5장을 찍어 주고 조화봉 뒤로 내려간다. 

 

조화봉에서 산길을 따른다. 금방 칼바위. 부분 침식 과정을 거치며 자잘한 물질은 제거되고 특이한 형태의 모습만 남게 된 화강암으로 이런 형태를 토르라고 한다는데 문외한이라,,,,

이런 류의 바위들은 숱하게 봐 왔지만 멀리서 보면 꽃모양 같기도 한 이런 형태는 귀한 터, 주변엔 바위가 없어 더 드러나는 모양새다. 올라갈 때 놀고 있던 사람들은 다 사라져 혼자서 바위 사이를 오가며 사진찍기 삼매경. 멀리 천왕봉, 가야 할 대견봉, 진달래화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강암 바위들은 금정산 하늘릿지, 함양 황석산에서 본 것과 유사하다. 그럼 그것들도 토르? 한참을 놀다 산길을 따르니 관측소 초입 오른쪽으로 연결된다. 아까 놓친 셈.

 

 

산길은 대견사지 위로 연결된다. 대견사 3층석탑의 위치가 절묘하다.

둥글둥글 우람한 바위들이 시선을 끈다. 기바위, 참선바위 등 세심하게 이름까지 붙여 놓았다. 그러다 대견사 끝 쪽 바위 사이로 내려가는 길이 열린다. 

 

내려가는 길은 우람한 바위 사이로 계단을 내었다.  금정산 하늘릿지는 바위를 타고 넘나들지만 여긴 옆으로 비껴가는 길이라 그저 평안하다.

눈앞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삼층석탑의 위용이 대단하다. 면벽수행의 처절함이 삼층석탑에서도 묻어난다. 신라시대에 자리잡은 후로 수차례의 전란을 겪어오며 단단해지다 일제 시대 폐사의 위기를 견뎌낸 처절한 득도의 경지, 그러다 2009년 낙뢰를 맞아 한 쪽 귀퉁이를 내어 주고도 의연한 그 모습. 앞으로 또 얼마의 세월을 인고해 낼 지. 숙연한 마음으로 석탑앞을 물러난다.

 

삼층석탑을 바라보며 대견사가 있다. 중국 당나라 문종이 좋은 절터를 찾던 어느 날 세숫대야에 비친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에 흠뻑 빠져 신하들에게 수소문하여 찾은 곳이 이 곳이란다. 즉, 대국(大國)에서 본(見) 절(寺)이라는 뜻. 지금의 미국이 당시의 당나라였으니 끊임없는 갈구? 하여튼 썩 기분 좋은 얘긴 아니다.

어쨌던 신라시대에 세워졌고 고려 고종때 승과에 장원급제한 그 유명한 일연 스님이 초임 주지로 22년간 주석하며 삼국유사를 구상했다니 이건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다 일제 시대 칠당가람이 대마도를 바라보고 있어 일본인의 기가 꺾인다는 이유로 강제 폐사를 당한 수모를 겪고 그 터만 남았었다. 2014년 3월 1일에 산문을 다시 열어 강제 폐사의 아픔을 씻고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 곳에 올라 쫄렸을 왜놈들의 간. 이제 다시 열었으니 그 기상 이어받아 왜놈 제대로 누르고 토착왜구 더 눌러 주길 염원한다. 

 

대견사 한 켠 바위 안으로 굴이 나 있다. 바위끼리 엇비슷하게 놓인 상태로 빈 공간이 생긴 셈인데 이것이 기도처가 되었다. 자연에 의지한 우리 조상들의 순수함에 경배.

 

이제 마지막 봉우리 대견봉을 향한다.

시야에서 멀어지는 삼층석탑의 존재가 볼수록 절묘하다.

길은 다시 부드럽고 가는 곳곳 여러 이름을 달고 바위들이 시선을 끈다. 

거북바위, 스님바위, 부처바위, 형제바위등의 이름을 달고 있어 바위 모양과 이름을 대조해 보는 재미도 있다.

오른쪽으로는 냉해로 아쉬운 진달래 평원.

부드러운 산길에 즐거운 바위 구경이 끝날 때쯤 시원한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 대견봉이다.

 

2008년 저 정상석에 1084m가 새겨 졌었더랬다. 어떻게 잘 남겨진 사진 한 장 덕분에 내 역사가 증명되었다. 

천왕봉 1084, 월광봉 1003, 조화봉 1058, 대견봉 1035,,,,1000m의 산봉우리가 올망졸망 높이인데다 볼거리 풍부해 즐겁고 편하게 걸어 왔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에서 더없이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산악회에서 온 여성분 한 명과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으며 10여분 놀았는데 아마 나를 같은 버스타고 온 사람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정상에 남은 사람이 나 밖에 없었으니 산악회 꼴찌였을 터, 얼른 가라 재촉을 하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온다.

 

끝까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산. 

간간히 만나는 진달래도 울창한 소나무도 우람한 바위도 산벚꽃, 병꽃 등의 봄꽃도 만족한 산행에 기쁨을 더한다.

졸졸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도 반가운데 예쁜 돌탑까지 선물로 왔다. 

올려다보는 정상부의 우람한 바위군이 울창한 소나무뒤로 병풍처럼 섰다.

정신없는 유가사 앞뜰은 왠지 욕심이 가득해 보이고,,,

흘러내린 너덜 바위 돌탑은 사람들의 소박한 정성이 가득하다. 

다시 올려다봐도 비슬의 모습은 짐작이 되지 않고 솔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에 비슬 소리 들리는가 귀기울인다.

병꽃

 

< 비슬산 등산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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