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박람회] 구경 온 중국인들 떠날 줄 몰라... 돋보인 한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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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람회] 구경 온 중국인들 떠날 줄 몰라... 돋보인 한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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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우의 베이징나우] 구경 온 중국인들 떠날 줄 몰라... 돋보인 한국관 
한국경제ㅣ강현우 입력 2021. 09. 13. 15:04 수정 2021. 09. 13. 15:58 댓글 401개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에서 확인한 한국의 경쟁력
베이징나우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강현웁니다. 오늘 베이징나우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열린 베이징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 현장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중국 주식하고는 좀 다른 내용인데요.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 현장을 보여드리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여기서 투자 기회를 발견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으로 봅니다.

중국 3대 무역박람회
서비스무역박람회는 광둥성에서 열리는 중국수출입박람회,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와 함께 중국 3대 무역전시회로 꼽힙니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중국수출입박람회는 1957년 시작했고요, 캔톤페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분들도 많을 겁니다. 1년에 두 번 열리고요, 현장에서 성사되는 거래만 수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상하이수입박람회는 3대 전시회라고 하지만 2018년부터 열리기 시작해서 역사는 비교적 짧습니다. 중국은 내수 시장이 경제 성장을 이끌도록 한다는 쌍순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쌍순환은 국내 대순환과 국제 순환이니까 국내에 더 초점이 있습니다. 내수를 키우기 위해 수입을 장려한다는 차원에서 수입박람회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 창구를 다변화한다는 목적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질좋은 수입품들을 들여와서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여보겠다는 취지도 있습니다.

이번에 가본 서비스박람회는 2012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9번째를 맞습니다. '베이징에도 큰 국제박람회가 있어야 한다' 이런 배경도 있고요, 중국이 '우리도 제조업에만 머물지 말고 서비스업으로 넘어가자' 이런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한 박람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다른 박람회처럼 상품들도 많이 전시돼 있습니다. 어쨌든 이 박람회가 표방하는 건 관광 금융 교육 물류 게임 이런 서비스이긴 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교육과 게임에 대해서 최근 산업을 고사시킬 정도로 규제를 세게 하고 있어서 해당 부문 전시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코로나19 극복 과시 
이번 박람회는 베이징 북쪽 올림픽공원에 있는 국가컨벤션센터와 서쪽 서우강산업단지 이렇게 두 곳에서 열렸습니다. 국가컨벤션센터는 중국 주력 기업들과 지자체, 그리고 한국과 일본 등등 각국 전시관이 들어갔습니다. 말하자면 외부에 보여주는 행사장이었습니다. 2일 개막식도 여기서 열렸고요. 서우강산업단지에선 다양한 기업들이 부스를 차렸습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 총 153개국이 참여했고, 참가 기업은 오프라인 2400여 개 포함해서 총 만여 개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이 박람회는 2019년까지는 5월에 열렸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9월로 연기됐고 올해도 9월에 열렸습니다. 작년에는 시 주석이 9월초에 코로나19 사실상 승리 선언을 했고 곧바로 이 박람회를 열었습니다. 우려도 많았는데, 올림픽공원 야외에 전시관을 설치하면서 강행했습니다. 보여주기식 행사 성격이 강하단 말씀이고요. 올해도 이런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습니다.

단연 돋보인 한국관
국가컨벤션센터는 한국의 코엑스나 킨텍스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지자체는 지하에, 외국은 1층에, 중국 국유기업들은 2층에 자리잡았습니다. 한국관은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주도했고 KOTRA 한국무역협회 aT 한국관광공사 같은 유관기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한국은 참가국 중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렸습니다. 263㎡ 부스를 아주 오밀조밀하게 꾸몄습니다. 한국관은 행사 취지에 맞게 의료기기 패션 미용 관광 부문에서 체험존을 열어서 관람객들이 오래 머물도록 했습니다. 중심 대형 LED 스크린에는 있지(ITZY) 브레이브걸스 이날치밴드 이런 한류 동영상을 계속 틀어서 이목을 집중시켰고요. 초롱이와 색동이라는 한류 캐릭터가 행사장에 계속 머물면서 관람객들과 사진도 찍고 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관람객들을 불러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세라젬은 침대처럼 생긴 척추온열기기 두 대를 설치했는데 중국 관람객들이 한번 누우면 일어나려고 하지를 않아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복체험으로 인기를 끌었고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한국관광이 끊긴 상태지만 관광공사는 해외 관광객들과 접점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기획들을 하고 있습니다. VR체험은 다른 전시관에서도 많이 설치했는데, 한국관은 의자를 놓은 게 아주 배려심이 돋보였습니다. VR기기를 서서 착용하면 어지러울 수도 있는데 편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요. 연만들기나 그릇장식하기 같은 공예 체험 데스크를 설치해서 관객들이 한국 문화를 좀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한국관 바로 옆에 일본이 한국관만큼 크게 전시관을 차렸습니다. 다만 단순 전시가 많아서 관람객 수는 한국보다 확실히 적었습니다. 일본은 찻잔류 주방기구 화장품 이런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자국 상품들을 주로 전시했습니다.

 

▲ 사진=XINHUA

 

▲ 사진=XINHUA

 

▲ 사진=XINHUA

 

▲ 사진=AP

 

중국인 입맛 사로잡는 K푸드
최근 중국에선 한국 음식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aT, 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한국관에 K푸드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싸드보복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고생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대중문화나 게임 산업에서 한한령은 여전한 상황이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중국 시장을 우리 걸로 만들어가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 반중감정이 심해지면서 한국에는 이런 소식을 알리는 것 자체를 많이들 부담스러워하시는 게 안타깝기도 한데요. 음식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작년에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CJ와 풀무원이 가정간편식으로 우뚝 섰습니다. 파스타 냉면 삼계탕 된장찌개 김치찌개 이런 즉석조리식품들이 중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겁니다. 오리온 과자도 지역 마트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중국인이 한국 식품을 찾을 거란 얘기는 10년 전에도 나왔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점점 더 찾게 되면서 한국 식품이 인기가 많아질 거란 기대가 컸는데. 그동안 유통 문제라든지 중국 정부 대응이라든지 다양한 측면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이제 K푸드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입니다. 아직 중진국이고 소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중국 내수 시장은 당분간 계속 커질 겁니다. 중국 사업 리스크도 물론 있고 반중감정도 커지고 있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대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K뷰티에서 K헬스케어까지
한국관은 메이크업 체험관으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요즘 중국 고급 백화점에 가보면 이런 메이크업 체험에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류가 공식적으로 차단됐다고는 하지만 젊은 층에선 여전히 K팝이나 드라마를 많이들 보고 있고 한국식 화장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사상체질 진단기를 설치했습니다. 진단기 안에 들어가서 검사를 받으면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같은 자신의 체질을 판별해 주는 겁니다. 줄이 상당히 길게 늘어섰습니다. 한국관은 중국식으로 왕훙이라고 하는 인터넷 스타를 활용해서 홍보전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메이환시엔즈, 한국말로는 아름다운선녀 이런 예명의 왕훙이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한국관을 홍보했는데. 이 선녀 왕훙이 중국에서 대단히 유명한 분은 아닌데 실시간 접속자가 10만명씩 나왔습니다.

디지털위안화 시연 눈길
서비스를 내건 박람회라서 그런지 글로벌 4대 회계법인이 모두 부스를 열었습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언스트영(E&Y)에 KPMG와 딜로이트까지 다 참가했고요. 회계법인들은 중국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산업안전법 같은 기업들에게 리스크 요인이 될 만한 부분들을 갖고 강연을 했습니다. 은행 중에서는 중국은행, 뱅크오브차이나가 큰 부스를 차리고 디지털위안화를 시연했습니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인민은행이고요 중국은행은 국영 대형 상업은행 중 하나입니다. 디지털위안화는 기술적으로는 복잡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쓰는 것은 전혀 어렵지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 신용카드를 쓰고 실물 현금은 잘 안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도입한다고 하면 빠르게 보급될 수 있을 겁니다. 중국은 이미 스마트폰에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를 깔고 그 전자지갑에 현금을 이체시켜놓거나 신용카드 직불카드를 연결시켜서 쓰는 게 보편화돼 있습니다. 실제 거래할 때는 상점에서 생성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상점 점원이 내 스마트폰의 QR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끝입니다.

디지털위안화가 도입된다 해서 모바일페이가 보편화된 중국 국민들 생활이 더 편해진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디지털위안화는 내부적으로는 통제 강화 목적이 가장 크다고 하겠습니다. 위챗페이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의 중국인 10억명이 쓰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기반으로 합니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합니다. 디지털위안화를 도입하면 이 두 기업의 영향력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위안화는 현금과 달리 꼬리표가 붙습니다. 누가 언제 얼마나 거래했는지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 중국 당국도 대규모 거래만 감시하겠다고 대놓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대외적으로 디지털위안화가 위안화 국제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중국과 자주 거래하는 외국 기업이나 기관이 달러를 매개로 하지 않고 디지털위안화를 통해서 위안화로 거래하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약간의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산한 중국기업 부스
중국 대표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는데 부스는 썰렁했습니다. 메이퇀과 징둥은 무인배송차를 내세웠고 바이두는 자율주행차와 기술을 전시했습니다. 공산당과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빅테크 군기를 잡아서인지 소비자들 관심도 덜해진 듯 보였습니다. 메이퇀과 징둥이 전시한 무인배송차는 지금 실제로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기술이라고 보기도 어려웠고요. 저는 이번에 베트남이 와인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베트남은 전시관 절반을 와인 브랜디 위스키 같은 주류로 채웠습니다. 중국에서 와인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고요. 중국이 수입하는 와인 중에선 호주산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과 호주가 갈등이 깊어지면서 호주산 와인 수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베트남은 그런 빈틈을 노리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중 갈등이 한창이지만 미국도 부스를 차렸습니다. 미국대두수출협회, USSEC 부스입니다. 작년 1월 미국과 중국이 체결한 1차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2000억달러어치 사들이기로 했고요, 농산물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대두는 콩인데요. 중국 요리는 볶거나 튀기는 게 기본이어서 식용유를 엄청나게 씁니다. 중국에서도 콩을 재배하기는 하는데 가격에서 미국산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중국이 미국산 콩 수입을 중단하면 폭동이 일어날 정도라고 하니까 아무리 두 나라가 디커플링이라고 하지만 끊을 수 없는 관계인 것도 맞다고 하겠습니다. 여러 국가들이 부스를 차리고 특산품을 전시하긴 했지만 한국만큼 북적대는 부스는 없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한국 기업과 한국인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 또 다른 나라들보다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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