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만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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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만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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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은 스스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거나, 자백을 증거 삼아 판결을 내리기도 합니다.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을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백으로 인해 감형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자백은 수사 및 공판절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증거가 전혀 없는 경우, 오로지 자백만으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을까요? 정답부터 밝히자면, 답은 ‘X’입니다. 피고인이 스스로 자신의 죄를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백만으로도 충분히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증거 없이 자백만이 증거로 존재할 때는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와 법적 근거를 함께 살펴볼까요?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

 

 

자백과 관련한 법칙에 자세히 알아보기 전, 형사소송법상 중요한 원칙인 자유심증주의부터 살펴보려 합니다. 자유심증주의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는 원칙인데요. 여기서 증명력이란 증거의 신용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문서, 진술, 물건 등의 증거능력, 즉 증거로서 인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법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형식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증명력 판단, 즉 증거능력 있는 증거를 어느 정도로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는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법관은 다른 증거와 모순되는 피고인의 진술을 믿을 수도 있고, 또는 피고인의 진술보다 증인의 증언을 더 신뢰하여 이를 바탕으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법관의 심증은 합당한 근거를 배경으로 해야 합니다.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는?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형사소송법 제310조 (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이러한 자유심증주의에도 불구하고, 자유심증을 제한하는 내용이 법에 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죄추정원칙과 자백의 보강법칙입니다.

 

무죄추정원칙은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유죄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은 때에는 무죄판결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원칙에 따르면 아무리 증거에 대한 법관의 신뢰도가 높더라도 유죄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라면 무죄 판결을 내려야하기 때문에 법관의 자유심증에 제한이 됩니다.

 

오늘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은 바로 자백의 보강법칙인데요. 형사소송법에서는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의 자백이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갖추어 법관이 이로부터 유죄의 심증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백 외에 이를 보강하는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 피고인 자백만 존재하는 경우에 그 자백의 증명력이 제한되고 자백을 신뢰했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증거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자유심증주의의 예외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왜 이러한 원칙을 두고 있을까요? 이는 자백이 갖는 의미가 큰 만큼, 잘못 이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진범을 감출 목적으로 허위로 자백하는 등 허위자백으로 인한 오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백의 보강법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자백만으로 유죄판결이 가능해진다면 수사기관은 다른 증거 수집 없이 자백만을 받아내려 할 수도 있고 이는 인권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백의 보강법칙이 꼭 필요하겠죠?

 

 

피고인 자백의 범위

 

그렇다면 자백의 보강법칙에서 말하는 피고인의 자백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자백은 피고인의 지위에서 한 자백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지위에서 한 자백도 포함되며, 다른 사건에서 참고인이나 증인으로서 한 자백도 추후 피고인 자신의 사건에서 자백이 됩니다. 또한, 자백의 형식을 불문하고 법정에서 한 진술뿐만 아니라 일기장이나 수첩 등에 기재된 자백 역시 자백의 보강법칙의 대상이 됩니다.

 

이처럼 보강증거가 필요한 피고인 자백의 범위를 넓게 생각할수록, 추가적인 증거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므로 자백의 보강법칙의 의의가 강화됩니다.

 

 

 

공범의 자백도 피고인의 자백에 포함될까?

 

지금까지 피고인 자백의 범위를 살펴보았는데요. 공범의 자백이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일 경우에도 보강증거가 필요할까요? 만약 피고인 자백의 범위를 넓게 이해하여 공범자의 자백도 이에 포함된다고 한다면,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려면 공범의 자백 이외에 추가적인 보강증거가 요구됩니다. 반면 공범의 자백은 피고인의 자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보강증거 없이 공범의 자백만이 유일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자백의 보강법칙에서 말하는 피고인의 자백에 공범의 진술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범의 자백이 있을 때에는 추가적인 보강증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피고인의 자백에는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이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증거로 쓸 수 있고 그에 대한 보강증거의 요부는 법관의 자유심증에 맡긴다.”
                                                                                                 대법원 1985.3.9. 선고 85도951 등

 

 

자백 보강법칙 VS 자백 배제법칙

 

형사소송법에는 자백의 보강법칙 외에, 자백 배제법칙이라는 것도 존재합니다. 두 가지 법칙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요? 자백배제법칙은,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폭행 등에 의해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만한 이유가 있을 때 자백을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는 법칙입니다. 무리하게 자백을 얻어내려는 위법수사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내용을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9조 (강제등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두 법칙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백배제법칙은 자백의 증거능력제한에 관한 것이고 자백의 보강법칙은 자백의 증명력제한에 관한 것입니다. 앞서 자유심증주의를 설명하며 증거능력과 증명력를 간단히 다뤘는데요. 증거능력은 어떤 증거가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법률상의 자격이 있는가의 문제이고, 증명력은 증거가 사실 판단에 기여할 수 있는 신빙성을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피고인의 자백이 있으면 유죄라는 심증이 생기기도 쉽고 피고인 스스로 불리한 사실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이더라도 피고인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고 믿기 쉬운데요. 형사소송법에서는 허위자백으로 인한 오판을 방지하고 자백편중수사로 인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백의 보강법칙을 두고 있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자백과 관련한 형사소송법의 다양한 원칙과 법리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13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현주(대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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