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傷春)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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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골 일기

상춘(傷春)별곡

햇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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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겨울에

온돌방 구들이 주저앉더니

보일러마저 배관에 구멍이 나서

얼어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었는데

 

#.

어찌어찌 하고

여차저차 하여

강원도 산꼬댕이의 온도계가 슬금슬금 허리를 펴는

3월의 끄트머리 날에

비틀거리는 나비처럼

비틀거리며 살아났다.

 

#.

시골살이

징허고도 장한지고,

 

#.

근 한 달여 동안 성의 없이 주물러 터치던

엉성한 구들 일을

초벌 미장으로 입막음 한 뒤

불을 넣었다.

 

#.

다소 어설프지만

완벽하지 않은 성공이다.

이날 껏 살아온 생애의 날들 조차

숭덩숭덩 구멍 투성이이니

그 손으로 손질한 구들에 연기가 조금 새는 것 정도야

용서하고 격려해야 마땅한 일 일 것 같다.

 

#.

겨울나는 철새처럼

볕 바른 곳으로 옮겨주었던

세 마리 개들의 집을

이번엔

초록그늘 질펀해질 곳으로 옮겨 주었다.

그리하여

세 마리 개들의 팔자는 

다시 그늘 아래 널브러져서 낮잠을 때릴 수 있는

오뉴월 개팔자로 연장되었다.

 

#.

온몸에 덕지로 매달린 노곤을 털어내고자

낮잠 1인분 말아먹을 계획으로

비몽과 사몽에 접선을 시도하는 중인데

백년에 한 번씩 전화하는 친구넘이 

방자하고도 시끌벅적한 소리로 전화했으므로

소박한 중에도 황홀했던 낮잠의 꿈은

한낮의 개꿈이 되어 버렸다.

 

#.

유엔본부에 접속하여

친구 끊기를 신청해야겠다.

 

#.

온갖 꽃들과

온갖 새들을 만날 수 있다하여

주변 주변 청소하고 정리하고

그래 봤자

그 꼴이 그 꼴,

 

#.

쓰던 공구를 어디다 두었는지 

찾아 맴돌기를 반복한다.

푸르고 싱싱하던 기억력의

골다공 증세,

 

#.

산골에도 

깔 깔 깔 꽃이 피고

새들은 집터를 찾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으니

참 

부드러워 황송한 날들,

 

#. 

환장할 것 같은 이 봄날들을

장차

으떠케 하면 좋을지,

 

#.

또 

비 온다네 

제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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