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강 시인 / 춤추는 멜랑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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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은강 시인 / 춤추는 멜랑꼴리

심 파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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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강 시인 / 춤추는 멜랑꼴리

 

 

 삶은 언제나 마지막을 필요로 했다 한낮은 대체로 구천을 씹어 먹는 맛이다 생을 육박하는 이 어두움 때문에 생사의 거리가 무릎을 스칠 듯 가까워졌다 징후는 파도를 일으켰고 마침내 한기가 심중에 표류했다 내면이 둘러앉은 술잔은 푸르다 푸른 해협하나를 들이 마신다 어떤 어둠은 빛이 통과할 수 없다 시간은 치유가 아니다 치유는 복원이 아니다 오늘은 임종의 주둔지, 아름다운 생의 전문은 없다 나는 다만 언제라도 가장 첨예한 고독과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당신은 어때, 마지막 춤을 출 준비가 되어 있니? 섬뜩함으로 빛나는 햇살은 칼날 같다 그 칼날에 베이려고 나는 폐허처럼 서있다 구원은 내 꿈이 아니다 다만 뭘 좀 물어뜯을 수 있게 빌어먹을 이빨이기를, 개들이 낙하한다 새까맣게 떨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수척해지는 거울 속에서 믿을 수 없게 그늘은 산란한다

 

 


 

고은강 시인

1971년 대전에서 출생. 상명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2006년 제6회 《창비 신인시인상》을 통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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