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이맘때면 연정을 나눴던 연분홍빛 접시꽃을 만나보려고 며칠 동안 홈플러스 뒷골목을 헤맸지만 허탕만 치고 말았다. 길눈이 어둡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그 화사한 연분홍빛 접시꽃을 만났다. 꽃은 늘 있던 그 자리에 있었지만 길눈이 어두운 내가 쉬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헤어진 첫사랑 고운 님을 만난 듯이 반가웠다. "찰칵찰칵!" 폰의 셔터를 눌러 제쳤다. 곱게 나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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