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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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귀를 열다

햇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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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지 기억의 경계가 분명치 않으므로

그저

오래되었다고 말해왔다

 

#.

이승 너머의 소리로 들리던 거친 이명은

난청이 되었고

난청은 딴청으로 발전하여

묻고자 하는 사람을 자주 의아케 하더니만

급기야는 멍청의 경지에 이르렀으므로

 

#.

꼭 답을 들어야 할 말이거든

크게 하거나

아니면 종이에 써서 보여달라... 고 버텨 왔으나

 

#.

할아버지 이건 왜 이래?

저건 또 왜 그런 거야? 의

이제 막 세상에 대한 궁금이 무진한 아이의 물음을

바르고 예쁘게 들어서

아름답게 답해 주어야겠기에

 

#.

6개월을 기다린 끝에

수술을 하기로 했다.

 

#.

세상의 소리

귀 기울여 들을 것들이 있을까만

 

#.

귀 열리거든

오래도록 잊어버렸던

신새벽

앞산 산사의 범종 소리부터 들어야겠다.

 

#.

딱 열개씩의

돌나물

취나물

오가피잎

토끼풀

희고 노란 민들레 잎

엄나무 잎

엉겅퀴 잎

질경이

왕고들빼기 잎

참나물

그리고 찔레순에 더한

과일과 견과류... 들 조금씩,

 

#.

수술 전 만찬으로

하이브리드 샐러드를 준비했다.

 

#.

산짐승처럼

초록 잎새들을 쉬지 않고 먹어

뱃고래가 두둑해지거든

저 복작거리는 도시의 병원을 향해

뱃심 좋게 떠나야겠다.

 

#.

멍청했던 귀가

쾌청하게 열리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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