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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하늘 기운이
잠시 빙허의 몇 날을 꽃송이로 흔들리다가
홀연히 땅위에 눕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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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조각 같은 유월의 햇살이
허공 가득 쏟아져 내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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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조차 한낮엔 피습 상황
어느 어느 마을에 땡볕 주의보가 내려졌다는 풍문을
바람결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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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으되
저승의 소식에 먼저 귀 기울이던 어머니의 곤비한 집은
평당 얼마... 의... 계산법에 의해 집은 물론 그니의 무덤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까지
내 몫
내 돈이 되어 공중분해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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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 마련 했으니
이 술과
이 떡과
이 음식들 모두 소만큼 흠향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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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딸꾹 우는 뻐꾸기 소리에 섞여
환청인지
해 떨어진다 그만 내려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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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처럼
걸머지고 다닐 집 한 채에도 마음 걸림 없이
바람처럼 살아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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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과 멍청으로 조합된 귀를 열어
세상 복음만 들으리라 했는데
공법이 바뀐 건지
수술 후 여러 삼일이 지나도록 귓속에는 이명만 넘쳐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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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블로그질에 전념할 생각이었는데
글을 쓰면
위로 위로 올라가면 그만
아래로 내려서면 글 올리기는 또 어찌하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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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에
천불을 끌어안고 하루 한나절을 애 태우다가
이제 겨우 빗장을 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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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간의 게으름을 툴 툴 털어내고
별일들 없으시냐고
수다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