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내가 변해간다[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참으로 생각할수록 기막힌 삶을 살아왔다 생각하니
마음의 율동이 춤을 멈추게 한다
뒤 돌아보니 웃긴다
나를 보고 있노라니
웃음이 절로 온몸을 자지러지게 만든다
이팔청춘이라 했나?
파릇한 풀잎처럼 하늘 아래 아무도 없이
나만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높이 솟아오른 빌딩 숲
가로등 아래 수다 떨며 친구들과
골목 안 떡볶이 집 드나들던 시절은
마지막이라는 시간 속으로 이별하고 사라졌다
남들은 매미처럼 노래하고 살았다 지만
나는 개미처럼 일에 매여 지금의 평온한 삶을 지낸다
시간이 흐르는 보다 세월이 떠났네?
뒤 돌아볼 틈조차 하지 않은 채 살아온 청춘 밭에 뿌려놓은 씨앗들
눈물은 강이 되고 땀으로 범벅이 된 온몸은 바람에 말라 버려도
참고 인내하고 이십 년만 일하고 동행의 길로 가자 했다
지금의 내의 몰골을 본다
검은 머리는 황금 색과 백발로 총 천연색으로 물들어가고
사지는 뒤틀리 듯 온몸은 시들어가는
텃밭채소에 물 뿌려 주 듯 먹는 것들로 하루를 연명해야 기운이 난다
걸음걸이는 지팡이 없으면 앞으로 배꼽인사라도 하려는 듯 숙여지고
방금 먹어도 속에서는 또 먹거리를 부른다
먹고 나면 화장실행으로 전쟁 치르는 일로 허다하다
남 주는 것도 싫고 받는 것으로 만족하고 웃고 지낸다
늙어가면 아이 같다고 하는데 나도 애가 되는 걸까?
먹어도 안 먹은 척 늘 배 고프다 잔소리 치고
안 먹던 음식도 먹는다 하고 방구석에 감추어놓고
온통 곰팡이서는 일로 눈치를 받아야 한다
내 앞으로 지나가는 멍멍이한테
괜스레 지팡이로 때려야 마음이 풀리고
부엌으로 들어가면 숨겨 놓은 듯
찬장 안에 있는 음식을 모두 담아서
방으로 갖고 들어와 숨겨놓아야 직성이 풀린다
내가 변해간다
이제 그곳만이 내가 갈 길인가 보다 하고요
2020 11 19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