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권3 오언율시 97.次北固山下(차북고산하)/江南意(강남의) - 王灣(왕만) 〈북고산 아래 머물다〉 |
次北固山下(차북고산하)
王灣(왕만)
客路青山外(객로청산외),
行舟綠水前(행주록수전)。
나그넷길 청산 밖에 나 있고
뱃길은 녹수 앞을 지난다
潮平兩岸闊(조평량안활),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
조수가 잠잠해 강변 언덕 트였고
바람이 순해 돛 하나 달았다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밤이 지나면서 바다에서 해가 솟아오르고
한 해가 저물면서 봄은 강가에 들어와 있다
鄉書何處達(향서하처달),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집에 보낸 편지 어디에 닿았을까
돌아가는 기러기 낙양 옆을 지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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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次北固山下/作者:王灣 /全唐詩·卷115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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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내가 가야 할 길은 강북의 북고산 밖 저 먼 곳인데, 나는 지금 배를 타고 강남의 녹수를 지나고 있다. 물이 불어 강 표면이 잠잠해 강안(江岸)과 똑같이 평평해져서 시야가 툭 트였다. 거기에 바람까지 순하고 좋아 돛 하나를 높이 매달았다. 달이 지는 가운데 바다에서 해가 솟아오르고,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강가에 봄은 이미 와 있다. 해마다 봄은 돌아오건만 나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편지만 보내는데 그 편지는 지금 어디에 도착했을까. 머리 위로 돌아가는 기러기는 북쪽으로 날아 내 고향 낙양을 지나갈 텐데 내 소식 전해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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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題] 이 시는 여행하면서 본 경치에 향수의 감정을 담은 시다. 지금 시인은 강남에 있으면서 고향인 낙양을 그리워하고 있다. 배를 타고 북고산 아래를 지나며 녹수청산(綠水靑山)으로 강남의 경치를 묘사하고 있는데 그 경치에 봄기운이 들어 있다. 해마다 돌아오는 봄인데 자기는 언제 고향에 돌아가려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두 번째 구절의 ‘綠水(녹수)’는 여섯 번째 구절인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과 호응하고 있다. 경련(頸聯)인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은 인구에 회자되는 명구(名句)로, 이 고묘(高妙)한 표현을 두고 상찬한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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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次(차) : (잠시) 머물다.
○ 北固山(북고산) : 강소성(江蘇省) 진강시(鎭江市) 북쪽에 있는데 삼면이 강에 임해 있고 형세가 험해 북고산(北固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산(金山), 초산(焦山)과 함께 경구삼산(京口三山)으로 불린다.
○ 次北固山下(차북고산하) : 제목을 ‘江南意(강남의)’로 쓰기도 한다.
○ 靑山外(청산외) : 청산하(靑山下)라고 한 本도 있다. ‘靑山’은 북고산(北固山)을 가리킨다.
○ 綠水(녹수) : ‘綠水(녹수)’는 장강(長江)을 가리킨다.
○ 潮平(조평) : 조수가 불어 수면이 강 언덕과 나란해졌다는 말이다. ‘平’은 뒤의 ‘闊(활)’과 서로 호응하는 표현이다.
○ 風正(풍정) : 바람이 순한 것이니, ‘正’은 順의 뜻이다. 순풍
○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 이 시구는 도치된 구절로, 밤이 지나면서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고, 한 해가 지나면서 봄이 또 강가에 왔다는 말이다. ‘入舊年(입구년)’은 정확히는 한 해가 아직 다 저물지 않았는데 봄이 먼저 와 있다는 뜻이다.
○ 歸雁(귀안) : 북으로 돌아가는 기러기라는 뜻으로, 서신을 가리키기도 한다.
○ 〈《河嶽英靈集》題作《江南意》,詩云:
南國多新意,東行伺早天。
潮平兩岸失,風正數帆懸。
海日生殘夜,江春入舊年。
從來觀氣象,惟向此中偏。
≪河岳英靈集(하악영령집)≫에 실린 왕만(王灣)의 〈江南意(강남의)〉는 다음과 같다.
“강남에서 새로운 생각이 많아져, 동쪽으로 가며 이른 아침 하늘을 본다. 조수가 잠잠해 강변 언덕 트였고, 바람이 순해 돛 하나 달았다. 밤이 지나면서 바다에서 해 솟고, 가는 해에 봄은 강가에 들어와 있는데, 이전부터 기상을 보아왔지만, 유독 이것에 마음이 기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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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灣(왕만) :
생몰년(生沒年) 미상(未詳). 낙양인(洛陽人)이다. 현종(玄宗) 선천(先天) 연간(年間:712~713)에 진사에 급제, 형양주부·낙양위(滎陽主簿·洛陽尉) 등을 역임했다. 개원(開元) 연간의 유명한 시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全唐詩(전당시)≫에 시 10首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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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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