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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의 아침 햇살이
셀로판지처럼 투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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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쫓겨 허둥대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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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쑥
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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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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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나절 밭을 둘러보는 잠깐의 사이
벌떼같은 산 모기떼,
긴 장마에 너도 나도 모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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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
아침 공기가 제법 서늘하여
오랜만에 불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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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날의 비 끝에
태풍이 가고도
다시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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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째
소화불량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딱히 원인을 짚을 수 없으니
몽땅 코로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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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쯤을 운전한 뒤에 당도한
남녘의 도시에서 치른 작은 혼례에서는
사진 찍는 이도
사진 찍히는 이들도
모두 모두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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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틈새 틈새
얼굴의 아랫부분이 모두 가리어진 채
빼꼼히 눈만 내놓고
축하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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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그렇고 그런 일들이 적당히 착종된
구월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